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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산수유꽃 따라 오랜만에 호수에 나갔더니 거기에도 노란 봄이 와서 머물고 있더라. 호수를 빙 도는 동안 군데군데 심어진 산수유꽃들 보는 재미에 홀려 시간 가는 줄 몰랐더라. 베이지 톤의 나무들 사이에서 연노랑으로 피어 자기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구나. 멀리서 보면 연노랑으로 보이다가 다가가면 진노랑으로 보이는 산수유꽃. 산수유보다 매화가 이를 줄 알았더니 매화는 이제 막 하나 둘 벙글기 시작하고 있더라. 오호, 내 사는 곳에서는 매화와 산수유가 같이 피던데 이곳에서는 산수유가 앞서 피는구나. 매화가 만개하면 이어 우유빛깔(^^) 목련도 피고, 하얀 꽃방망이 같은 조팝나무 꽃도 피고, 화사하기 그지없는 벚꽃도 피고, 그보다 살짝 진한 듯한 참말 이쁜 살구나무 꽃도 피고, 벚꽃보다 확실히 진한 복사꽃도 피고, 빨강머리 앤이 .. 2021. 3. 11.
노란 산수유꽃 따라 평촌리 쪽으로 산책을 나갔다. 미세먼지만 없다면, 그래서 파란 하늘이 펼쳐진다면 더욱더 꽃 보는 기분이 좋았으련만. 연일 미세먼지가 뿌옇게 끼어서 시야를 방해한다. - 들판의 하얀 새는 백로인가? - 그렇지. 퇴근한 남편에게 물었더니 확신에 찬 대답이 돌아온다. 그렇다면 저 물속에 서 있는 코딱지만 하게 보이는 새는 백로인 걸로. 저 멀리 오른편으로 당림미술관이 보인다. 언젠가 차로 지나가면서 한번 구경 가자는 말에 평일에 혼자 가보란다. 그렇다면 꽃이 필 때 풍경이 예쁘다고 하니 온 세상에 꽃들이 만발한 사월 어느 날 씩씩하게 혼자 가보리라. 지난해 늦가을 어떤 할머니 두 분이서 말라서 쪼그라든 산수유를 따고 있는 것을 보았다고 했더니 그 산수유를 그렇게 막 따가도 되는 건가? 했다. 글쎄, 그래도 되.. 2021. 3. 9.
꽃향기 가득한 속에... 작은아들이 대체복무기간인데도 연봉이 천만 원 올랐다. 근무한 지 1년이 지나면 이직할 수 있다는데 아마도 이직하지 말라고 올려주지 않았을까 싶다. 거기다 인센티브도 받고, 연말소득정산받고, 1,2월 급여 인상분을 추가로 받으면 이번 달에 5백만 원 정도가 더 들어온다고 한다. 당연히 신났다. 덩달아 엄마도 신났다. 축하하는 마음으로 맛있는 밥 먹자고 했는데 인상된 아들이 사는 게 당연하다고 아들이 밥을 사겠다고 했다. 오마카세를 사준단다. 오마카세 집은 처음이었다. 밥알이 또록또록 살아 있는 여태껏 먹어본 중에 가장 맛있는 초밥이었다. 한 개 먹을 때마다 아들과 눈을 맞추며 맛있다고 고개를 끄덕끄덕. 남편에게 맛있지, 하며 눈을 빛내며 웃었다. 아들이 식사에 곁들일 화이트 와인도 한 병 가져왔다. 검색해.. 2021. 3. 8.
구름이 멋지던 날 비 개인 어제는 푸르디푸른 하늘에 구름이 뭉게뭉게... 구름이 다 한 날. 2021. 3. 3.
먼길 지난 2월 22일 89세를 일기로 아버님께서 먼길을 떠나셨다. 세 번의 위독한 고비를 넘기고 더 이상의 연명치료는 하지 말자는 결정으로 투석을 멈추고 인공호흡기를 떼었다. 병원에 입원하신 지 20여 일 동안에 마른 몸은 더욱더 바싹 마르고 인공호흡기를 달고도 호흡은 가빠 뵐 때마다 눈물이 후드득 떨어지곤 했다. 29년 전 어머니 친척들과의 시댁 마을 저수지 소풍 길에 모든 것이 어렵기만 했던 갓 시집 온 새색시인 내 손을 꼭 잡고 걸어가시며 나는 자부나 딸이나 똑같은 마음이다, 라며 말씀하시던 아버님. 오히려 당신의 딸보다도 내게 마음을 더 기울여서 시시때때로 작은 딸의 원성을 들었던 아버님. 심지어 위독한 병실에서조차 " 아버지, 아버지가 제일 좋아하는 셋째 며느리 왔어." 라고 말해 헛웃음을 짓게 만.. 2021. 3. 2.
이런 모습 니가 행복하면 나도 좋다. 2021. 3. 1.
멋진 서울 풍경 작은아들 회사에서 바라보는 한강과 남산, 남산에 있는 서울타워. 눈 쌓인 잠실의 장미아파트와 한강, 멀리 보이는 북한산. 2021. 3. 1.
자랑 큰아들이 성당에 처음 나가게 된 건 군에 있을 때였다. 어릴 때 비록 엄마 따라서 이긴 하지만 교회를 다녔음에도 교회가 아닌 성당을 택한 건 뜻밖이었다. 성당은 한 번도 나가본 적이 없어서 한번 등록하면 촘촘한 연결망으로 이어진다는 걸 몰랐다. 제대 후 동네 성당으로 자동으로 연결되었다. 이따금 성당에서 사람이 나와 무슨 용도인지 모르는 성사표를 주고 가거나 부활절 달걀이나 연말이면 달력을 가져왔다. 그 모든 일이 꼭 큰아이가 집에 없을 때 생기곤 했다. 나중에 이런 일이 있었노라 얘기를 하면 아들은 멋쩍은 웃음으로 동네 성당은 한 번도 나가지 않았는데도 이런 걸 가져오셨다며 성당에 나가봐야 할 것 같다고 말하곤 했었다. 그러다 아들이 먼 나라로 떠났고 지나간 연말에 어김없이 또 달력을 들고 오셨다. 아.. 2021. 2. 20.
산책 - 우리 동네 오전의 맑은 햇살이 좋아 동네 산책에 나섰다. 고즈넉하고 한적한 길을 따라 멀리까지 갔다가 작은 공원도 한 바퀴 돌았다. 길에는 차도 별로 없고 사람도 별로 없더니 공원에서 걷기 운동하는 사람들은 제법 있었다. 어떤 사람들은 산으로 가는 복장으로 빠르게 지나쳐 가기도 했다. 대략 1만 보 찍히게 계산하며 걸었다. 집으로 돌아오니 1시간 30분, 1만 3백 보 정도 나왔다. 올해 2월에만 해도 이렇게 보이던 풍경이 9월에는 일산역 앞으로 올라오는 49층짜리 주상복합 아파트가 풍경을 바꾸고 있는 중이다. 2021. 2.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