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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 당림미술관 벚꽃이 흐드러지게 핀 어느 날, 혼자서 당림미술관에 갔었다. 입구에 막 도착했을 때 호출 전화가 왔고, 다음을 기약하며 돌아섰다. 혼자 들어가기 좀 그렇다는 생각도 들었는데 얼씨구나 하는 마음도 없잖아 들었다. 그 사이 벚꽃은 분분히 져버리고 겹벚꽃이 탐스럽게 큰 꽃송이를 매달고 만개했다. 개심사에서 실컷 겹벚꽃에 취했다 오는 길이라 살짝 감흥이 반감됐다. 마당이 있다면 겹벚꽃 한 그루 심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진회색 길이 도화지가 되었다. 이 유아 미술놀이 바닥화 체험은 예약을 하고 돈을 내고 하는 것이라고 한다. 알록달록 천진난만한 그림들이 길 가득히 예뻤다. 왼편에 있는 카페에서 입장권을 구매할 수 있다. 1인당 4천 원. 당림미술관은 충청남도 아산시 소재의 사립미술관이다. 설화산 자락에 위.. 2021. 4. 29.
서산 - 개심사 겹벚꽃 우리의 목적지였던 개심사에 드디어 도착했다. 마음을 연다는 뜻의 개심사에 어찌나 탐스럽고 화사하게 몽글몽글 주렁주렁 피었던지 겹벚꽃나무 앞에 서면 저절로 탄성이 나오며 마음이 열리었다. 너도 나도 꽃 앞에서, 꽃 옆에서, 꽃 밑에서 사진 찍는 사람, 사람들...... 아무리 사진 속에 사람이 들어가지 않게 찍으려고 해도 어찌할 도리가 없다. 심지어 꽃사진을 찍으려면 순서도 기다려야 한다. 우스운 것은 내가 저 사람 사진 속에 배경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인지하여도 그것조차 어찌할 수 없고, 꽃의 아름다움에 빠져 그 순간엔 그것마저도 용납할 수 있을 것 같다. 답답하고 지루하던 일상에 꽃 보며 환호하는 너와 나의 기분을 망치게 하고 싶지 않다는 그런 마음이랄까. 특히나 개심사를 더욱 유명하게 만든다는 청벚.. 2021. 4. 27.
서산목장 솔뫼성지를 나와 다시 개심사로 향하는데 이번엔 어디쯤에선가부터 느닷없이 푸른 초원이 펼쳐지기 시작한다. - 어, 뭐야? 여기는 어디야? 어딘데 이렇게 멋있어? 가는 내내 감탄사 연발하는 마누라를 위해 끝내는 갓길에 차를 세웠다. - 목장지대야. 꼭 외국 같지? 나도 처음에 봤을 때 감탄했어. 그런데 소가 뒷걸음질하다 쥐 잡는 격으로 딱 뷰포인트에 세웠지 뭔가. 물론 그때는 몰랐다. 그저 풍경의 아름다움에 빠져서 우와, 우와만 연발했다. 저 나무들은 벚나무들이고 벚꽃길로 유명한 팔각정이란다. 이곳은 삼화목장이었다가 한우개량사업소로 바뀐 곳이라고 한다. 1969년에 조성된 목초지로 조선시대 12진산으로 유명했던 산인데 고 김종필 씨가 나무들을 모두 베어내고 외국 목초 씨앗을 뿌려 목장지로 만들었다고 한다. .. 2021. 4. 27.
당진 솔뫼성지 서산에 있는 개심사의 겹벚꽃이 예쁘다고 블로그에 자주 올라오길래 그곳을 향해 가는 길이었다. 예산을 거쳐 당진을 지나가고 있는데 이정표에 `솔뫼성지'라는 이름이 보인다. 어디서 많이 보았다는 생각이 스친다. 오호라, 큰아들의 이름이 등록되어 있는 성당에서 연말이면 나눠주는 달력에서 보았다. 그때는 이런 곳이 있구나, 신기한 마음으로 들여다보았음에도 그래서 뇌리에 남아 이렇게 떠오름에도 불구하고 솔뫼성지의 사진이 어떠했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불과 얼마 되지 않은 일인 것 같은데 말이다. 아마도 별생각 없이 보아서 그렇다고 스스로를 위로한다. 는 당진시(`군'인 줄 알았는데 `시'이다) 우강면(합덕면인 줄 알았는데...)에 위치해 있다. 너른 평야가 펼쳐지는 곳을 달려갔다. 우리나라에서 오밀조밀 산이 들어.. 2021. 4. 26.
당진 솔뫼성지 십자가의 길 천주교에 대해 무지한 나는 지난번 아산의 공세리성당에서 처음으로 `십자가의 길'을 보았고 이곳 솔뫼성지에도 `십자가의 길'이 있길래 찍어 보았다. `솔뫼'라는 이름에 걸맞게 솔밭 사이로 난 길 양쪽으로 조각상들이 놓여 있었다. 밑의 사진 속의 안내문에도 나와 있지만, 본티오 빌라도에게 재판을 받고 무덤에 묻히기까지 그리스도 수난의 마지막 사건들을 묘사한 14장면의 연속 그림 또는 조각. Way of the Cross. .. 2021. 4. 26.
아산 공세리성당 2 아산만과 삽교천을 잇는 인주면 공세리 언덕 위에 세워진 성당이라 지나다니면 눈에 띄기도 하는 곳이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아름다운 성당으로 꼽히는 곳이라고 해서 찬찬히 꼼꼼히 둘러보았다. 벚꽃이 흐드러지게 필 때 와도 좋다고 한다. 가을에 단풍 들 때 와도 좋다고 한다. 겨울 설경도 아름답다고 한다. 결론은 사계절 모두 아름다운 곳이라고 한다. 한창 예초작업 중이어서 작업이 끝나길 기다리며 주변 동네를 내려다보았다. 성당 뜰을 내려다보는데 축 늘어진 가지의 나무는 모과나무였다. 세상에나, 이렇게 큰 모과나무는 처음 본다. 하지만 모과나무 꽃은 잎 색깔에 비해 튀지 않게 연분홍으로 피어서 얼핏 보면 꽃이 핀 줄도 모르고 지나치기 십상이다. 아름드리 고목이 많다. 그래서 더 멋진 풍경이 되는 것 같다. 막 .. 2021. 4. 22.
아산 공세리성당 1 주차장에 들어설 때부터 탄성이 저절로 나왔다. 와, 온통 영산홍과 철쭉 꽃 천지구나! 알록달록 울긋불긋 그야말로 꽃대궐을 차리고 있었다. 사람들은 주차장에 들어서 차에서 내리면서부터 사진을 찍기 시작해서 성당을 한 바퀴 둘러보고 나서 돌아가려고 주차장 한편에 있는 화장실에 들렀다가 나오면서까지 사진을 찍었다. 정신 못 차리게 황홀할 정도로 영산홍과 철쭉꽃이 만발했다. (고 생각했지만 돌아와 사진을 올리면서 보니 아직 만개하지 않은 것도 보인다.) 십몇 년 전, 아이들 아직 어릴 적 어버이날 즈음에 효도하러 시댁에 갔다가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남편 채근해서 와봤던 공세리성당. 궁금한 마음에 지나간 그때 글을 들춰보았다. 큰아이는 나름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반면 작은아이가 도대체 이런 데는 왜 오느냐고 내내 .. 2021. 4. 22.
논산 탑정호 출렁다리 야경 남편 생일이어서 주말엔 작은아들이 와서 식사하고 당일인 오늘은 어머님과 저녁식사를 하러 갔다. 이번 주에 시동생 생일과 동서 생일도 들어있으니 모두 다 함께 모여 식사하면 좋지만 코로나로 인해 5인 이상 집합 금지라고 해서 셋이만 갔다. 정년퇴직하신 큰아주버님이 자주 시댁에 와서 지내므로 혹시나 계시면 함께 식사할 요량이었는데 집에 다니러 갔다고 한다. 어머니는 아버님 돌아가시고 나서 부쩍 기운을 잃으셨다. 그리 금슬 좋은 편은 아니어서 자식들이 농담으로 가끔 "이혼해요. 이혼해." 할 정도였고 늘 투닥거리는 모습만 뵌 지라 뜻밖이었다. 그리 강인하고 고집스러웠던 분이 툭하면 눈물을 보여서 자식들의 마음을 짠하게 하신다. 어제도 9시 가까이 되어 시댁을 나서려니 자주 놀러 오라고 생전 안 하시던 말씀을 .. 2021. 4. 21.
4월 중순의 신정호와 어제 생전 처음 논스톱으로 3시간 운전을 했다. 내 차를 가지고 내려오려고 출근을 해야 하는 남편은 일요일 저녁에 먼저 내려오고, 나는 덜 붐비는 월요일 낮에 내려오기로 했다. 운전면허 딴 지 10년이 넘는 동안 거의 매일 조금씩 운전을 하기는 했지만 한 번에 30분 이상 운전한 적이 없어서 자동차 정기검진을 받으러 가면 늘 한 마디씩 듣곤 했다. - 아직도 새 차네요. - 이렇게 운전을 안 하면 차에 더 안 좋아요. 적당하게 운전해줘야 돼요. 한번 시동 걸면 30분 이상 끌어줘야 하고요. 그렇지 않으면 차에 무리가 가요 등등...... 5년 된 차가 이제 1만 키로 조금 넘게 달렸으니 말 다했다. 새 차 사기 전에는 어디 긁히는 것 신경 쓰지 말고 맘껏 운전하라며 남편이 중고차를 사줬었다. 그리하여 5년 동.. 2021. 4.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