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집에서 1시간 정도 달려가면 되는 곳이 아침고요수목원이었다.
일부러 평일 월요일로 날을 잡아갔더니 과연 짐작대로 붐비지 않아 좋았다.
명이나물 꺾어 장아찌 담고 싶어 하시는 엄마.
그건 곤드레나물을 볼 때도 마찬가지.
꺾어다 나물 해 먹으면 참 맛나겠다. 엄청 잘 됐구만.
땅이 기름진 지 거름을 준 건지 정성이 듬뿍 들어간 건지
식물들이 대체적으로 다른 어디에서도 본 적 없을 정도로 크고 싱싱하고 윤기가 났다.
하늘에 둥실둥실 떠있는 하얀 뭉게구름이 마치 여름하늘 마냥 아름다워
연신 하늘에 감탄하게 되는 날이었다.
날씨도 좋고 기분도 좋고 아무튼 이래저래 좋았던 거야~~♬~♪~♩~♬~~
세상에! 코스모스를 겹꽃으로 개량했다. 홑꽃잎의 청초하고 여리여리한 맛이 더 좋은 걸.
꽃송이 안에 주근깨를 잔뜩 가지고 있는 종 모양의 꽃, 디기탈리스가 눈을 시원하게 해 주었다.
이 옥잠화는 잎이 이 정도이지만 어떤 옥잠화는 어찌나 잘 됐는지
우리의 얼굴보다도 더 큰 크기로 자라 있어 연신 감탄하게 되었다.
작은 교회는 이번에도 마음이 끌렸다.
전엔 정말로 기도드릴 수 있는 공간인 줄 몰랐다.
어느 분들이 저곳에서 나오는 것을 보고 나도 문을 열고 들어가 보았다.
신발은 벗지 않고 그냥 입구에 서서 모두의 평안을 빌고 신께 감사드렸다.
저 누마루에 앉아 바라보는 앞 산 풍경이 안동의 병산서원에서 바라보던 풍경을 떠올리게 했다.
이런 색깔의 꽃잔디(지면패랭이)도 있구나.
소용돌이치는 줄기가 멋진 단풍나무 한 그루.
저 휴식 공간에서 아이스크림과 자몽에이드, 아아를 마시며 휴식을 취한 후
다시 수목원 돌아보기.
페루 원산의 허브식물답게 향이 무척 진했다.
가을이면 단풍으로 멋진 곳이 되겠구나.
수국의 오묘하고 고운 빛에 참 예쁘다 감탄하는 엄마.
파주의 마장호수 출렁다리와 비교하면 식은 죽 먹기라는
아침고요식물원의 구름다리를 건너며 오늘의 여행을 마무리 짓는다.
부끄러운 얘기지만 내가 운전해서 엄마와 우리 세 자매만은 처음으로 다녀온 여행이다.
동생 둘은 장롱면허이고, 나는 겁이 많아 엄두를 못 냈다고나 할까.
이제 길을 텄으니 어디라도 넷이서 종종 다녀볼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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