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노트271 울산 - 올해의 수국은 장생포 고래문화마을에서 일본 기업의 호텔이어서인지 일본인이 많이 묵던데 식단은 한식이어서 반가웠다.밥이 조금 많긴 하지만 반찬 간이 세지 않아 부담 없이 먹기에 딱 좋은 식단이어서 남김없이 먹었다.평소 국물을 좋아하진 않지만 왠지 콩나물국이 당겨 반 그릇쯤 퍼왔다.옆 자리를 쳐다보니 남편은 국 없이 콩자반과 두부조림까지 듬뿍 퍼왔다.남편 역시 남김없이 먹고 나더니 조식 제공하는 호텔 고른 자신의 안목을 엄청 뿌듯해했다.그리고 사진 찍는 내게 오늘도 변함없이 별 걸 다 찍는다는 말도 거르지 않았다.이것은 블로그가 내게 준 병일까? 갈수록 심각해지네......😓 정말 발이 찍히는 줄도 모르고 별 걸 다 찍는다...... 고래문화마을답게 여기도 고래 저기도 고래, 온갖 곳에 고래, 고래, 고래.눈만 돌리면 고래인지라 찾아보는 재.. 2025. 6. 22. 울산 - 태화강 국가정원 아예 대나무에 낙서를 남길 수 있는 장소를 마련해 두었다. 태화강 국가정원 서쪽에 솟은 오산을 중심으로 삼호에서 용금소(태화루)까지 10리(약 4km) 구간의 236.600m² 대나무군락지를 `십리대숲'이라 부른다.십리대숲의 대나무는 고려중기 문장가인 김극기의 태화루 시(詩)에 그 모습이 묘사되어 있고 1749년 울산 최초 읍지인 「학성지」에도 기록이 있는 것으로 보아 오래전부터 대나무가 자생하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대나무 숲에서는 공기 속의 비타민이라 불리는 음이온이 다량 발생하여 신경안정과 피로회복 등 병에 대한 저항성을 키우는 효과가 있다. 일산 호수공원에도 있고, 담양 죽녹원에도 있는 이것을 보면왜 굳이 날씬함의 표준인 칸을 부득부득 배에 힘 팍 주고 빠져나오게 되는 걸까?그래서 내가 무리하게.. 2025. 6. 21. 경주 - 양동마을 몇 해 전 경주에 와서 웬만한 곳은 다 둘러보았다는 생각에이번엔 시간도 짧아 딱히 경주의 어디 명소를 들를 생각은 없었다.우리의 목적지는 울산 태화강국가정원이었고,십리대숲을 걸어보고 국가정원의 요모조모를 살펴보는 것이었기에그냥 지나쳐 가려는데 이정표에서 양동마을을 발견한 순간 생각이 확 바뀌었다.여기까지 온 김에 울산에 가는 길목이고 하니까 양동마을도 한 번 들러보자.그래서 가게 된 양동마을이다.천년의 도시 경주는 한전 건물마저도 고풍스러워 단박에 시선을 잡아끌었다.남편이 업무 관련 일을 보는 동안 나는 복도를 어슬렁거렸다.몇 해 전에 와서 일제히 둘러보았던 건물 내 벽에 걸린 분황사 모전석탑, 불국사, 첨성대, 포석정 사진이 반가웠다.1인 4천 원의 입장료를 내고 들어선 양동마을 초입엔 고풍스러운 꽤 .. 2025. 6. 20. 아침고요수목원 - 세 자매와 엄마가 함께 떠난 여행 친정집에서 1시간 정도 달려가면 되는 곳이 아침고요수목원이었다.일부러 평일 월요일로 날을 잡아갔더니 과연 짐작대로 붐비지 않아 좋았다. 명이나물 꺾어 장아찌 담고 싶어 하시는 엄마.그건 곤드레나물을 볼 때도 마찬가지. 꺾어다 나물 해 먹으면 참 맛나겠다. 엄청 잘 됐구만.땅이 기름진 지 거름을 준 건지 정성이 듬뿍 들어간 건지식물들이 대체적으로 다른 어디에서도 본 적 없을 정도로 크고 싱싱하고 윤기가 났다. 하늘에 둥실둥실 떠있는 하얀 뭉게구름이 마치 여름하늘 마냥 아름다워연신 하늘에 감탄하게 되는 날이었다.날씨도 좋고 기분도 좋고 아무튼 이래저래 좋았던 거야~~♬~♪~♩~♬~~ 세상에! 코스모스를 겹꽃으로 개량했다. 홑꽃잎의 청초하고 여리여리한 맛이 더 좋은 걸. 꽃송이 안에 주근깨를 잔뜩 .. 2025. 5. 30. 전주 - 팔복동 이팝나무 철길 언제부터 이팝나무 가로수가 유행했을까?요즘은 새로 생긴 길에도 어린 이팝나무를 식재해 놓은 것을 자주 본다.한강변에도 이팝나무 꽃이 한창이라 달리기 할 때 참 좋노라고 작은아들이 말했다.하얗고 풍성하게 핀 이팝나무 꽃이 무척 예쁘더라고. 전주는 한 세 번쯤 오는 곳인가 보다.40여 년 전 지인의 결혼식에 참석차 왔을 때 덕진공원에 가보았고,몇 해 전 벚꽃이 흐드러질 때 전주한옥마을에 다녀갔었다.더 더듬어보면 젊은 날 김제 모악산의 금산사에 갈 때도 전주에 잠깐 들렀던 것 같은 기억이 가물거린다.그리고 금산사에 갔었다는 기억만 날 뿐 사찰의 모습은 전혀 기억에 없다.그저 사찰 진입로의 벚꽃길에 벚꽃이 피면 무척 예쁘다는 말만 기억에 남았다. 어느 블로그에 올라온 정보를 보고 찾아간 길이었다.팔복동은 예전 .. 2025. 5. 10. 남원 - 광한루 새벽부터 비가 내렸는지 아침에 일어나니 부슬부슬 비가 내리고 있었고 여기저기 물이 제법 고여 있었다.조식이 제공되지 않는 호텔이라 어제저녁 미리 사두었던 사발면과 컵라면에두유 한 개와 달달이 믹스커피까지 타마시고 숙소를 나왔다. 일주일이나 펼쳐진다는 춘향제는 오늘(5월 3일)이 절정의 날인지도로는 밀리는 차량 때문에 길 곳곳에 연두색 조끼를 입은 차량 안내 요원들이 서 있었고광한루로 접어드는 사잇길은 모두 통제하고 있었다. 커다란 마패 맞은편 광한루원 출입문을 중심으로양쪽으로 담장 따라 길게 자리한 상가 한켠의 빵집에서이제 이곳에서 여행을 끝내고 오후엔 시댁으로 갈 테니 어머니도 드릴 겸겸사겸사 `춘향이'와 `광한루' 중 광한루 빵 세트를 한 상자 샀다.조그맣게 비닐에 포장된 만쥬 같은 빵 12개 들이 .. 2025. 5. 10. 남원 - 춘향제 숙박은 구례에서 남원으로 넘어와 하게 되었다.남원으로 넘어올 때까지 춘향제라는 축제를 하고 있는 줄 알지 못했다.한적하고 고요한 소도시를 예상했는데 길엔 차량이 넘쳐나고남원 요천 벚꽃길엔 청사초롱이 걸리고 작은 도시가 쿵작쿵작 흥겨움으로 들썩거리고 있었다.요란하게 행사 진행하는 소리를 들으며 남원으로 넘어오기 전 부랴부랴 예약했던 호텔로 들어섰다. 남원은 편안하고 깔끔한 인상을 풍기는 도시였는데 순위 3위에 선정 되었다고 한다.참고로 아산은 6위에 선정 되었단다.아산도 깔끔하게 잘 가꿔진 편안한 인상의 도시라고 생각한다. 축제 기간이라 1층 요천 뷰가 아닌 반대편 주차장 뷰인 방을, 그마저도 간신히 배정받았다. 호텔 로비에 들어서자마자 내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바로 김원근 작가의 건달 작품들. 방에 가.. 2025. 5. 9. 구례 - 지리산 천은사 하루 중 반나절 동안 세 곳의 사찰을 돌아보려니 감흥이 살짝 떨어지는 가운데 천은사에 들르게 되었다. 신록과 연등이 빚어내는 풍경으로 일 년 중 지금이 사찰이 가장 아름다운 때라는 신실한 불자이신 연꽃 님의 표현대로 과연 어느 곳을 들어서도 아름답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남편은 자꾸 옛날 사람처럼 예전엔 석가탄신일 즈음이면 한지로 연등을 만들곤 했었는데지금은 일제히 플라스틱으로 만든 연등이라고 말한다. 아마도 나는 뵙지 못한 예전 시할머님이 절에 다니시던 때를 떠올리나 보다.그 뒤를 이어 시어머님도 한동안 절에 불공을 드리러 다니시곤 했다.우리 집 쪽으론 불교와는 전혀 관련이 없으니 그런 이야기들이 내겐 무척 신기하게 다가온다.내겐 교회에 관련된 추억만 존재하므로. 구례 사찰명상순례길은 화엄사-천은사.. 2025. 5. 8. 구례 - 지리산 성삼재휴게소 내비의 안내 지도를 보면 헛웃음이 절로 나도록 구불구불한 경사진 길을 올라꽤 높은 곳에 위치한 성삼재휴게소에 가서 지리산을 잠깐 내려다보자 했다. 때로 너무 지나치다 싶게 운동을 좋아하던 남편이 달라졌다.매일매일 어찌나 열심히 운동을 하던지 운동 끝나고 집으로 돌아오는 남편에게선고된 일을 마친 사람에게서 나는 단내가 나곤 하던 시절이 있었다.이제 그런 일은 까마득한 옛일이 되어 지금은 산을 멀리하고,오랜 시간 걷는 것도 거부하는 사람이 되어 어안이 벙벙해질 때가 있다.내가 알던 그 사람 어디 갔지? 하지만 그런 남편을 조르고 졸라 막상 산에 들면 나보다 세 배 정도 속도가 빨라내 짧은 다리로 쫓아가느라 한여름 뙤약볕 밑의 견공처럼 헉헉거리게 된다.고로 내겐 둘레길 걷기 회원들과 걷는 것보다 남편과의 산행.. 2025. 5. 8. 이전 1 2 3 4 ··· 3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