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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날의 신정호 11월 어느 날 이런 풍경이었다가 12월이 되자 이런 풍경으로 바뀌었다. 신정호 주변에는 띄엄띄엄 카페와 식당들이 호수를 둘러싸고 있다. 한 집 한 집 맛보다 보면 어느새 모든 집을 다 알게 되려나. 호수를 돌면서 보면 코로나로 인해 한산하다. 이렇게 눈부신 햇살을 받은 수면 위에 은물결이 눈부시다가도 겨울의 짧은 해는 금방 자취를 감추기 시작한다. 오리들은 떼를 지어 여기저기 흩어져 떠있다. 걔네도 패가 따로 있나 보다. 이쪽 한 무리, 저쪽 한 무리 여기저기 나뉘어서 놀고 있다. 오리의 울음소리는 퍽이나 퉁명스럽다. 꽉꽉, 꽉 꽉 꽉, 꽉~ 짖을 때 보면은 꼭 시비 걸거나 무언가 못마땅해서 따지는 것 같다. 이따금 나도 대꾸해준다. 왜? 뭐가 못마땅한데? 퉁명스러운 오리들...ㅋㅋ 간혹 머리에 초록빛.. 2020. 12. 12.
서천 신성리 갈대밭 군산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 남편이 오래전 일 때문에 근처에 갔다가 우연히 멋진 갈대밭을 보았다며 보러 가자고 했다. 신성리 갈대밭은 `공동경비구역 JSA', `추노', `미안하다 사랑한다', `자이언트' 등 영화와 드라마 촬영지로도 유명한 곳이라고 한다. 서천군 한산면 신성리 금강 변에 있는 이 갈대밭은 우리나라의 4대 갈대밭에 속할 정도로 넓다고 한다. 키를 훌쩍 넘는 갈대밭 사이로 난 길을 걷는 기분이 좋았다. 연인들이 데이트하기 좋겠다며 우리의 연인 시절을 떠올려보기도 했다. 키 큰 갈대가 강바람을 막아주어 갈대숲길은 따뜻했다. 전망대와 조금 높은 데크 길은 드넓은 갈대밭을 조망하기에 좋았고, 멀리 강 건너 풍경을 감상하기에도 좋았다. 돌아오는 길엔 그곳 한켠에서 팔고 있는 유명한 한산 소곡.. 2020. 12. 8.
군산 경암동 철길마을 경암동 철길마을은 1944년 전라북도 군산시 경암동에 준공하여 페이퍼 코리아 공장과 군산역을 연결하는 총 연장 2.5km 철로 주변의 마을을 총괄하여 붙인 이름이다. 마을이 위치한 행정 구역 명칭에 따라 철로 주변에 형성된 마을을 경암동 철길 마을이라 부르기 시작했다. 1944년 일제 강점기 개설된 철도 주변에 사람들이 모여 살기 시작하면서 동네를 이루었고 1970년대 들어 본젹적으로 마을이 형성되었다. 경암동 철길은 일제 강점기인 1944년에 신문 용지 재료를 실어 나르기 위해 최초로 개설되었으며, 1950년대 중반까지는 “북선 제지 철도”로 불렸으며 1970년대 초까지는 “고려 제지 철도”, 그 이후에는 “세대 제지선” 혹은 “세풍 철도”로 불리다 세풍 그룹이 부도나면서 새로 인수한 업체 이름을 따서.. 2020. 12. 8.
군산 일본식 건축물 일본 나가사키에 본사를 둔 군산 지역 최초 은행 건물이라고 한다. 일본으로 미곡을 반출하고 토지를 강매하기 위한 목적으로 1907년에 건립된 금융기관. 2008년 이후 보수 복원을 거쳐 현재는 군산근대미술관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한다. 채만식의 소설 에 나오는 인물들을 모형으로 만들어 놓은 것이라 한다. 장미공연장과 갤러리는 1930년대 조선미곡창고 주식회사에서 수탈한 쌀을 보관하는 창고로 사용했다고 한다. 장미는 꽃이 아니고 쌀 곡간을 뜻한다고 한다. 건물 외관을 찍지 않는 우를 범하다니... 군산 해망로 근대문화역사의 거리에 있는 일본식 건물들은 1930~40년대 일본의 쌀 수탈의 전진 기지였던 군산의 아픈 역사를 되새겨볼 수 있는 곳이었다. 여미랑(悆未廊)은 일제 강점기에 월명동에 조성된 일본식 가옥.. 2020. 12. 8.
군산 동국사 국내에 유일하게 남아있는 일본식 사찰 동국사. 주택가에 자리한 동국사. 대웅전 뒤로는 왕대나무 밭이 있고 그곳에 올라갈 수도 있다. 우리나라 다른 사찰에 가면 종이 큰데 일본식 사찰 동국사는 종이 작다. 일본식 가옥 옆에 우리나라 가옥이 한 채 있어서 서로 비교가 된다. 특히 지붕 모양에 초점을 맞추어본다. 그리고 다른 사찰들과 비교해 단청이 없는 점과 둥근 모양의 서까래가 아닌 네모지게 깎고 다듬은 서까래에 대해서도 다름을 찾아본다. 몇 년 전에 갔었던 일본 사찰들이 떠올라 남편과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며 사찰을 둘러보았다. 방송에서 볼 때는 규모가 제법 큰 줄 알았다가 막상 보니 생각보다 작다. 내 생각은 그렇고, 남편은 말사인데 작은 줄 알았다고 한다. 아, 네에~!^^ 동국사(東國寺)는 1909년 .. 2020. 12. 7.
오, 놀라워라! 내가 즐겨보는 TV프로는 `나 혼자 산다'와 '슈퍼맨이 돌아왔다', `구해줘 홈즈'라는 예능 프로와 EBS에서 하는 '세계테마기행'과 '한국기행'이라는 다큐멘터리가 있다. '세계테마기행'과 '한국기행'은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8시 50분부터 10시까지 연달아 방영하는 프로이다. 매일 때 맞춰 제시간에 챙겨볼 때도 있고 토요일 저녁에 한꺼번에 몰아서 재방송하는 '한국기행'과 일요일 저녁에 몰아서 재방송하는 '세계테마기행'을 볼 때도 있다. 아무튼 그 두 프로는 어느 시기부터 방영되는 내용을 거의 다 보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젯밤 9시 30분부터 방영되는 '한국기행' 3부 지리산 자락 남원에서 200년 된 억새지붕 집에 사시는 '채옥'이라는 예쁜 이름의 할머니 편을 잘 보고 이어 내일 예고편을 보다가.. 2020. 12. 3.
둥근 달을 보며 어제, 이른 아침 남편을 배웅하며 보게 된 달. 그제 저녁, 신정호를 한 바퀴 돌고 집으로 돌아오며 본 저녁 하늘에 커다랗고 둥근달이 떠있길래 그 달의 밝고 환함에 감탄했었다. 하지만 눈으로 보기에는 그렇게나 크고 운치 있고 예쁜 달이 사진만 찍으면 별로였다. 역시 내 눈으로 직접 보는 게 제일 좋아, 하고 포기했더랬는데 아침에 아직 지지 않은 달을 보니 또다시 찰칵 본능이 깨어났다. 두어 달 전엔 소변에 피가 섞여 나온다며 병원에 진찰받으러 갔던 남편 직장 선배가 뜻밖에 담낭암 3기 판정을 받았고 급속도로 진행되어 한 달여 만에 가족들 곁을 떠났다. 너무 빠르게 병이 진행되어 그렇게 되고 나니 남편도 상당히 충격을 받았다. 가족들은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으리라. 이제 겨우 65세에 돌아가시다니... .. 2020. 12. 2.
친정 동네 11월의 풍경 지난 화요일에는 엄마네 집에 갔다. 지금 출발한다고 전화하고 나서서 45분쯤 뒤에 엄마네 집 비밀번호를 누르고 들어섰다. 된장을 만들고 있던 엄마가 이렇게나 빨리 오느냐고 깜짝 놀라신다. 맨 처음 엄마네 집에 갈 때 두 시간여를 서울시내를 헤매었다. 그때 나는 내비게이션의 안내말이 무슨 외국어처럼 들리며 화면을 보아도 이해를 못했다. 두려움에 떨면서 나는 생각했었다. 이러다 내가 오늘 중에 엄마네 집에 갈 수 있을까? 남편은 한 시간 남짓이면 갈 거리를 두 시간이나 걸려 갔다고 파안대소했었다. 다른 때 같으면 엄마를 모시고 맛있는 것을 먹으러 갔을 텐데 지금은 때가 때인지라 안전하게 집에서 음식을 만들어 먹었다. 엄마는 통화할 때면 늘 입맛이 없어서 끼니를 거른다던가, 죽을 쑤어 드셨다고 하든가, 모래 .. 2020. 11. 23.
11월의 풍경-1 3주 만에 돌아와서 보는 우리 동네 11월의 풍경. 올해는 유난히 보이는 풍경마다 다 아름다워 보인다. 살아온 날보다 살아야 할 날이 더 적게 남아서일까....ㅎㅎ 학교에서 돌아오는 아이들의 뒷모습이 애잔해 보인다. 너희들이 고생이 많다. 어서어서 코로나가 물러나고 마음 편히 살 수 있는 세상이 되어야 할 텐데 말이다. 지난해 풍경. 올해는 집에 돌아왔더니 벌써 이 시기가 지나버려 창문 열고 내려다보며 아쉬워했다. 2020. 11.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