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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날 비가 개이자 맑은 하늘이 펼쳐진다. 맑고 드넓게 펼쳐지는 하늘을 보면 괜히 기분이 좋아진다. 4월 초 어떤 날, 만만하게 보이는 저 산에 이따금 사람들이 올라가길래 궁금해서 올라가 보았다. 그저 조금 올랐다가 무엇이 내려다 보이는지만 알고 내려올 생각이었다. 하지만 20여분 걷다가 내려갈 길을 찾아도 보이지 않는 것이었다. 그때부터 슬슬 겁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내가 또 무모한 짓을 시작했구나...... 쓸데없이 호기심은 많아가지고......' 시간이 많이 흐른 것 같았지만 실제로는 20여분 밖에 흐르지 않았다는 사실에 놀라며 어떻게든 산을 벗어나려고 길을 찾아 헤매었다. 헤매던 중에 내려가는 길일 것 같아 접어들었다가 꿩이 `꿩'하고 외치며 푸드덕 날아올라 "아유, 깜짝이야!" 하며 가슴을 쓸어내리며.. 2021. 4. 14.
비 개인 후 어제, 비 개인 다음날의 신정호 신정호와 사랑에 빠진 나.^^ 2021. 4. 14.
배꽃 구경하러 동네 산책길에 과수원을 보고서 감탄사를 늘어놓았더니 여기 배밭은 배밭도 아니란다. 어디를 가면 끝도 없이 온 마을이 배밭인 곳이 있다고 거기를 구경시켜 주겠다고 해서 지난 토요일 오전에 길을 나섰다. 그곳은 아산과 인접한 천안의 성환읍이었다. 그러니까 아산시 음봉면과 천안시 성환읍이 맞닿아 있고 그 일대가 온통 배밭이었다. `먹골배'와 `나주배'만 유명한 줄 알았더니 이곳 `성환배'도 유명하다고 한다. 아는 만큼만 보이는 것이다. 예전에 내가 멀리서 배밭을 보고 왜 하얀 종이로 만든 꽃 같다고 했는지 나 스스로가 이해가 됐다. 멀리서 보면 다른 색이 끼어 있지 않은 온통 하얀색이라 그런 느낌이 나다가 가까이 가서 보면 다른 색의 꽃술을 보고서 생각이 바뀌는 것이었다. 배밭마다 사람들이 인공수정에 여념이 .. 2021. 4. 13.
논산 탑정호 출렁다리 지난 일요일 아버님 49제 지내러 가는 길, 탑정호 옆 길로 돌아서 갔다. 지나가는 길에 잠깐 내려서 사진 몇 장 찍었다. 혹시나 했던 출렁다리는 아직 개통 전이었다. 국내 최장 출렁다리가 될 거라고 한다. 2021. 4. 13.
동구 밖 과수원 길 아름다운 풍경, 여인, 그림을 보면 감탄하듯이 잘 생긴 나무를 볼 때도 감탄한다. 이렇게 가까이서는 생전 처음 보는 과수원. 복숭아가 주렁주렁 열려서 달콤한 향을 풍기며 익어가는 모습이 그려진다. 운동 삼아 농로를 돌다가 멀리 하얀 꽃들이 보이길래 가보았다. 이렇게 온 산을 하얗게 수놓은 배꽃들. 입이 쩌억 벌어져서 보고 또 보며 사진을 찍었다. 맞은편에서 걸어오던 아저씨 둘도 내가 찍은 자리에 서더니 찰칵찰칵! 겁이 워낙 많은지라 멀리서 당겨 찍었더니 숨은 그림 찾기가 되었다. 껑충껑충 정신없이 뛰어가는 고라니만 보다가 저렇게 정지해 있는 모습은 처음 보았다. 저 먼 곳에서도 내 인기척이 느껴지나 보다. 가만히 이쪽을 바라본다. . 2021. 4. 12.
신정호의 무르익는 봄 어쩌다 보니 신정호 관찰일지 같은 내 블로그.ㅎㅎ 그사이 신정호는 이만큼 푸르러졌다. 지금은 배꽃과 복사꽃의 시절인가 보다. 과수원에도 배꽃과 복사꽃이 만발했다. 호수의 풍경에 빠져서 보고 또 보다가 사진을 찍다가 걸어가다가 하고 있었다. 사진을 찍는 내 뒤에서 말을 건네는 이가 있었다. 돌아보니 첫눈에 60 대초쯤이나 되어 보이는 아저씨였다. 사진을 찍어주겠단다. 순간 당황한 나는 제 사진은 찍지 않는다고 했다. 그럼 자신을 찍어달라고 하신다. 어디에다 보낸다고.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걸어오고 있는 모습을 찍어달라고 하신다. 내가 사진을 찍고 있으니까 사진을 잘 찍으리라는 생각이 들어서였을까? 나는 얼떨결에 휴대폰을 건네받고 걸어오는 모습을 한 장 찍어드렸다. 한 장만 찍었어요, 하며...... 걷다가 .. 2021. 4. 9.
한강변을 달릴 때면 이런 길을 달려 작은아들에게로 간다. 때로는 집에 다니러 온 아들과 함께 셋이서 달려갈 때도 있고, 우리 부부끼리 타고서 작은아들에게 반찬을 가져다 줄 때도 있다. 이 길이 강변북로라는데 이처럼 멋진 풍경이라는 것을 아들에게 가면서 처음 알았다. 볼 때마다 감탄하게 되는 풍경이다. 꼭 자연이 아니어도, 사람이 만들었어도 이렇게 멋진 풍경을 만들어 낼 수 있구나, 하는 깨달음. 4월 4일 이 길을 달려가면서 한편으로 큰아들에게 미안해지는 마음을 어쩔 수 없다. 큰아들이 국내에서 독립해 살던 시기엔 내가 좀 바빴다. 바빠서 피곤하다는 핑계로 지금처럼 그렇게 살뜰히 챙기지 못했다. 두고두고 미안하게 생각하는 점이다. 그 미안했던 걸 작은아들에게 풀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조금 전, 퇴근.. 2021. 4. 7.
전주 - 경기전 경기전은 조선 태조 이성계의 초상화를 모신 곳이다. 태종은 1410년 전주·경주·평양에 태조의 모습을 그린 초상화를 모시고 어용전이라 하였다. 그 후 태종 12년(1412)에 태조 진전이라 부르다가 세종 24년(1442)에 와서 전주는 경기전, 경주는 집경전, 평양은 영숭전으로 달리 이름을 지었다. 경기전은 임진왜란 때 불탄 것을 광해군 6년(1614)에 다시 고쳐 지었다. 건물의 구성은 본전·헌·익랑 들로 이루어져 있고 이를 내삼문과 외삼문으로 둘렀다. - 위키백과에서 발췌 정문, 외삼문, 내삼문, 이렇게 세 개의 문을 지나서 경기전 정전이 있는 마당으로 들어선다. 옛 어진은 너무 낡아 1872년에 화가 조중묵이 낡은 원본을 그대로 새로 옮겨 그린 그림이며, 옛것은 태워 백자항아리에 담아 경기전 뒤뜰에.. 2021. 4. 5.
전주 - 한옥마을 2 전주천 위에 남천교가 있고, 남천교 위에 있는 청연루 끄트머리쯤에 이런 조각상이 앉아 있다. 그 조각상을 뒤로 두고 바라보면 이런 길이다. 길만 보면 찍고 싶어 지는 이 내 마음. 이런 길도 사부작사부작 걸으며 구경하기 좋다. 고양이는 나른하게 댓돌 위에 웅크리고 있고, 그 주범인 따스한 봄볕은 마당에 사뿐히 내려앉았다. 의 작가 최명희 선생 생가터와 문학관. `혼불'이란 `사람의 혼을 이루고 있다는 푸른빛'을 뜻한단다. 그 옆에 무슨 박물관인가 체험관인가 옆에 서 있던 아저씨. 어슬렁어슬렁, 타박타박, 터덜터덜, 시적시적...... 낯선 곳 구경하기. 한옥마을의 양옥집. 그 양옥집 대문에 걸린 우리네 풍습. 예쁜 벽돌담과 호빵을 켜켜이 쌓아 놓은 듯한 나무들. 마당을 잘 가꾸는 주인장의 마음이 느껴진다.. 2021. 4.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