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보니 신정호 관찰일지 같은 내 블로그.ㅎㅎ
그사이 신정호는 이만큼 푸르러졌다.
지금은 배꽃과 복사꽃의 시절인가 보다.
과수원에도 배꽃과 복사꽃이 만발했다.
호수의 풍경에 빠져서 보고 또 보다가 사진을 찍다가 걸어가다가 하고 있었다.
사진을 찍는 내 뒤에서 말을 건네는 이가 있었다.
돌아보니 첫눈에 60 대초쯤이나 되어 보이는 아저씨였다.
사진을 찍어주겠단다. 순간 당황한 나는 제 사진은 찍지 않는다고 했다.
그럼 자신을 찍어달라고 하신다. 어디에다 보낸다고.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걸어오고 있는 모습을 찍어달라고 하신다.
내가 사진을 찍고 있으니까 사진을 잘 찍으리라는 생각이 들어서였을까?
나는 얼떨결에 휴대폰을 건네받고 걸어오는 모습을 한 장 찍어드렸다.
한 장만 찍었어요, 하며......
걷다가 어느 젊은이를 추월하게 되었다. 그러나 사진을 찍으며 걷다 보니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게 되었다.
자연스레 몇 차례 뒷모습을 보게 되었는데 자신은 지금 굉장히 우울하다는 메시지를 온몸으로 풍기고 있었다.
깊은 한숨을 쉬며 어깨를 축 늘어뜨리고
하늘 한 번 쳐다보고, 호수 한 번 쳐다보고, 땅 한 번 쳐다보며 터덜터덜 걷는다.
내 아들 또래쯤 되었을까. 가만히 마음을 토닥여 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힘들어하지 않아도 돼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유명한 말처럼 이 또한 지나가고
사람은 어떻게든 살아지고 살아가게 되어 있어요.
하긴 또 어떤 말처럼 바닥을 쳐야 다시 떠오를 수도 있겠지요.
내 마음이 전해질 리 없건만 그런 마음이 스멀스멀 올라왔다.
이화에 월백하고 은한이 삼경인제
일지 춘심을 자규야 알랴마는
다정도 병인양하여 잠 못 이뤄하노라
시조 외우기는 내 오랜 취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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