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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추억 속으로 4월이면 창문 밑으로 이런 풍경이 펼쳐지던 곳과 이젠 영영 이별이다. 17여 년 동안 우리 가족이 살았던 집. 네 식구가 살다가 나 홀로 몇 년, 다시 큰아들네 부부가 몇 년 살았던 집. 그 사이사이 때로는 빈 집으로도 있었던 집. 이팝나무 꽃 피어나던 5월. 느티나무와 중국단풍나무가 울긋불긋 물들던 가을. 고요하게 흰눈 내리던 겨울. 맨 처음 이사 가서 날씨 좋은 날이면 저 멀리 우리가 올랐던 인천의 계양산이 보인다며 반가워했다. 점차로 풍경이 변해가고 나중엔 높이 올라온 건물들 사이로 빼꼼히 찾아야 보이던 계양산. 숱하게 올랐던 고봉산 영천사 앞에서 내려다보던 4월의 풍경. 같은 자리에서 9월에 내려다보던 풍경. 사계절 내내 내가 즐겨 걷던 산책로의 10월 대왕참나무길. 사진으로만 남게 될 풍경이 되.. 2024. 4. 6.
신정호 벚꽃 남산터널에서 잔디광장으로 넘어와 신정호로 건너가서 호수를 한 바퀴 돌며 벚꽃 감상. 벚꽃 구경 나온 사람들로 제법 북적였다. 한 바퀴 거의 다 돌 때쯤 남편의 함께 점심 먹자는 전화. 느티나무 쉼터에서 만나 남편 차를 타고 진주냉면 집에서 점심 먹은 후 다시 잔디광장 주차장에 내려줬다. 여기도 자엽자두나무 꽃, 초여름쯤 피자두가 떨어져 굴러다님 꽃복숭아나무를 배경으로 배롱나무 지방정원으로 승격시키기 위한 수질정화 작업 내가 반하게 되는 고양이의 가지런한 앞발 모음 자세. 꼬리까지 감았어. 새초롬한 표정! 2024. 4. 5.
신정호 남산터널 벚꽃 몇 년째 계속 보고 있는 신정호 남산터널 벚꽃은 이제 막 활짝 피어났다. 신정호 잔디공원 주차장에 차 세우고 천천히 걸어서 남산터널 너머 평생학습관까지 갔다가 다시 되돌아오며 벚꽃 감상. 2024. 4. 5.
[아산 둘레길] - 신화성내리 둘레길(고용산 진달래) 집에서 차로 30분 정도 걸리는 곳이었다. 나지막한 산에는 온통 진달래가 만발하였다. 산봉우리 하나를 넘어가서 미륵불을 보고 돌아오는 길은 가고 싶은 사람만 가는 것이었다. 호기심 많은 나는 당연히 따라나섰다. 새로운 풍경을 볼 때마다 나는 참 좋았다. 이맘때 고용산은 진달래로 온통 분홍분홍한데 조금만 지나면 산철쭉으로 온산이 붉어진다고 한다. 잘 찍은 사진들은 다른 분이 찍어서 단톡방에 올려주신 것이다. 그 사진을 대문 사진으로 걸어본다. 오늘의 총평은 `고용산은 진달래의 명소'이다 - 4월 4일 목요일 9시 - 집결지 : 충남 아산시 영인면 신화리 36(고룡사) -경로 : 고룡사 - 용화사 갈림길(4.2km 3시간 ★☆☆☆☆) 마치 피어난 연꽃 같다고 감탄한 털질경이. 마치 열매 같은 혹벌레집 무덤가.. 2024. 4. 4.
[아산 둘레길] - 강당골 둘레길 지난해 5월 때죽나무 꽃이 한창일 때 우리가 올랐던 광덕산이 둘레길걷기 맨 첫 번째 코스여서 반가웠다. 원래 분기별 첫 달 첫 주는 방학인데 좋은 계절에 꽃 보며 걷자고 해서 모이게 되었다고 한다. 20명 정원이라고 했지만 어디 정해진 실내 공간이 아닌 탁 트인 야외에서 만나 움직이게 되는 것이라 10명 늘려 30명을 뽑았고 지금도 더 가입해도 된다고 하네. 인솔하시는 분이 `아산시둘레길탐방해설사'이며 `아산시둘레길탐방개발자'라고 한다. 책도 내신 분이며 지리역사 교사로 재직하시다가 퇴직하신 후에 재능기부로 둘레길 강좌를 두 개의 동 행정복지센터에서 맡고 계신다고. - 4월 2일 화요일 9시 - 집결지 : 아산시 송악면 강당리 301-3 강당골주차장 - 경로 : 멱시 - 마리골 - 어둔골(6km 3시간 .. 2024. 4. 3.
시골 체험 수양버드나무 가지가 연둣빛으로 축축 처지는 3월 말 일요일에 구도심의 식당에 들러 어머님 좋아하시는 소꼬리곰탕을 사고 반찬 몇 가지 만든 것과 함께 차에 싣고 시골집으로 향한다. 시골집에 도착하자마자 감나무들 밑에 돋아난 머위를 뜯는다. 시동생이 좀 더 자라야 먹는 것 아니냐고 물어서 이맘때가 가장 맛있다고 알려준다. 머위나물 캐는 중에 옆집에선 시제 지내러 왔다며 형제간들로 북적거렸다. 그중 오랫동안 남편 고향친구 모임에서 보았던 부부가 있어 반갑게 인사했다. 남편 친구 부인이 머위 뜯는 나를 보더니 꽃봉오리를 따서 튀겨 먹어야지,라고 한다. 그렇지만 나는 익숙한 맛을 찾아 이파리만 뜯었네. 몇 해 전부터 고향집에 내려와 옆집을 지키며 살고 있는 내 또래쯤 되어 보이는 여인네가 머위 뜯는 나를 무척 부.. 2024. 4. 1.
목련꽃 피는 봄날 하얀 목련 양 희 은 하얀 목련이 필 때면 다시 생각나는 사람 봄비 내린 거리마다 슬픈 그대 뒷모습 하얀 눈이 내리던 어느 날 우리 따스한 기억들 언제까지 내 사랑이어라 내 사랑이어라 거리엔 다정한 연인들 혼자서 걷는 외로운 나 아름다운 사랑 얘기를 잊을 수 있을까 그대 떠난 봄처럼 다시 목련은 피어나고 아픈 가슴 빈자리에 하얀 목련이 진다 목 련 류 시 화 목련을 습관처럼 좋아한 적이 있었다 잎을 피우기도 전에 꽃을 먼저 피우는 목련처럼 삶을 채 살아 보기도 전에 나는 삶의 허무를 키웠다 목련나무 줄기는 뿌리로부터 꽃물을 밀어 올리고 나는 또 서러운 눈물을 땅에 심었다 그래서 내게 남은 것은 무엇인가 모든 것을 나는 버릴 수 있었지만 차마 나를 버리진 못했다 목련이 필 때쯤이면 내 병은 습관적으로 깊어.. 2024. 4. 1.
향수 제주도로 출장 갔던 남편이 향수를 하나 사 왔다. 비행기 탑승 시간이 남아 면세점을 구경하다가 마침 향수 떨어졌다는 마눌의 말이 퍼뜩 생각났단다.(기특한지고!) 집에 들어오면서부터 싱글벙글 웃는 표정으로 저녁 준비하고 있는 내 앞에 자랑스럽게 봉투를 턱 내밀었다. 자신은 후각이 시원찮아 향에 대한 판단력을 믿을 수 없어 판매원의 추천을 참고 삼았는데 향을 제대로 잘 골랐는지 모르겠다며 얼른 뿌려보란다. 어, 이번 건 향이 진하네. 전에 쓰던 역시나 남편의 선물이었던 아닉구딸 쁘띠 쉐리 향이 나는 참 좋았다. 조금은 달콤한 듯 풋풋한 향이어서 뿌리면 산뜻한 기분이 들곤 하였다. 그러면서도 무슨 향인지 딱히 집어내진 못했는데 복숭아향이 첨가된 것이라고 한다. ‘쁘띠 쉐리’는 복숭아, 배, 로즈 머스크 향 조.. 2024. 3. 28.
봄이 좋은가 봄 봄가을의 휴일엔 많은 사람들이 몰리므로 한적한 풍경을 보려면 평일 오전에 호수에 가야 한다. 물속에서도 새싹이 돋는 중 지나치다가 어디선가 그윽한 향기가 맡아지면 영락없이 매화나무. 나무 자체보다 향기에 더 끌리게 되는 매력 덩어리 매화나무. 풀꽃은 뭉쳐서 피어야 더 아름다운 것 같다. 봄까치꽃(개불알풀)이 융단처럼 피어 있는 봄. 아마도 나처럼 봄이 좋은가 봄. 호수를 돌며 일일이 나무에 감탄하고, 꽃에 감탄하고, 풍경에 감탄한다. 툭 터질 준비 완료 버드나무 꽃에는 많은 곤충들이 몰려 있었다. 머잖아 저 꽃들이 하얗게 꽃씨를 날리게 되면 여기저기 하얗게 꽃씨눈이 쌓이고 꽃씨뭉치가 솜뭉치 마냥 굴러다니게 된다. 어찌나 두텁게 쌓이는지 보노라면 허허 헛웃음을 유발한다. * * * 어제 우리 집 창밖으로는.. 2024. 3.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