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차장에 들어설 때부터 탄성이 저절로 나왔다.
와, 온통 영산홍과 철쭉 꽃 천지구나!
알록달록 울긋불긋 그야말로 꽃대궐을 차리고 있었다.
사람들은 주차장에 들어서 차에서 내리면서부터 사진을 찍기 시작해서
성당을 한 바퀴 둘러보고 나서 돌아가려고
주차장 한편에 있는 화장실에 들렀다가 나오면서까지 사진을 찍었다.
정신 못 차리게 황홀할 정도로 영산홍과 철쭉꽃이 만발했다.
(고 생각했지만 돌아와 사진을 올리면서 보니 아직 만개하지 않은 것도 보인다.)
십몇 년 전, 아이들 아직 어릴 적 어버이날 즈음에 효도하러 시댁에 갔다가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남편 채근해서 와봤던 공세리성당.
궁금한 마음에 지나간 그때 글을 들춰보았다.
큰아이는 나름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반면 작은아이가 도대체 이런 데는 왜 오느냐고 내내 툴툴거리더니
사진도 죄다 인상 쓰고 있어서 그때 사진을 다시 들여다보니 웃음이 실실 난다.
나도 잊어버렸던 그 사실은 아이 역시 까맣게 잊고 있으리라.
그때는 조금씩 빛이 바래가고 있을 즈음이어서 이토록이나 화려하게 피어나는 줄 몰랐다.
올해는 모든 꽃들이 앞다퉈 일찍 피어나길래 혹시나 하고 와봤던 것인데
이렇게 때를 잘 맞추었을 줄이야.
조금 덜 핀 곳이 있긴 하지만 그곳에 꽃이 필 때면 일찍 핀 쪽에서는 살짝 빛이 바래가지 않을까 싶다.
시댁에서 집으로 돌아갈 때면 지나가는 길목이었던 이곳 아산에 내가 와서 생활을 하게 되고,
이렇게 꽃이 피는 봄날 나 혼자 옛날을 추억하며 다시 공세리성당 나들이를 하게 될 줄이야.
꽃잔디, 지면패랭이도 활짝 피어났다.
꽃잔디에서 향기가 나는지 향기가 날아온다.
지인들과 얘기를 나누다 보면 내 후각이 남보다 조금 예민한 편인 것 같다.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 는 성경 구절이 떠올랐다.
마음이 숙연해졌다.
분꽃나무 꽃일까? 공같이 생겼다.
성당 옆의 십자가의 길로 들어서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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