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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계국 꽃길 위에서 담석 제거 시술을 받으시고 열흘 만에 퇴원하신 어머님을 뵈러 갔다.큰시누이가 병원에서부터 시작하여 모시고 함께 시댁으로 내려와여러 모로 힘써주어 나는 그다지 할 일이 없어뒷내에 잠깐 산책 갔다 오겠다 하니 웬일로 남편이 따라 나서 함께 걷게 되었다. 막 모내기가 끝난 듯한 논들. 긴 둑방길 양쪽으로 어린 날 학교 가는 길 양쪽으로 코스모스 피어 살랑거렸듯이노란 금계국이 피어 부는 바람에 살랑이며 춤을 추었다.남편 어렸을 적엔 이런 꽃이 없었다고 하니 근래에 일부러 조성한 꽃길이지 않나 싶다. 예쁜 금계국 꽃길이 좋았는지 갑자기 둘이서 셀카를 찍자고 한다.연달아 여러 장을 찍어 그중 잘 나온 사진으로 내게 보낸다. 이따금 오던 길도 한 번씩 돌아봐 주고, 금계국 증명사진도 찍어주고, 몇 번의 홍.. 2025. 6. 9.
검은등뻐꾸기 울음소리 집 근처 숲에서는 봄이 되어 이따금 창문을 열어 놓고 생활할 즈음부터이런저런 새들의 울음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한다.그중 `뻐~~꾹' 하고 우는 뻐꾸기 울음소리가 참 좋다고 생각했는데6월 들어 특이한 울음소리가 자주 들려와 울음소리를 들을 때면 절로 장난기가 솟구치며 미소가 지어지는검은등뻐꾸기 울음소리를 좋아하게 되었다. 누군가는 `홀딱벗고'라고 운다고 하고,또 누군가는 `머리깎고'라고 운다고 하고,어느 나라에선가는 `보고타코' 운다고 표현하고,또 다른 울음소리 표현으로는 `카카카코'라는 표현이 있다.내 귀엔 `호호호호' 우는 것 같기도 하고 `휘휘휘휘' 또는 `뻐뻐뻐꾹' 우는 것 같기도 하다. 언젠가는 TV속에서나 들었던 소쩍새가 울어 마냥 신기했는데밤부터 시작해 새벽까지 울어대는 통에 너는 잠도 없느냐고.. 2025. 6. 8.
맑은 날 맑은 햇살이 퍼져 있는 오전 9시 반쯤에 집을 나섰다.바람이 불어오면 바람을 통과시켜 기분 좋은 시원함을 느끼며 바람의 맛을 알게 해 주고또 동시에 땀 나도 들러붙지 않는 천 특성의 고마움을 깨닫게 해주는 린넨 소재 긴소매 셔츠에이따금 불어오는 바람에 날아가지 않게 턱 밑에서 끈을 조일 수 있는 모자를 눌러쓰고,햇볕에 손등 그을리지 말라고 반손가락장갑을 끼고,목엔 커다란 손수건을 접어 말아 둘렀다. 햇빛의 강력한 힘을 너무도 잘 알게 되었기에햇빛 무서운 줄 모르고 맞짱 뜨던 예전의 나는 이제 없다.그럼에도 햇빛의 고마움 또한 잘 알기에 최소한의 햇볕은 쪼이려고반바지를 입어 다리만큼은 햇볕 아래 드러내 놓는다. 여러 모로 고마운 내 다리.ㅋㅋ 햇볕은 조금 뜨거워졌지만 바람이 이따금 한 번씩 불어 시원함을.. 2025. 6. 7.
먼 곳까지 걸어가 보자 우리 집에서 세탁소까지 걸어서 1시간가량 걸릴 거라고 카카오맵이 알려줬다.거기까지 가서 바지 찾고 올 때는 다른 길을 선택해 여기저기 기웃거리다 돌아왔더니 2시간 반 가량 걸렸다.걸음수는 1만 5천 보 정도. 흰색에서 노란색으로 변해간다 해서 `금은화'라고도 부르는 인동덩굴의 꽃향기가 솔솔 풍겨왔다.꽃 생김새 참 독특해! 하이! 나도 반가워 사진 한 장 찍은 후 살짝 경사도가 있는 길을 걸어 올라간다. 세탁소에서 바지를 찾아 가방에 접어 넣고 길을 건너 우리가 이따금 양꼬치와 양갈비를 먹으러 가는독특한 상호의 흠달미식방을 지나 온양용화중학교 옆 장골근린공원으로 올라가는 길에 어디선가 코를 찌르는 냄새.어, 벌써 밤꽃이 피었다. 원래 양고기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는데 흠달미식방의 양고기는 맛있다.특히 양갈비.. 2025. 6. 3.
장미의 계절 5월 27일 화요일서울에서 아산으로 내려온 날 오후,퇴근한 남편과 신정호에 도착하니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었다. 작년에 백일홍 심던 자리에 올해는 갓을 심어 노란 유채꽃 같은 꽃들이 피어났다.잎이 줄기를 감싸면 `유채'이고, 잎이 줄기를 감싸지 않으면 `갓'이라고 둘레길 걷기 M쌤께 배웠다. 저 호수 건너편 새로 생긴 대형카페는 날이면 날마다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휴일에 차로 그 앞을 지나려면 카페를 이용하려는 많은 차량으로 정체를 겪을 지경이다. 해마다 5월이면 나를 감동하게 만드는 분홍 안젤라장미가 만발하였다. 저무는 해를 바라보며 신정호를 걷는 길,연지엔 연잎이 이만큼 올라왔었는데 어제 보니 그새 쑥 키가 자라 있었다. 5월 28일 수요일 헬스장 러닝머신에서 걸으며 바라보는 곳 초.. 2025. 6. 2.
아침고요수목원 - 세 자매와 엄마가 함께 떠난 여행 친정집에서 1시간 정도 달려가면 되는 곳이 아침고요수목원이었다.일부러 평일 월요일로 날을 잡아갔더니 과연 짐작대로 붐비지 않아 좋았다. 명이나물 꺾어 장아찌 담고 싶어 하시는 엄마.그건 곤드레나물을 볼 때도 마찬가지. 꺾어다 나물 해 먹으면 참 맛나겠다. 엄청 잘 됐구만.땅이 기름진 지 거름을 준 건지 정성이 듬뿍 들어간 건지식물들이 대체적으로 다른 어디에서도 본 적 없을 정도로 크고 싱싱하고 윤기가 났다. 하늘에 둥실둥실 떠있는 하얀 뭉게구름이 마치 여름하늘 마냥 아름다워연신 하늘에 감탄하게 되는 날이었다.날씨도 좋고 기분도 좋고 아무튼 이래저래 좋았던 거야~~♬~♪~♩~♬~~ 세상에! 코스모스를 겹꽃으로 개량했다. 홑꽃잎의 청초하고 여리여리한 맛이 더 좋은 걸. 꽃송이 안에 주근깨를 잔뜩 .. 2025. 5. 30.
복사하듯 사진 찍기 친정 동네 산에 오르다 마주친 자주달개비 엄마가 `회사꽃'이라고 한다.고향 동네에선 이 꽃을 회사꽃이라고 불렀다.그걸 엄마가 알고 있다는 것이 새삼스럽게 반갑다.너무도 흔해서 여름이 끝날 무렵이면베어 말렸다가 땔감으로 쓰기도 했으며 `꽃회사'라는 마을 이름도 있었다.서울에 와서 고향의 꽃이라며 반갑게 보았던 꽃 금계국. 국수나무에 자잘한 꽃송이들이 조롱조롱 피어났다. 생강나무엔 열매가 막 맺혔고, 생강나무 잎을 하나 따서 비빈 후에엄마 코에 갖다 대며 생강향이 나느냐고 물었더니 잘 모르겠다신다. 오른편 나지막한 산은 천장산, 그 뒤로 길게 뻗은 산은 북한산. 남산타워가 보이고, 왼편 길게 뻗은 산은 관악산. 가운데 동그란 낮은 산의 이름이 `배봉산', 그 뒤로 높게 보이는 관악산. 용마산이 보이고.. 2025. 5. 28.
[아산 둘레길] - 외암평촌리 둘레길 - 5월 20일 화요일 9시- 경로 : 외암마을 - 평촌리 - 윗산막골(8.5km 3시간 ☆☆☆☆☆) 외암마을 제1주차장에서 만나 평촌리 쪽으로 이동한다. 평촌리에 접어드니 어느새 모내기가 끝난 논도 있었다.송악면에 오래 거주한 회원 하나가 말하기를 평촌리 들판이 넓어서 평촌리 사람들은 모두 부자란다. 우사인 줄 알았더니 덩치가 제법 커서 놀라운 커다란 뿔의 사슴이다.태양광 지붕을 얹으려면 그 밑에다가 뭐라도 해야 허락이 나기에 사슴을 키우는 것이라고 이곳 주민인 회원이 말해준다. 일제 강점기에 지금의 위치에 송악저수지 제방을 쌓으려 했던 것이 아니라저 도구산과 설화산 사이에 제방을 쌓으려 했었다고 한다.그랬더라면 외암마을과 평촌리마을은 수몰되었으려나.지금의 송악저수지는 예산 예.. 2025. 5. 21.
지금 모나밸리 전시관에선 5월 19일 지난겨울 모나밸리에 다녀오는 길에 보며 멋지다고 생각했던 그 근처 나무는 가지가 휘어지게 잎사귀를 달고 있었다. 물의 정원 사잇길을 지나 네 동의 전시관 건물이 둘러싸고 있는 바오밥나무를 보며제1전시관은 늘 모나밸리 운영자 윤경숙 작가의 전용 전시공간이길래 통과하고(늘 같은 작품이 전시되어 있어서...)제2전시관부터 둘러보는데 각 공간마다 다른 작가의 작품이 전시되었던 예전과 달리 이번엔 세 곳 모두 최인선 작가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었다.전시 기간은 4월 5일부터 6월 29일까지라고 한다. 그는 이번 전시에 대한 단상을 다섯 가지 명제로 정리한다.하나, 텅 빈 충만함 그리고 흰둘, 있는 그대로 희고, 없는 것처럼 검은셋, 비로소 보이는 넷, 비결정성(indeterminary)의 .. 2025. 5.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