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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창포가 피었다 붓꽃이 시들어가자 꽃창포가 여기저기 피어나고 있다. 붓꽃은 보라색 꽃잎 안쪽으로 호피무늬 같기도 하고 그물무늬 같기도 한 무늬를 갖고 있고, 꽃창포는 노란색 무늬가 있다는 것을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엄마 오리 따라 동동 떠서 졸졸 쫒아다니는 오리 새끼들이 귀엽다. 연잎 위에 올라가도 연잎이 가라앉지 않는 것이 신기하다. 밤하늘의 별 같기도 하고, 불가사리 같기도 한 모란의 열매. 이따금 저 산 가운데로 난 길로 넘어가곤 한다. 멀리서 보면 낮은 곳 같은데 저 길 위 꼭대기에 도달하면 앞이 확 트이며 맞은편 산자락의 집 몇 채가 운치를 더해 멋지게 펼쳐지는 풍경에 감탄하곤 한다. 그리고는 또 다른 저수지가 있어서 한 번씩 생각날 때면 그 풍경을 보러 차로 달려간다. 멀리서 분홍색으로 보이길래 저건 혹시나 .. 2021. 5. 31.
따라 해 보기 모처럼 동네 산책을 나갔다. 차를 가지고 온 뒤로는 거의 매일 신정호만 돌게 되었다. 그동안 동네는 어떤 풍경으로 변했을까. 이리저리 돌아다녀 보았다. 내가 첫눈에 반했던 나무는 그사이 이렇게 더 멋져졌다. 어떤 논은 모내기가 끝났고, 어떤 논에서는 모내기가 한창이고, 어떤 논에서는 못자리판을 모 심을 논으로 실어 나르고 있었다. 넓은 나무 그늘 밑에 서 보았다. 생각보다 더 그늘이 넓고 크다. 아늑한 느낌마저 든다. 나무가 나를 포옥 감싸안는 느낌. 느티나무인 줄 알았지만 느티나무가 아니다. 다음에 검색해 보고 싶지만 잎을 보고서는 정확도가 떨어지고 꽃을 보여줘야 정확도가 높은데 그것도 가끔 오답을 떡하니 내놓을 때가 있다.^^ 예전에 지인이 검색 기능을 보여주느라고 라일락 잎을 찍어 검색했는데 생강나.. 2021. 5. 28.
슬렁슬렁 동네 한 바퀴 어제는 이런 꽃들을 보았다. 슬렁슬렁 동네를 한 바퀴 도는데 내 블로그에 사진을 실었던 하얀 개가 사는 집 밑으로 분홍꽃이 흐드러지게 피었다. 무얼까? 가까이 다가가 보니 `끈끈이대나물'이었다. 혹시나 하고 개집을 쳐다보았는데 개가 보이지 않는다. 어디 갔지? 사진에 담으려고 집 쪽으로 다가가다가 화들짝 놀랐다. 보이지 않던 개가 슬금슬금 걸어 나오고 있었다. 뒤쪽에 있었나? - 한 장만 찍을게. 한 장 찍고 뒤로 물러서며 다시 인사한다 (위의 한 장은 다른 쪽에서 찍었다). - 고마워. 다음 말은 마음속으로만 한다. - 짖지 않아 줘서. 저 정도 크기의 개가 짖으면 온 동네가 떠나가게 쩌렁쩌렁 짖는다. 그걸 신호로 이 집 저 집 개가 일제히 같이 짖는다. 휴우~ 어느 집 대문 밑에 수레국화가 예쁘게 피.. 2021. 5. 28.
해 질 녘 (5월 하순) 어제는 이렇게 해가 사라져 갔다. 저녁 식사가 끝나고 7시 30분이 되어갈 즈음이면 항상 궁금증이 치민다. 자꾸만 해 지는 쪽을 내다보게 된다. 계절에 따라 해 지는 방향이 조금씩 이동해 간다. 겨울엔 저보다 왼쪽에서 5시 30분 즈음에 산 뒤로 모습을 감추곤 했다. 옆에서 같은 모습을 왜 자꾸 찍느냐고 하는데 내 눈에는 단 한 번도 같은 적이 없다. 게다가 어제는 화투장의 팔광 같은 모습도 보여줬다. 덕분에 우리는 둘이서 박장대소했다. 아, 참 고마운 자연! 2021. 5. 27.
장미의 계절 색깔 다른 찔레꽃처럼 생긴 이 장미가 퍽 마음에 들었다. 내가 좋아하는 분홍색에 안의 수술 부분도 예쁘다. 빨간 장미와 분홍 장미가 어우러져 피어난 이곳에서 사람들은 사진 찍기를 즐겼다. 사람 뜸한 틈을 타서 얼른 한 컷. 사람의 취향은 다양해서 장미는 빨강이지, 정열적이잖아,라고 했다. 수요일엔 빨간 장미를,라는 노래도 있잖아. 나는 분홍 장미는 낭만적이잖아,라고 응수했다. 주말과 휴일엔 빨강 장미가 정열적으로 피어난 이곳에서도 만발한 장미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또 꽃을 찍기도 하는 인기 있는 곳인데 평일이라 오고 가는 사람이 덜한 틈을 타서 또 냉큼 한 컷. 사람들은 꽃이 피면 꽃을 담기에 바빠서 그 일대는 언제나 혼잡하다. 나 역시도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꼭 사진에 담는 1인. 둑방길에 이렇게 .. 2021. 5. 25.
해 질 녘 (5월 중순) 모내기 전 물 댄 논이 마치 스테인드 글라스 같다고 해서 놀라웠다. - 시인이네! 금방 뿌듯 뿌듯 우쭐해지는 표정이 함박웃음을 짓게 만들었다. 물 댄 논에서는 개구리들의 와글와글 합창 소리가 들리고 가까운 숲에서는 밤늦도록 소쩍새가 솥 적다고 소쩍소쩍, 어느 작가의 소설 제목처럼 새들은 제 이름을 부르며 운다. 처음엔 TV 드라마 속에서나 영화 속에서만 듣던 소쩍새 소리를 듣자니 하도 신기해서 `소쩍새 울음소리'를 검색해 비교해 들어보고 정겹게 들었지만 그 소리가 깊은 밤까지 이어지자 이내 슬그머니 짜증도 올라왔다. - 너는 안 자냐? 지금 이 순간에는 휘파람 소리 같은 새소리가 계속 들려오는데 새들은 제 이름을 부르며 운다니 혹시 저 새의 이름은 휘파람새? 2021. 5. 22.
하동 화개장터 올라오다 조영남 씨 노래로 유명해진 화개장터에 잠깐 들렀다. 전라도와 경상도를 가로지르는 섬진강 줄기 따라 화개장터엔 아랫마을 하동 사람 윗마을 구례 사람 닷새마다 어우러져 장을 펼치네 구경 한번 와보세요 보기엔 그냥 시골장터지만 있어야 할 건 다 있고요 없을 건 없답니다 화개장터 전라도 쪽 사람들은 나룻배 타고 경상도 쪽 사람들은 버스를 타고 경상도 사투리에 전라도 사투리가 오손도손 왁자지껄 장을 펼치네 구경 한번 와보세요 오시면 모두 모두 이웃사촌 고운 정 미운 정 주고받는 경상도 전라도의 화개장터 김한길 씨가 작사했다는 `화개장터' 노랫말처럼 있어야 할 건 다 있고, 없을 건 없는 곳이었다. `화개장터'를 불러서 전국 방방곡곡에 알린 답례로 세워진 조영남 씨 동상일까. 화개장터 근처에 재첩국과 콩국.. 2021. 5. 22.
하동 박경리문학관 최참판댁에서 대나무 사잇길로 가다 보니 길 건너편에 박경리문학관이 있었다. 박경리문학관에서도 평사리 들판이 잘 내려다 보였다. 박경리문학관에서 나오면서 보니 조금 전 최참판댁 들어갈 때 입구 왼편으로 보이던 찻집이 눈에 띄었다. `우전'을 먼저 마시고 은은함에 그 맛을 제대로 모르다가 `세작'을 마시니 그 맛이 탁 치고 들어온다. 음, 평상시 내가 마시던 녹차 맛이야, 하며 흡족해했는데 웬걸 다시 우전을 마셔보니 우전이 뒷맛이 살짝 단맛도 나면서 은은한 게 더 맛있다고 느껴졌다. 이래서 비교 시음을 하게 하신 건가. 결론은 우전으로 샀다. 우리고 난 찻잎은 나물로 무쳐 먹어도 맛있다고 한다. 에서 만든 차인데 유기농이고 야생녹차이며 햇차라고 한다. 그 햇차라는 글자에 혹해서 내가 아닌 남편이 들어가자고 .. 2021. 5. 22.
하동 토지 최참판댁 지나가다가 배 모양의 조형물을 보았다. 다 먹고 초승달 모양으로 꼭지만 남은 형상에 슬몃 웃음도 나오고 귀엽기도 하다. 하동의 배를 알리는 상징적인 것이다. 저기서부터 하동 배 주산지 마을의 입구라고 한다. 오늘의 목적지인 최참판댁에 가기 전 풍경. 저렇게 산자락 밑에 자리한 집들만 보면 이상하게 끌린다. 어제보다 날이 덜 청명하다. 목에 두르는 큰 손수건을 한 장 샀다. 평상시엔 그러지 않다가 어디 가서 보다가 보면 구매 욕구가 상승하는 나. 실은 목덜미가 그을리길래 두르려고...... 원래 햇볕에 그을리는 것에 대해 무심하다가 작년 여름을 보내고나서부터 신경 쓰게 되었다. 최참판댁 가는 길이 은근히 경사도가 있다. 높은 곳에서 들판을 굽어보는 설정이었나 보다.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최참판댁. 이곳에.. 2021. 5.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