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색의 방106

구름 감상 4 흰 구름 헤르만 헤세 오, 보라! 오늘도 흰 구름은 흐른다잊혀진 고운 노래의나직한 멜로디처럼푸른 하늘 저편으로 흘러만 간다 기나긴 방황 끝에온갖 슬픔과 기쁨사무치게 맛본 자만이흘러가는 저 구름 이해할 수 있으리 햇빛과 바다와 바람과 같이가없이 투명한 것들을 난 사랑한다그것은 고향 떠난 나그네의자매이며 천사이기에 - 구름을 보면 당연한 것처럼 헤르만 헤세부터 떠오른다. 2025. 7. 2.
검은등뻐꾸기 울음소리 집 근처 숲에서는 봄이 되어 이따금 창문을 열어 놓고 생활할 즈음부터이런저런 새들의 울음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한다.그중 `뻐~~꾹' 하고 우는 뻐꾸기 울음소리가 참 좋다고 생각했는데6월 들어 특이한 울음소리가 자주 들려와 울음소리를 들을 때면 절로 장난기가 솟구치며 미소가 지어지는검은등뻐꾸기 울음소리를 좋아하게 되었다. 누군가는 `홀딱벗고'라고 운다고 하고,또 누군가는 `머리깎고'라고 운다고 하고,어느 나라에선가는 `보고타코' 운다고 표현하고,또 다른 울음소리 표현으로는 `카카카코'라는 표현이 있다.내 귀엔 `호호호호' 우는 것 같기도 하고 `휘휘휘휘' 또는 `뻐뻐뻐꾹' 우는 것 같기도 하다. 언젠가는 TV속에서나 들었던 소쩍새가 울어 마냥 신기했는데밤부터 시작해 새벽까지 울어대는 통에 너는 잠도 없느냐고.. 2025. 6. 8.
지금 모나밸리 전시관에선 5월 19일 지난겨울 모나밸리에 다녀오는 길에 보며 멋지다고 생각했던 그 근처 나무는 가지가 휘어지게 잎사귀를 달고 있었다. 물의 정원 사잇길을 지나 네 동의 전시관 건물이 둘러싸고 있는 바오밥나무를 보며제1전시관은 늘 모나밸리 운영자 윤경숙 작가의 전용 전시공간이길래 통과하고(늘 같은 작품이 전시되어 있어서...)제2전시관부터 둘러보는데 각 공간마다 다른 작가의 작품이 전시되었던 예전과 달리 이번엔 세 곳 모두 최인선 작가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었다.전시 기간은 4월 5일부터 6월 29일까지라고 한다. 그는 이번 전시에 대한 단상을 다섯 가지 명제로 정리한다.하나, 텅 빈 충만함 그리고 흰둘, 있는 그대로 희고, 없는 것처럼 검은셋, 비로소 보이는 넷, 비결정성(indeterminary)의 .. 2025. 5. 21.
창을 열면 창을 열면 아까시나무 꽃향기가 솔솔 풍겨온다.올해 유난히 더 풍성하게 꽃을 피워낸 듯한 아파트 주변 아까시나무 밑을 지나노라면훅 끼쳐오는 진한 향기에 화들짝 놀라 새삼스럽게 나무를 올려다보게 된다.저녁 무렵이 되면 향기가 더 진해져 일부러 창문을 열어놓게도 된다.향기로워서 마음마저 향기로워지는 듯한 봄저녁.아까시 꽃향기에 대해 이런저런 수다를 늘어놓게 되는 날들이다. 오분간 나 희 덕 이 꽃그늘 아래서내 일생이 다 지나갈 것 같다기다리면서 서성거리면서아니, 이미 다 지나갔을지도 모른다아이를 기다리는 오분간아카시아꽃 하얗게 흩날리는이 그늘 아래서어느새 나는 머리 희끗한 노파가 되고,버스가 저 모퉁이를 돌아서내 앞에 멈추면여섯 살박이가 뛰어내려 안기.. 2025. 5. 15.
오전엔 헬스장, 오후엔 모나밸리 - 건강한 생활습관 만들기 도전 5천 보 걷기 미션 4일차 - 2월 17일 먼저번 3년 여 동안 다녔었던 다른 동의 행정복지센터 헬스장엔 남자분들이 우세적이어서때로 어떤 날엔 남자들 속에 혼자 섞여 운동하려면 왠지 뻘쭘할 때도 있었다.그게 어디서 무얼 하고 있는지 한눈에 훤히 보이는 손바닥만한 공간이라 더 그런 느낌이 들곤 하였다. 이번 동의 헬스장은 더 넓은 데다가 여자분들이 우세적이어서많은 여자들 속에 드문드문 남자분들이 섞여 운동을 한다.그래서 이번엔 반대로 지난번에 내가 간혹 느꼈던 뻘쭘한 감정을어느 남자분이 느끼는 것은 아닐까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지방 도시의 특징은 마치 불문율처럼 무조건 헬스장을 이용하는 모두와 거의 다 인사를 나눠야 한다. 모두를 타인으로 보며 익명의 생활을 하는 오랜 .. 2025. 2. 19.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어느 날 우연히 TV채널을 돌리다가 줄리엣 비노쉬를 보게 되었다.그래서 보게 된 영화 .제목만 익숙했던 이 영화를 무심히 들여다보다가 뒤늦게 밀란 쿤데라의 을 영화로 만든 것이란 걸 알게 되었다. 영화 내용과 무관한 소감 한 마디.줄리엣 비노쉬가 참 예쁜 시절에 찍은 영화구나! 책장에서 책을 뽑아 들었다.읽다 말았다고 기억하는데 꽤 뒤쪽까지 밑줄이 그어져 있다.97년 1월에 샀다는 메모가 뒷장에 있다. 내가 정녕 끝까지 다 읽었을까?정말 기억처럼 읽다가 중간에 말았을까?그때는 토마스가 이해 되지 않아 역겹다는 생각까지 들었는데이 나이엔 그 심리상태를 곰곰이 헤아려보게 되었다. - 영원한 재귀는 아주 신비스러운 사상이다. 니체는 이 사상으로 많은 철학자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다. 모든 것이 그 언젠가는 .. 2025. 1. 22.
해지는 풍경 슬플 땐 노을을 본다던 작은 별의 어린 왕자가아주 슬픈 어느 날마흔네 번이나 자리를 옮기며 바라보았다는해지는 풍경 "비밀 하나를 알려줄게 아주 간단한 건데,마음으로 봐야 더 잘 보인다는 거야.정말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아."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이 뭔지 아니?" "흠...... 글쎄요. 돈 버는 일? 밥 먹는 일?"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은 사람이 사람의 마음을 얻는 일이란다. 각각의 얼굴만큼 다양한 각양각색의 마음을, 순간에도 수만 가지의 생각이 떠오르는데...... 그 바람같은 마음이 머물 게 한다는 건 정말 어려운 거란다." "사막이 아름다운 건 어디엔가 샘을 감추고 있기 때문이야." "눈으로는 찾을 수 없어. 마음으로 찾아야 해."- 중에서 2025. 1. 8.
나무야 나무야 겨울나무야 긴 세월이 빚은 자연의 작품           겨울 나무                                       이 원 수 나무야 나무야 겨울나무야 눈 쌓인 응달에 외로이 서서 아무도 찾지 않는 추운 겨울을 바람 따라 휘파람만 불고 있느냐  평생을 살아봐도 늘 한자리 넓은 세상 얘기도 바람께 듣고 꽃피던 봄 여름 생각하면서 나무는 휘파람만 불고 있구나 2025. 1. 6.
달과 눈 구글에서 자꾸 지나간 날의 여러 사진들을 모아서 보여준다.뭐, 어쩌라는 건지......하지만 덕분에 이런저런 회상에 잠겨보게도 된다.     달                                이 원 수 너도 보이지오리 나무 잎사귀에 흩어져 앉아바람에 몸 흔들며 춤 추는 달이​너도 들리지시냇물에 반짝반짝 은부스러기 흘러가며조잘거리는 달의 노래가​그래도 그래도너는 모른다 둥그런 저 달을 온통 네 품에안겨주고 싶어하는나의 마음은      첫눈 생각                                         김 재 진​입김만으로도 따뜻할 수 있다면 좋겠다.기다리는 눈은 안 오고 손가락만 시린 밤네 가슴속으로 내려가너를 깨울 수만 있다면 나는더 깊은 곳 어디라도 내려갈 수 있다.종소리에 놀란.. 2024. 12.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