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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또 하루266

라일락 꽃향기 흩날리던 날 이번에도 우리는 언제나처럼 종로3가역에서 만났다.헤아려보니 무어그리 바쁜지 12월 모임 후 4개월 만이었다.인사동 시민약국 옆 길로 들어가 우회전을 해서곤드레나물밥집에서 곤드레나물에 게장으로 점심을 먹었다. 이날 오고 간 소소한 선물들나는 프랑스자수로 만든 파우치를 모두에게 한 개씩 주었고,J는 인사동 길을 거닐다 `폭싹 속았수다'의 애순이를 떠올리며갤러리 앞 좌판에서 꽃핀과 한 친구에겐 꽃핀 대신 꽃팔찌를 사 주었고,H는 수반(?)을 한 개씩, C는 교보문고에서 각자가 원하는 책을 한 권씩 사 주었다. 나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댄스 댄스 댄스'를 골랐다.J가 그랬다. 너는 무라카미 하루키를 좋아하는구나.그러고 보니 언젠가도 교보문고에 와서 무라카미 하루키의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2025. 4. 26.
봄나물 잔치 어느 볕 좋은 날엔 오전 맑은 햇살 아래 엄마랑 봄나물을 캤다.개망초, 지칭개, 뽀리뱅이, 가는잎왕고들빼기, 민들레 등을 섞어 캐고 있을 때운동 나온 행인들은 그냥 지나쳐가지 못하고 질문을 퍼부어댔다.그거도 먹는 거예요? 걔는 이름이 뭐예요? 어떻게 해 먹어요? 과장 조금 섞어서 한 열다섯 명이 물어보았나 보다.나중엔 이제 그만 그냥 지나쳐 가주었으면 하고 바라게 되었는데그중에 어떤 여인과 남자는 아예 우리 옆에 착 붙어서 이러쿵저러쿵하였다.그들은 호기심을 품은 호의였지만 그런 호의가 끊임없이 계속되니 나중엔 지치게 되었다. 서울이라는 대도시 사람들은 나물 캐는 모습이 무척 신기한가 보았다.이곳 아산에서 나물을 캐고 있으면 나물 캐고 있나 보다 하며 그냥 지나쳐 가고,또 사실 인적도 뜸해서 나물 캐는 나.. 2025. 4. 26.
봄마중 3월 9일 일요일 주중엔 딱 주간보호센터와 집만 왔다 갔다 하시면서그마저도 주간보호센터에 다녀오시면 피곤하여 계속 주무시기만 하시는 어머님을 모시고 동서네와 함께 다섯이서 탑정호에 봄바람 쐬러 갔다.봄은 어디만큼 와있는가? 논산 하면 딸기(딸기 조형물을 곳곳에서 볼 수 있음),논산 하면 논산훈련소. 국방대학교도 논산에 있고. 오리 한 쌍이 물밖으로 나오더니 깃털을 가다듬는데 여념이 없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나무들에 푸른 물이 살짝 올랐다. 논산을 대표하는 작가 김홍신, 박범신.     봄의 불청객 미세먼지가 뿌옇게 끼어 먼 풍경들은 온통 회색. 탑정호 주변에서 가장 탐나는 자리라는 탑정호를 내려다보고 있는 마을 신풍리.이 마을에 전원주택 지으면 내려와 살 거냐고 물을 때마다 나의 대답은 단연코 No.만일.. 2025. 3. 12.
별 걸 다 찍고 별 걸 다 기록 요즘은 인터넷이 발달하여 생활에 필요한 모든 것을 인터넷으로 구매할 수 있지만배달 오는 데까지 시간이 걸리므로 성격 급한 나는 그걸 못 참고 직접 사러 갔다.전날 저녁 침대 한켠에다 십자수 실통 올리고 TV 보며 프랑스자수를 놓고 있었는데돌아눕던 남편의 동작에 그만 십자수 실통이 바닥으로 떨어져 버렸다.깜짝 놀라 얼른 들어 올렸지만 이미 실 몇 개는 이리저리 쏟아졌고실통의 뚜껑은 한쪽 이음새가 망가져 뚜껑의 구실을 못하게 되어버렸지 무언가.이로써 20여 년 동안 내 곁에 있었던 십자수 실통과 안녕을 고하게 되었다. 프랑스자수 수업 듣는 이에게 전통시장 어디쯤에 십자수가게가 있다고 들었고지난번엔 차 끌고 다녀갔더랬는데 검색해 보니내가 운동하는 행정복지센터 헬스장에선 걸어갈 수 있는 거리였으며 소요시간은 .. 2025. 2. 24.
냉이는 대보름 즈음에 캐는 나물이라고 해서 냉이는 대보름 즈음에 캐는 나물이라고 했다며 우리의 추진력 짱인 S쌤이 냉이 캐러 가자고 했다.그러고선 이맘때 냉이는 다른 봄나물과는 다르게칼이 아니라 호미로 캐는 것이라고 했다.그러나 호미가 집에 있을 리 만무해서 집에 있는 과도 중 가장 긴 칼을 챙겨 갔다. 아침에 커튼을 젖히니 미처 지지 않은 둥근달이 옅게 보였다.달력을 보니 어제가 대보름이니 대보름달이다. 운동을 20여 일가량 쉬었다가 다시 시작했더니 온몸의 근육들이 다 아프다 아프다 하는데오랜만의 운동이 주는 쾌감이 좋아 어제 하체 운동에 이어 오늘은 상체 운동을 하러 갔었다. 12시 30분에 Y쌤이 추천한 외암마을 근처의 식당에서 우리는 만났다. 나는 연잎밥. 옆의 해유 건물에 있는 놀다가게 카페에서 레몬 생강차와 대추차를 마셨다.나는 대추.. 2025. 2. 14.
눈은 푹푹 나리고 거동이 불편하신 어머니와 나란히 소파에 앉아 이따금 한 번씩 창밖을 내다보며 탄성을 지른다.야! 눈 봐라! 대단하다!눈보라가 휘날렸다가 다시 말간 하늘이 되었다가화이트아웃을 연상시키게 한 치 앞도 안 보이게 퍼부어댔다.올겨울엔 유난히 더 눈이 많은 것 같다.어머니 와계시고 다른 모든 걸 포기했다가오늘 프랑스자수 만큼은 참석하려 했더니밤새 내린 눈에 이어 또다시 아침부터 거세게 쏟아지는 눈으로 인해 뒤늦게 휴강 문자가 왔다.준비 다 하고 막 나가려던 나는 그대로 주저앉았고먼 데서 오는 사람들은 오다가 중간에 돌아갔다고 한다.            설에 내려온 아들들은 눈 쌓인 아산의 풍경이 마치 시베리아 벌판 같다는 감상평을 남겼다.조금 전 8시 뉴스로 보니 일본에는 더 어마무시하게 눈이 왔네. 2025. 2. 7.
벌써 1월은 가고 어느새 2월 1월 12일 화요일12월에 태어나신 친정엄마의 생신을 축하드리러 서울에 갔었다.간 김에 밥맛이 이상해졌다는 전기압력밥솥 AS를 맡기러 갔다.서울에 가면 엄마가 미처 해결하지 못하고 있던 일들을 해결하고 오게 되는 경우가 많다. 길을 나서면 번잡한 서울의 길에선 수시로 경적 소리가 울리기 십상이다.중소도시에선 웬만하면 울리지 않는 클락션 소리를 서울의 거리에서 듣노라면느긋함과 조급함의 차이가 느껴지곤 한다.그래서 다소 엉뚱한 생각일지 모르지만 `서울 사람들은 참 바빠!'라는 생각이 종종 들 때가 있다. 1월 19일 일요일작은시누이 집에 세 집이 모여 어머님 문제로 상의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엔으레 수원 화성 옆으로 지나쳐 오게 된다.언젠가 아들들과 와서 넷이서 함께 걸었던 추억이 문득 떠오르곤 한다. 아.. 2025. 2. 3.
소소한 일상이 주는 행복 장염으로 일주일 정도 빌빌거리다 조금 나아져서 힘을 낼 겸 신정호에 갔다.남편은 감기를 한 달 정도 앓고 장염까지 가볍게 앓은 후다.둘 다 연초부터 비실비실. 아직도 우리의 식사는 슴슴하게 고춧가루 들어가지 않는 떡만둣국이나두부를 부쳐 식사대용으로 먹거나 밥을 먹어도 시금치나물이나 김 같이 맵지 않고 짜지 않은 반찬이다.요거트에 삶은 계란을 먹거나 죽만 먹다가 떡만둣국을 먹던 어제,새삼스럽게 먹는 즐거움이 어찌나 크던지.못 먹어서 몸무게도 2킬로나 빠졌는데 아픈 와중에도 그건 퍽 마음에 들고 좋았다.이제 완전히 회복되면 체중은 금방 제자리로 돌아가버리겠지만. 생각보다 우리의 컨디션은 좋았다.호수를 돌고 있는 사람들을 쭉쭉 제치고 나아갔고, 보폭을 크게 크게 떼며 건강함에 감사하게 되는 날이었다.호수의 멋.. 2025. 1. 26.
방학 동안 프랑스자수 한 달 조금 넘는 방학 동안 수놓은 이런저런 것들. 방학 숙제로 내주었던 것은 수놓아 액자에 담아 컴퓨터 책상 앞에 걸었다.이따금 한 번씩 쳐다보는 기분이 괜찮다.그 옆엔 아들들의 사진들. 사진엔 없는 베이지색 파우치 한 개까지 합해 다섯 개 수놓기.EBS강좌 보고서 샤프펜슬로 따라 그려 수놓은 것들.제비꽃, 개망초, 닭의장풀(달개비), 미나리아재비, 메타세콰이아 잎 등......미나리아재비는 원래 노란색 꽃인 것을노랑으로 수놓으면 천 위에서 색이 도드라지지 않을 것 같아 진분홍색으로 수놓았다.같은 이유로 파란색 원단 위에 수 놓인 제비꽃은오래전에 강화도 마니산에서 보았던 `노랑제비꽃'으로. 둘레길 걷기 총무가 자그마한 것 한 개만 만들어 달라고 해서 개망초 파우치를 만들었으나너무 작은 소품인.. 2025. 1.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