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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색의 방95

온갖 꽃들이 만발하는 봄 너풀너풀 프릴 같은 겹벚꽃 화사하게 피어나는 봄.내 짝꿍 용선이를 떠올리게 하는 꽃.이 겹벚꽃이 화사하게 피어나는 교정을 둘이서 어깨동무하고 걷노라면발걸음에 따라 엉덩이가 한 번씩 부딪치곤 해 까르르 웃음을 터뜨리게 하던 꽃.   교정 한 구석 라일락 그늘에 앉아 수다를 늘어지게 떨곤 했었지.딱 하트 모양의 잎.  지금은 `뜰보리수' 꽃도 한창.조금 지나면 길쭉한 열매가 달리고 더러 열매 따는 사람들도 목격하게 된다.나 역시 한두 개쯤은 따먹으면서 맹맛이라고 투덜거릴 테고. 영산홍과 철쭉의 계절도 지금 막 시작.한동안 울긋불긋 알록달록 색의 향연을 펼치겠지.  `골담초'도 한창. 2024. 4. 19.
벚꽃나무 아래에서 벚꽃나무 아래에서부르는 노래는벚꽃 같으려나.봄바람에 하늘하늘  떨어져 내리는벚꽃잎처럼 그렇게 사람들 마음에가닿았으면 좋겠네 2024. 4. 12.
목련꽃 피는 봄날 하얀 목련 양 희 은 하얀 목련이 필 때면 다시 생각나는 사람 봄비 내린 거리마다 슬픈 그대 뒷모습 하얀 눈이 내리던 어느 날 우리 따스한 기억들 언제까지 내 사랑이어라 내 사랑이어라 거리엔 다정한 연인들 혼자서 걷는 외로운 나 아름다운 사랑 얘기를 잊을 수 있을까 그대 떠난 봄처럼 다시 목련은 피어나고 아픈 가슴 빈자리에 하얀 목련이 진다 목 련 류 시 화 목련을 습관처럼 좋아한 적이 있었다 잎을 피우기도 전에 꽃을 먼저 피우는 목련처럼 삶을 채 살아 보기도 전에 나는 삶의 허무를 키웠다 목련나무 줄기는 뿌리로부터 꽃물을 밀어 올리고 나는 또 서러운 눈물을 땅에 심었다 그래서 내게 남은 것은 무엇인가 모든 것을 나는 버릴 수 있었지만 차마 나를 버리진 못했다 목련이 필 때쯤이면 내 병은 습관적으로 깊어.. 2024. 4. 1.
3월은...... 인디언 달력의 3월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달 연못에 물이 고이는 달 암소가 송아지를 낳는 달 개구리의 달 한결같은 것 아무것도 없는 달 물고기 잡는 달 새 잎이 돋아나는 달 눈 다래끼 나는 달 독수리의 달 강풍이 죽은 나뭇가지를 쓸어가고 새순이 돋는 달 바람이 속삭이는 달 훨씬 더디게 가는 달 하루 해가 길어지는 달 작은 모래 바람이 부는 달 큰 사슴 사냥하는 달 해마다 봄이 되면 조 병 화 ​ 해마다 봄이 되면 어린 시절 그분의 말씀 항상 봄처럼 부지런 해라 공중에서 생명을 만드는 쉬임 없는 작업 지금 내가 어린 벗에게 다시 하는 말이 항상 봄처럼 부지런 해라 ​ 해마다 봄이 되면 어린 시절 그분의 말씀 항상 봄처럼 꿈을 지녀라 보이는 곳에서 보이지 않는 곳에서 생명을 생명답게 키우는 꿈 지금 내가 어.. 2024. 3. 5.
이름 뒤에 숨은 사랑 아시마는 요즘 들어 외국인으로서 살아간다는 것은 평생 임신한 것과 다름없다는 생각을 했다. 기다림은 끝도 없고, 언제나 버겁고, 끊임없이 남과 다르다고 느끼는 것이다. 한때는 평범했었던 삶에 이제는 불룩하게 괄호가 하나 삽입되었고, 이 괄호 속에는 끝나지 않는 책임이 들어 있었다. 이를 통해 이전의 삶은 사라지고 말았다는 것. 그 삶은 오히려 더 복잡하고 힘든 무엇인가로 대체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는 것이다. 외국인으로서 살아간다는 것은 임신했을 때처럼 모르는 사람으로부터 호기심과, 그리고 동정심과 이해심이 묘하게 뒤섞인 감정을 자아내는 어떤 것이라고, 아시마는 생각하였다. - p.71 외국 생활 10년 만에 그들은 고아가 되었다. 아쇼크의 부모님은 두 분 다 암으로 돌아가셨고, 아시마의 어머니는 신장 질.. 2024. 1. 12.
연극이 끝나고 난 뒤 저 길에 벚꽃 보러 다녀왔던 날짜가 벌써 재작년 4월이다. 남편이 출장 갈 때 너무 아름다운 길이 한없이 펼쳐진다며 4월 어느 봄날의 휴일에 꽃구경 가자고 해서 갔던 길. 벚꽃이 구름처럼 피어 길게 이어졌지만, 가도 가도 끝이 없이 벚꽃길이 이어졌지만, 이 길이 2차선 도로가 아님을, 그래서 벚꽃터널을 이루지 못함을 아쉬워하기도 했었다. 그 길을 지난 눈 내리던 날에 달리던 남편이 하얀 눈길이 아름답다며 한 장 찍고 또 다른 어떤 날엔 잎새 다 떨구고 빈가지만 남은 나목들이 끝이 없이 길게 늘어서 있는 풍경이 아름답다며 찍어왔다. 그것도 우리가 벚꽃 구경 갔을 때 찍은 딱 그 자리다. 그 자리에 서면 풍경에 감탄하는 자리인가. 요즘 싱어게인 열심히 보고 있다. 그중 내가 가장 많이 반복해서 들은 노래는 .. 2024. 1. 5.
마다가스카르 `마다가스카르'라는 생소한 나라 이름을 처음 접하게 된 건 2008년도에 친구의 출판사에서 펴냈다 하여 구매했던 신미식 사진작가의 책에서였다. `어린 왕자'에서 읽으며 낯설었던 이름의 꺽다리 바오밥나무가 늘어서 있고, 강렬하게 다가오는 붉디붉은 황톳빛 흙길이 있고, 아이들의 눈동자 속에서는 별이 반짝이는 듯 유난히 초롱초롱한 눈망울들을 갖고 있었다. 그런 마다가스카르에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 팀이 간다고 하여 무척 반가웠다. 저번에 동생과 얘기를 나누다 무슨 말끝엔가 "언니는 그냥 기안84를 좋아하는 것이네."라고 했고, 나는 아무 거부감 없이 "맞아. 기안84를 좋아하는 편이야."하고 수긍하게 되었다. 그런 기안이가 나오는 프로이고, 게다가 촬영지가 마다가스카르라고 해서 그렇잖아도 좋아하는 프로인데 .. 2023. 12. 5.
5월 말에서 10월 중순까지 5월 30일 - 모내기가 막 끝난 논 6월 11일 - 초록으로 짙어지며 잘 자라고 있는 귀여운 아가 모들 7월 26일 - 초록의 싱그러움이 한가득~ 8월 29일 - 벼이삭이 패고, 연밥들이 갈색으로 익어가고 있었다. 9월 13일 - 그새 노래진 벼이삭들 벼이삭은 노래져도 논두렁의 달개비꽃은 여전히 초록색 잎과 푸른 꽃으로 한창이다. 나를 피하지 않는 고양이를 내가 피해 간다. `무서움이 아니라 배려심으로'라고 생각하지만 정작 고양이는 나를 무서워하지 않는 것 같은데. 그래도 일정한 거리 이상으로 좁혀지면 나를 피하겠지? 9월 19일 - 벼이삭들이 더 노래졌다. 9월 22일 10월 7일 추석 쇠고 한참만에 신정호에 갔더니 어여쁜 노란색의 멋진 황금들판. 10월 12일 10월 15일 추수 끝난 빈논에 곤포 .. 2023. 10. 19.
작은검은꼬리박각시 어느 봄날 우리 라인 공동현관 출입문 앞 화단에 어린 모종을 심는 이를 발견했다. 어린 날부터 너무도 자주 봐와서, 이를 테면 어디 가든지 정말로 흔하게 보는 화초인지라, 학교 화단에도 예사롭게 늘 피어 있었고, 게다가 개화기도 길어 정말 오랫동안 피어 있어 하나도 신기하지 않던, 너무 흔해 그다지 예쁘다는 생각도 들지 않으며, 향기도 좀 역하다는 생각까지 했었던 한마디로 이 꽃의 가치를 제대로 몰라주었지만 어린싹부터 알아보게 되는 메리골드 모종을 심고 있었다. - 모종을 사다 심으시는 거예요? 그 모습과 마음이 예뻐 보여 공연히 말을 건네게 되었다. - 아뇨. 전에 살던 집 마당에 있어서 뽑아 왔어요. 얼굴도 마음처럼 예쁘던 그 여인은 화단 몇 곳에 한 30개가량의 모종을 심은 것 같다. 모종을 심고 .. 2023. 10.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