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전체 글895

봄날의 바다 - 대천해수욕장 생각지도 않았던 대천해수욕장에 가게 되었다. 아이들 어릴 적 두어 번 피서지로 왔던 바닷가. 어린 날 아이들의 해맑게 웃던 모습과 한창 열심히 운동해서 몸짱이었던 남편의 모습이 떠오른다. 아이들이 어디 가서 우리 아빠 몸짱이라고 자랑했던 시절. 바다는 첫눈에 확 반한 다음엔 덤덤한 마음이 자리한다. 기대를 가지고 바다와 마주한 다음 저 멀리 수평선 바라보고 이쪽저쪽 몇 번 바라보고 나면 그다음엔 뭘 하지? 바닷물에 반사되는 햇빛에 당최 눈을 뜰 수가 없어 몇 장 찍은 사진 속의 나는 뭔가 심통이 난 모습이다. 선글라스를 챙겨 오는 건데....... 이렇게 급하게 오느라고...... 해수욕장 주변은 그야말로 상전벽해. 옛날 모습은 온데간데없다. 옛날 사람인 나는 그 옛날의 모습이 더 좋지 않았느냐고 이치에.. 2021. 3. 25.
꽃이 피는 날에는 봄은 하루가 다르게 예뻐지는 계절. 농로를 돌다가 멀리 하얀 목련꽃이 시선을 잡아끌어 가보았다. 저수지라 하기엔 너무 작아서 방죽이라 표현해야 할까. 어떤 아저씨가 세월을 낚는지 물고기를 낚는지 제법 부는 바람 속에 가만히 낚싯대를 드리우고 있었다. 나는 혹여 방해가 될까 봐 가만가만 멀찌감치 떨어져 지나갔다. 꽃이 피지 않아서 무슨 과수원인지 알지 못한다. 아마도 배나무가 아닐까, 짐작해본다. 그것을 확인하기 위해 꽃 필 무렵 다시 와봐야겠다. 대단히 독특한 출입구다. 지나칠 때마다 저 집의 주인장이 무지하게 궁금하다. 산에서나 보던 생강나무 꽃을 어느 집 뒤란에서 발견. 마당에는 보통 산수유를 심던데 어떻게 생강나무를 심었을까? 살구나무일까? 매화나무일까? 지금 피면 매화일까? 아니면 이르게 핀 살구.. 2021. 3. 23.
맑은 봄날 모처럼 미세먼지가 끼지 않은 날이다. 맑은 하늘과 맑은 햇살 아래 세상도 맑게 빛나 보이는 날이다. 기대하지 않고 길을 나섰다가 맑은 풍경에 자주 감탄하게 되었다. 옷깃을 여미게 하는 쌀쌀한 봄바람이 미세먼지를 걷어 갔나 보다. 집안에 들어앉아 있는 지금은 집 밖으로 윙윙거리는 귀신 울음소리 같은 바람소리가 간간이 들린다. 봄이 되자 햇볕이 무서워지기 시작했다. 작년 여름에 내려올 때는 용감하게 햇빛을 받으며 다녔다. 그 결과, 발등의 샌들 자국이 양말을 신는 가을과 겨울이 지나 봄이 왔는데도 아직도 가시지 않고 남아 있다. 원래 가무잡잡한 피부인지라 한번 타면 좀처럼 하얘지지 않으며 원상복귀가 더디다. 게다가 마스크로 가리지 못한 눈 주변엔 잡티가 떡 자리 잡았다. 지금부터 외출 시엔 항상 챙이 넓은 .. 2021. 3. 22.
3월은 3월 18일 남편의 허리가 쉽게 낫지 않는다. 꾸준히 약을 먹고, 침을 맞고, 치료를 받고 있지만 멀쩡하게 걷지 못한다. 절뚝거리며 출근하는 남편의 뒷모습을 바라보면 왜 그리 마음이 착잡하게 가라앉는지... 가뜩이나 눈물 많은 나는 어느 하루 남편의 출근하는 뒷모습을 보며 울컥해서 눈물 몇 방울 흘린 후 간절히 기도했다. 제 남편의 허리가 말짱하게 하여 주소서. 나는 남편의 출근하는 뒷모습을 보며 마음 아려하고 남편은 걸어가며 계속 바라보고 있을 내가 신경 쓰이리라. 모퉁이를 돌아서며 서로 마주 손 흔들 때의 애잔한 마음을 어떻게 다 글로 표현하리. 언젠가는 말짱하게 나을 것이란 걸 알고, 또 기대하고 있지만 오늘의 나는 아주 많이 슬프고 마음이 가라앉는다. 건강을 잃고서야 건강할 때의 고마움과 감사함을.. 2021. 3. 20.
풀꽃 따라 걸으며 햇볕을 좋아하나 보다. 양지바른 곳에 무더기로 군락을 이루다시피 돋아난 큰개불알풀들. 여린 풀꽃치곤 조금 큰 오묘한 푸른색의 꽃을 달고 있어 만날 때마다 예쁘다, 라는 감탄사가 절로 나오게 하는 꽃. 온 들녘에 큰개불알풀 꽃 천지다. 민망한 이름은 열매의 모양이 희한하게도 개의 그것을 닮아서 붙었다고 한다. 개명한 이름은 `봄까치꽃'. 군락을 만나면 예뻐서 한참씩 들여다보는데 벌들이 좋아하는 꽃이란 걸 알 수 있다. 달콤한 꿀이 많은 풀꽃인가? 광대나물은 잎의 모양이 광대의 옷 중에서 목도리 부분과 비슷하여 광대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하고, 꽃이 연분홍색으로 긴 원형의 투구 모양이다. 역시나 햇빛 잘 받는 밭둑이나 논둑에서 많이 볼 수 있다. 별꽃은 꽃잎이 깊게 갈라져있어 꽃잎 5장이 10장처럼 보이고, .. 2021. 3. 18.
신정호 조각공원 2021. 3. 12.
또 산수유꽃 따라 오랜만에 호수에 나갔더니 거기에도 노란 봄이 와서 머물고 있더라. 호수를 빙 도는 동안 군데군데 심어진 산수유꽃들 보는 재미에 홀려 시간 가는 줄 몰랐더라. 베이지 톤의 나무들 사이에서 연노랑으로 피어 자기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구나. 멀리서 보면 연노랑으로 보이다가 다가가면 진노랑으로 보이는 산수유꽃. 산수유보다 매화가 이를 줄 알았더니 매화는 이제 막 하나 둘 벙글기 시작하고 있더라. 오호, 내 사는 곳에서는 매화와 산수유가 같이 피던데 이곳에서는 산수유가 앞서 피는구나. 매화가 만개하면 이어 우유빛깔(^^) 목련도 피고, 하얀 꽃방망이 같은 조팝나무 꽃도 피고, 화사하기 그지없는 벚꽃도 피고, 그보다 살짝 진한 듯한 참말 이쁜 살구나무 꽃도 피고, 벚꽃보다 확실히 진한 복사꽃도 피고, 빨강머리 앤이 .. 2021. 3. 11.
노란 산수유꽃 따라 평촌리 쪽으로 산책을 나갔다. 미세먼지만 없다면, 그래서 파란 하늘이 펼쳐진다면 더욱더 꽃 보는 기분이 좋았으련만. 연일 미세먼지가 뿌옇게 끼어서 시야를 방해한다. - 들판의 하얀 새는 백로인가? - 그렇지. 퇴근한 남편에게 물었더니 확신에 찬 대답이 돌아온다. 그렇다면 저 물속에 서 있는 코딱지만 하게 보이는 새는 백로인 걸로. 저 멀리 오른편으로 당림미술관이 보인다. 언젠가 차로 지나가면서 한번 구경 가자는 말에 평일에 혼자 가보란다. 그렇다면 꽃이 필 때 풍경이 예쁘다고 하니 온 세상에 꽃들이 만발한 사월 어느 날 씩씩하게 혼자 가보리라. 지난해 늦가을 어떤 할머니 두 분이서 말라서 쪼그라든 산수유를 따고 있는 것을 보았다고 했더니 그 산수유를 그렇게 막 따가도 되는 건가? 했다. 글쎄, 그래도 되.. 2021. 3. 9.
꽃향기 가득한 속에... 작은아들이 대체복무기간인데도 연봉이 천만 원 올랐다. 근무한 지 1년이 지나면 이직할 수 있다는데 아마도 이직하지 말라고 올려주지 않았을까 싶다. 거기다 인센티브도 받고, 연말소득정산받고, 1,2월 급여 인상분을 추가로 받으면 이번 달에 5백만 원 정도가 더 들어온다고 한다. 당연히 신났다. 덩달아 엄마도 신났다. 축하하는 마음으로 맛있는 밥 먹자고 했는데 인상된 아들이 사는 게 당연하다고 아들이 밥을 사겠다고 했다. 오마카세를 사준단다. 오마카세 집은 처음이었다. 밥알이 또록또록 살아 있는 여태껏 먹어본 중에 가장 맛있는 초밥이었다. 한 개 먹을 때마다 아들과 눈을 맞추며 맛있다고 고개를 끄덕끄덕. 남편에게 맛있지, 하며 눈을 빛내며 웃었다. 아들이 식사에 곁들일 화이트 와인도 한 병 가져왔다. 검색해.. 2021. 3.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