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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정호의 사계(四季)

4월 중순의 신정호와 어제

by 눈부신햇살* 2021. 4. 20.

생전 처음 논스톱으로 3시간 운전을 했다.

내 차를 가지고 내려오려고 출근을 해야 하는 남편은 일요일 저녁에 먼저 내려오고,

나는 덜 붐비는 월요일 낮에 내려오기로 했다.

 

운전면허 딴 지 10년이 넘는 동안 거의 매일 조금씩 운전을 하기는 했지만

한 번에 30분 이상 운전한 적이 없어서 자동차 정기검진을 받으러 가면 늘 한 마디씩 듣곤 했다.

- 아직도 새 차네요.

- 이렇게 운전을 안 하면 차에 더 안 좋아요. 적당하게 운전해줘야 돼요. 한번 시동 걸면 

  30분 이상 끌어줘야 하고요. 그렇지 않으면 차에 무리가 가요 등등......

5년 된 차가 이제 1만 키로 조금 넘게 달렸으니 말 다했다.

 

새 차 사기 전에는 어디 긁히는 것 신경 쓰지 말고 맘껏 운전하라며 남편이 중고차를 사줬었다.

그리하여 5년 동안 중고차를 탔었는데 그 차 살 때 남편이 이상하다고 했다.

연식에 비해 자동차 주행거리가 너무 짧다고.

이제는 이렇게 말한다. 아마도 나 같은 사람이었나 보다고.

 

그러다 그나마 길게 타게 된 건 친정에 갈 때였다.

처음 갈 때 두 시간 정도 서울 시내 헤매고, 다음에 갈 때 1시간 반 정도 걸려 가고

그러면서 차츰차츰 길게 운전하는 것에 대한 겁이 조금씩 줄어갔다고 해야 할까.

 

나 같이 겁 많은 사람도 운전을 한다고 주변의 지인이나 친구들은 놀라워했다.

내가 그들에게 용기를 주는 표본인지 나를 보고 운전면허 딴 이도 몇 있다.

 

어제도 3시간 동안 긴장하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다.

인터넷으로 검색했을 때 2시간 20분 정도 걸린다고 해서 출발했던 건데 도로는 중간중간 막혔다. 

원래 월요일엔 화물차량이 좀 많기도 하고, 도로가 조금 막힌다고 한다. 

 

아무튼, 11시에 출발해서 2시에 도착한 나는 잽싸게 차 끌고 신정호에 갔다.

내 사랑, 신정호.ㅎㅎ

 

오늘, 

3시간 동안 가속페달과 브레이크 밟았다 떼었다 한 후유증으로

오른쪽 허벅지에 근육통이 생겼다.

세상에나!

 

 

 

꽃복숭아 꽃은 참 오래가는구나!

 

 

내가 멀리서 자신을 찍는다는 걸 의식해서 두리번거린다.

 

군복 같은 수피의 모과나무 꽃

 

꽃사과나무 꽃도 한창이다.

 

겹벚꽃나무도 제철인가 보다.

 

연잎이 이렇게 돋아난다는 걸 처음 알았다.

 

 

뜰보리수인지 보리수인지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보리수'라고 이름표를 달고 있다.

고향에서는 `포리똥나무'라고 불렀다.

포리는 파리의 사투리다. 저 나무 열매에 있는 자잘한 점들이 파리의 똥처럼 보여서 그렇게 이름이 붙었나 보다.

그때는 간식거리가 귀한 시절이었고 저 열매가 맛있었다.

 

시댁 한켠에 저 나무가 있길래 반가운 마음에 한번 따먹어 보고 다시는 먹지 않는다. 맹맛이었다.

지금 생각해보니 내가 어렸을 적에 먹었던 보리수 열매보다 더 크고 길쭉한 모양이었으므로

아마도 시댁에 있는 나무의 열매는 뜰보리수 열매이지 않았을까?

 

 

어느 식당 마당에 서 있던 서부해당화. 꽃사과나무의 일종이란다.

 

그 마당에 금낭화도 피어 있어서 반갑게 보았다. 일찍 피는 꽃이구나!

 

연녹색으로 피어서 눈에 띄지도 않는 화살나무의 꽃도 피었다.

 

가시가 무서운 탱자나무

 

황매화
하얀색 모란은 처음 본다. 가운데 수술 부분이 왕관 같다.

 

온갖 꽃들이 피었다 지고 또 피어나는 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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