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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포 선셋-'생각-성격-운명'의 3각함수 "복권 당첨자와 전신마비 환자를 관찰한 결과, 닥친 상황은 극과 극인데 6개월이 지난 뒤엔 모두 본래 성격으로 돌아가더래. 명랑한 사람은 장애인이 돼도 명랑하게 살고, 꼬여 있던 인간은 부자가 되어도 뒤틀린 인간으로 살더래." (제시) "그럼 난 평생 우울하게 살겠네?" (셀린느) "당연하지." (제시) - 영화 '비포 선셋'에서 제시와 셀린느의 대화 9년 만에 만난 과거의 연인 제시와 셀린느. 그들은 어떻게 됐을까. '비포 선셋'(DVD.워너브러더스)은 그들이 '어떻게' 되기 직전에 끝난다. 셀린느는 말로는 제시 에게 "이러다 비행기 놓치겠다"고 채근하면서도 유혹하듯 춤을 추고, 제시는 공항에 갈 생각을 하지 않는 것 같다. 영화는 거기서 끝이다. 하지만 80분 동안의 수다로 드러난 이들의 성격에 사람.. 2005. 4. 6.
러브 미 이프 유 대어 " La Vie En Rose " 삶에의 본원적 갈망을 노래하다 감독: 2005. 4. 6.
포레스트 검프-선택, 그 이후의 운명은 "제 운명은 뭐죠?" (포레스트) "그건 네가 알아내야 해. 인생은 초콜릿 상자 같단다. 뭐가 나올지 모르거든." (엄마) - 영화 '포레스트 검프'에서 포레스트와 죽음을 앞둔 엄마의 대화 - 영화 '포레스트 검프'(DVD.파라마운트)에서 포레스트가 한번에 100개라도 먹어치울 수 있다고 자랑하던 초콜릿은 안에 .. 2005. 4. 6.
흐린 날에... 흐린 하늘 밑 어디쯤 내가 있는 것 같다....... 가는 길도 오는 길도 잿빛 하늘이 낮게 낮게 드리우고 비가 쏟아졌다. 잠결에 설핏설핏 차창과 차지붕을 탁탁 두드리는 빗소리에 잠이 깨어 바라보면 창밖은 여전히 회색으로 잠겨있다. 그 풍경에 따라 올라오는 어릴 적 기억 한 토막. 아홉 살 때, 작은아버지와 둘이서 밤 완행열차를 타고 아무것도, 아무 형상도 보이지 않던 암흑 속을 가도 가도 끝이 없을 것 같은 어둠 속을 철커덕철커덕 기차 바퀴 구르는 소리에 묻혀 서울로 올라오던 멀고 먼 유년의 기억들...... 유리창은 거울이 되어 작은 계집애의 무표정한 얼굴이 보이고, 그 옆에 혹 '선데이서울'이나 '주간경향'을 읽는 모습이거나, 고개를 떨구고 잠이 든 모습이거나, 삶은 달걀을 들고 있는 모습의 작은아.. 2005. 4. 6.
종로에서 1 어제는 오랜만에 다시 종로로 나갔습니다. 외출 준비하면서 문을 열고 바깥공기를 가늠해보니 공기는 찬 듯해도 햇살이 눈부셔서 감히 도톰한 옷은 못 걸치겠더라구요. `그래도 봄인데......' 하는 생각에 와인색 가죽재킷으로 결정을 보고 역시 봄이니까, 하는 맘으로 분홍색 니트를 받쳐 입고 라라~~ 집을 나섰습니다. 중간지점에서 만나서 함께 가기로 한 친구를 기다리는 전철역에서 후회에 후회를 거듭했습니다. 바람이 어찌나 찬 지 나중엔 몸이 달달 떨려오더라고요. 20여분이나 기다린 끝에 친구들을 만나 전철에 오르니 그제야 조금 살 것 같더라고요. 이런저런 얘기 끝에 (이문열)씨의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이 초등 5년 교과서에 일부분이 오르게 된 걸 알았습니다. 저희 집에 있는 책인데, 신기하고 놀랍고 "어머.. 2005. 4. 6.
시골에서... 설 쇠고 남자들은 직장으로 가고, 동서와 형님들은 번갈아 근처의 친정과 집을 다녀오고, 나만 집도 멀고 친정도 먼탓으로 시골집에 남았다. 햇살은 눈부시고, 하늘은 파랗고 바람도 잠잠해서 어머님의 연두빛 파카를 걸치고 슬리퍼를 끌며 산책에 나섰다. 아이들이 자전거를 타고 학교로 가길래 그뒤를 타박타박 따라갔다. 동네 어귀의 느티나무 아래서 거름을 나르고 있는 옆집아저씨를 만났다. 허리가 90도로 구부러져서 허리를 펴지도 못 하신 채 인사를 받는다. 한동안 아버님이 관리하시던 곡물창고를 지나고, 그새 새로 지은 집들이 많아진 길을 지나 학교 앞에 도착했다. 아름드리 플라터너스 몇 그루를 보기 흉하게 가지를 다 쳐냈다. 그동안 보기 좋았었는데......폐교가 돼서 쳐내는 건지, 왜 쳐내는 건지 불만스럽다. 아.. 2005. 3. 3.
삼월의 둘째 날 밤새 소리도 없이 눈이 내렸다. 아침에 일어나 비가 내리는 듯하여서 "비 오나?" 중얼거리며 문을 열어보니 온 세상이 눈부시게 하얗다. "삼월에도 꼭 눈이 온다니까......" 눈이 소리를 모두 흡수하는지 세상이 조용하다. *** 역시 다른 눈 온 풍경 사진을 올렸었는데 무서버서 만만한(?) 친구 사진으로 교체한다. 2005. 3.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