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1303 새드 엔딩 오늘도 거침없이 망설이지 않고 길을 나섰다.보랏빛 환상적인 맥문동 꽃물결을 꼭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한 번 보고 나면 다시는 그 풍경을 보고 싶다는 갈증이 들지 않을 것 같았기에. 하지만 또다시 내 기대는 무참히 깨졌다.허무했던가. 아니 한숨 한 번 크게 쉬며 체념했던가.올해 그 보랏빛 물결을 보지 못했기에 내년을 또 기약하려나.지금 같아선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싶지만내년이 되면 또 변덕이 나서 다시 보러 올 수도 있으리라. 맥문동에 실망한 내 마음을 위로해 주듯이 정말 뜬금없이 꽃무릇을 보게 되었다.아주 헛걸음은 아니라고 내 마음을 쓰담쓰담해 주듯이. 어느새 맥문동 꽃은 마지막을 향해 가고 있었다.조금은 추레해진 꽃들을 바라보다가 문득 의아심이 들었다.내가 너무 늦게 개화기를 벗어나 .. 2026. 9. 22. 여름의 마지막 발버둥 더위는 계속 되고 9월 17일친정에 갈 때나 집으로 돌아올 때면 항상 오전의 시간을 이용한다.그 시간이 비교적 도로 상황이 한갓진 시간이기도 하고,목적지에 도착한 후에 하루를 길게 알차게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인데굳이 더 따지자면 차로 붐비는 길 위에서 시간을 보내고 싶지 않은 것이 우선이다. 친정에 도착하자마자 엄마 모시고 추어탕집에 가는 것이 언제나 첫 번째로 하는 일이다.추어탕집은 그새 더 유명해진 것인지 예전 한적하던 곳까지 차가 빼곡히 들어차 있어 겨우 주차했다. 저녁 먹으러 갈 때는 친정집에서 더 가깝기도 하고아직 더운 한낮의 기운이 사그라드는 시간이라 엄마 운동도 될 겸 걸어서 갔다.걸어가며 보이는 꽃들과 풍경들과 그 외 다른 얘기들을 이러니 저러니 나눈다.나는 세상 예쁠 것 없다는 생각으로 늘 바라보게 되는 .. 2026. 9. 21. 초승달 초 승 달 손 종 수 저기, 인디고블루 바다에창백한 입술 한 조각 헤엄쳐간다그때 그, 뜨거운 레몬 맛이야 달에 관한 명상 류 시 화 완전해야만 빛나는 것은아니다너는 너의 안에 언제나 빛날 수 있는너를 가지고 있다겉으로 보이는 너보다더 큰 너를 달을 보라완전하지 않을 때에도 매 순간 빛나는 달을 저 달이 자라서 한가위 보름달이 되겠지~~~ 2026. 9. 16. [아산 둘레길] - 궁평저수지 둘레길 - 9월 11일 금요일 무더위가 물러가고 날이 선선해지자 제법 많은 회원들이 나온 날이었다. 전형적인 가을 하늘, 파랗게 높은 하늘. 궁평저수지 주차장은 조금 있으면 개최될 황톳길걷기축제 때문에 재정비 공사가 한창이어서저수지 공터에다 주차하는데 어디선가 썩은 냄새가 심하게 풍겨왔다.여름 무더위를 견디지 못하고 죽은 물고기들이 썩는 냄새라고 한다.주로 떡붕어가 많이 죽는다고 하는데 그 죽은 물고기들을 관리요원이 건져내고 있는 것 같았다. 황톳길가로 군데군데 군락을 이뤄 `물봉선'이 흐드러지게 피어 있었다. 흑진주 하나씩 품고 있다가 감싸고 있는 잎을 펼치면 붉은 별 위에 흑진주 한 알 올려놓은 듯하다. 깎아 놓은 지층 단면이 신비롭다며 한 번 보라고 하셨다. 독버섯 가능성 높으므로.. 2026. 9. 14. 9월은 목수국 분홍으로 물들어가는 때 모처럼 신정호주변에서 저녁을 먹고 신정호를 한 바퀴 돌았다.둘이서 이런저런 일상들, 주로 남편의 회사 생활 이야기를 미주알고주알.회사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누구는 어떻게 행동하는지 얘기하면칭찬했다가 함께 분개했다가......그러다 내 이야기도 틈틈이 이러쿵저러쿵 쫑알쫑알....... 9월은 목수국 분홍으로 물들어가는 때 벌써 낙엽이 떨어져 뒹굴며 낙엽 마르는 냄새가 솔솔 풍겨 가을 분위기를 물씬 나게 한다. 기대하지도 않았는데 오랜만에 신정호를 걷는 우리에게 선물처럼붉은 노을이 펼쳐져 연신 호수 건너편 하늘을 바라보게 되었다. 붉은 칸나 너머 붉은 노을, 붉은 노을 밑으론 붉은 호수. 그야말로 불바다 붉게 타오르는 노을 반대편은 아직 환한 낮. 2026. 9. 11. 다시 또 보랏빛 물결을 꿈꾸며 장항 송림산림욕장은 고속도로와 국도를 달려 1시간 40여 분이 걸리는 곳이었다.운전하는 남편 옆에 앉아 갈 때는 그리 멀지 않게 느껴지던 곳이었는데직접 운전하고 가려니 꽤 먼 곳이란 생각이 들었다. 내가 무언가를 보겠다고 직접 운전해서 나선 것은 공주시 유구읍 색동정원의 수국과 이 서천군 장항읍 송림산림욕장의 맥문동이다. 하지만 주차장에 차를 대고 송림숲으로 걸어가며 먼발치에서부터 불안한 마음이 스멀스멀 올라왔다.아직도 내가 꿈꾸는 보랏빛 세상이 아니었다.내가 이런 상태를 보려고 먼 곳에서부터 달려온 게 아닌데 말이다. 어느 곳은 제법 볼만하게 피기도 하였다. 밀물 때인가 하는 나의 생각은 맞았다. 나는 이런 오솔길이 참 좋더라.나 홀로 생각에 잠겨 자박자박 느리게 걷는 이 시간이 .. 2026. 9. 9. [아산 둘레길] - 신정호 안산 둘레길 - 9월 4일 금요일 9시 - 경로: 신정호 관광안내소 - 천년바위 - 갓바위 다음 주부터 집합시간이 9시 반이라는 걸 나는 9월부터라고 착각해서 30분 늦게 집합장소에 도착했더니 아무도 없어 이상했다.인솔쌤께 전화하고 뒤늦게 일행들을 쫓아 바쁘게 걸어간다. Pigu 123 ( Jl Sheng Li 작 ) 호기심 가득 안고 신정호 조각공원을 샅샅이 훑었던 날의게시물을 찾아보니 벌써 5년 전 3월이다. 아산에 내려오게 된 초기. 벌써 나뭇잎은 떨어져 산길 위에 뒹굴고 있어 가을 기분이 물씬 나고이 날 바람은 제법 선선하게 불어 정녕 가을인가 싶었지만한낮이 돼 가면서 기온이 확 올라 제법 더웠고 역시나 땀을 흘려야만 했다. 먹을 수 있는 버섯이라고 한다. 갓바위가 있는 동네로 내려.. 2026. 9. 6. 오렌지빛 석양에 잠겨 하늘이 오렌지 분홍 연회색 진회색과 검정을 동원해 노을이라는작품명의 그림을 그리는 해 질 무렵 몇 분 동안 하늘에서 눈을 뗄 수가 없다. 어떤 날엔 둥근달이 떠서 자꾸 봐달라고 유혹하고, 해가 구름 뒤에 숨어서 빛을 쏘기도 하고, 비 그친 후엔 산 중턱으로 구름이 낮게 깔려 시선을 끌어당겨 오래 머물게 하기도 한다. 해 질 무렵 설거지하다가 무심히 보게 된 이토록 아름다운 석양의 찬란한 빛. 거실 쪽에서 바라보면 어떤 모습일까,거실로 와서 고개 오른편으로 꺾고 바라보게도 된다. 고개를 조금만 더 꺾어보자 하다가 성에 안 차아예 창틀 위로 올라서서 최대한 서쪽 방향으로 몸을 틀어 내다본 하늘.또 다른 어떤 날에도 노을에 홀려 거실 쪽으로 다가갔더니 남편이 그런다.- 왜? 또 창틀에 올라서 서커.. 2026. 9. 4. 패션 프루트 청 담그기 지난 금요일에 셋이서 번개 하면서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가그 앞전 H까지 넷이서 번개 할 때 한 병씩 주었던 패션 프루트 청에 대해 말이 나왔다. 그게 맛있더라. 근데 여자들 입맛엔 새콤해서 맛있는데남자들 입맛엔 맞지 않는지 남편은 거부하더라.우리 집만 그런 건 아니었다. 다른 집도 남자들은 손사래를 친다네. 그런데 갑자기 M언니가 이 패션 프루트 10킬로를 주문하는 거다.N언니 시삼촌께서 제주에서 농사를 짓고 계신단다.친구 따라 강남 간다고 했던가, 가만히 옆에 앉아 있던 나도 얼떨결에 5킬로를 사게 되었다.결론은 M언니 5킬로, 나 5킬로. 5킬로 한 상자에 6만 원이고, 택배비 5천 원 별도. 합 6만 5천 원. 어제 도착한 패션 프루트는 생각보다 양이 많았다.이것을 10킬로 샀으면 어쩔 뻔했누... 2026. 9. 1. 이전 1 2 3 4 ··· 14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