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전 처음 논스톱으로 3시간 운전을 했다.
내 차를 가지고 내려오려고 출근을 해야 하는 남편은 일요일 저녁에 먼저 내려오고,
나는 덜 붐비는 월요일 낮에 내려오기로 했다.
운전면허 딴 지 10년이 넘는 동안 거의 매일 조금씩 운전을 하기는 했지만
한 번에 30분 이상 운전한 적이 없어서 자동차 정기검진을 받으러 가면 늘 한 마디씩 듣곤 했다.
- 아직도 새 차네요.
- 이렇게 운전을 안 하면 차에 더 안 좋아요. 적당하게 운전해줘야 돼요. 한번 시동 걸면
30분 이상 끌어줘야 하고요. 그렇지 않으면 차에 무리가 가요 등등......
5년 된 차가 이제 1만 키로 조금 넘게 달렸으니 말 다했다.
새 차 사기 전에는 어디 긁히는 것 신경 쓰지 말고 맘껏 운전하라며 남편이 중고차를 사줬었다.
그리하여 5년 동안 중고차를 탔었는데 그 차 살 때 남편이 이상하다고 했다.
연식에 비해 자동차 주행거리가 너무 짧다고.
이제는 이렇게 말한다. 아마도 나 같은 사람이었나 보다고.
그러다 그나마 길게 타게 된 건 친정에 갈 때였다.
처음 갈 때 두 시간 정도 서울 시내 헤매고, 다음에 갈 때 1시간 반 정도 걸려 가고
그러면서 차츰차츰 길게 운전하는 것에 대한 겁이 조금씩 줄어갔다고 해야 할까.
나 같이 겁 많은 사람도 운전을 한다고 주변의 지인이나 친구들은 놀라워했다.
내가 그들에게 용기를 주는 표본인지 나를 보고 운전면허 딴 이도 몇 있다.
어제도 3시간 동안 긴장하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다.
인터넷으로 검색했을 때 2시간 20분 정도 걸린다고 해서 출발했던 건데 도로는 중간중간 막혔다.
원래 월요일엔 화물차량이 좀 많기도 하고, 도로가 조금 막힌다고 한다.
아무튼, 11시에 출발해서 2시에 도착한 나는 잽싸게 차 끌고 신정호에 갔다.
내 사랑, 신정호.ㅎㅎ
오늘,
3시간 동안 가속페달과 브레이크 밟았다 떼었다 한 후유증으로
오른쪽 허벅지에 근육통이 생겼다.
세상에나!
고향에서는 `포리똥나무'라고 불렀다.
포리는 파리의 사투리다. 저 나무 열매에 있는 자잘한 점들이 파리의 똥처럼 보여서 그렇게 이름이 붙었나 보다.
그때는 간식거리가 귀한 시절이었고 저 열매가 맛있었다.
시댁 한켠에 저 나무가 있길래 반가운 마음에 한번 따먹어 보고 다시는 먹지 않는다. 맹맛이었다.
지금 생각해보니 내가 어렸을 적에 먹었던 보리수 열매보다 더 크고 길쭉한 모양이었으므로
아마도 시댁에 있는 나무의 열매는 뜰보리수 열매이지 않았을까?
온갖 꽃들이 피었다 지고 또 피어나는 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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