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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 - 짧은 여행의 끝 예당호 예당호에 전망대가 생겼다고 해서 전망대에 올라 예당저수지를 조망해 보려는 요량으로 예당호에 가다가 호수 가운데 공중에 까만 점들을 마구 찍어놓은 듯한 새들의 커다란 무리를 발견했다. 맨 처음 그것은 마치 여름날 하루살이 떼 같았고, 그렇지만 이 계절에 곤충의 무리가 하늘을 점령할 리도 없고, 그것이 이렇게 먼발치에서 스치며 바라보는 내 육안에 뜨일 리도 없으니, 하늘에 점점이 떠있는 저것들은 도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생각하다가 아마도 새떼들인가 보다 짐작했다. 사진으로 보는 것보다 훨씬 크고 넓게 까맣게 하늘을 메우고 있었다. 궁금해서 새떼에 대해 검색해 보았다. 충남 서천군 금강호 상공에서 가창오리 떼가 군무를 하고 있다. 가창오리는 100~1000마리가 들어가는 가상의 원을 그린 후 전체 가창오리 무리.. 2024. 3. 11.
서천 - 마량리 동백나무 숲 이정표에서 마량리 동백나무 숲을 발견했다. 지금 동백나무 꽃철인가? 그럴 것 같기도 한데 한 번 가보자. 1,000짜리 입장권을 끊으면서 매표소 직원에게 물었다. - 동백꽃이 피어 있어요? - 지금 조금씩 피어나고 있어요. 어디, 어디에? 어디에 동백꽃이 피었어? 조기 있다! 애걔......ㅠㅠ 그렇지만 5백여 년 수령이라는 동백나무줄기들은 참 감탄스럽도록 멋지다. 서천 팔경 중의 한 곳인 서면 마량리 동백나무 숲은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있다. 이곳에는 5백여 년 수령의 동백나무 85주가 8,265㎡에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다. 동백나무 숲에 가면 3월 하순부터 5월 초순까지 푸른 잎 사이에 수줍은 듯 피어있는 붉은 동백꽃을 마음껏 감상할 수 있으며, 정상에 있는 동백정에 올라가면 서해의 푸른 바다와 낙.. 2024. 3. 9.
군산 - 짧은 여행 몇 년 전 초겨울에 와서 코로나로 인해 내부 개방하지 않는다고 하여 들어가 보지 않았던 일본식 가옥을 구경하기로 했다. 하지만 무슨 이유인지 이번에도 내부는 개방 되지 않아 아쉬움의 한숨이 폭 나왔지만, 아쉬운 대로 가옥 외관과 정원만 둘러보게 되었다. 동그란 창문의 창살이 특이하다. 방범 겸 멋 내기이겠지? 한때 지대한 관심을 갖고 유튜브로 집에 대한 동영상을 꽤 본 적이 있는데 그때 알고리즘으로 어떤 일본 고택에 사는 유튜버의 동영상이 떴다. 그 고택의 여주인은 아침이면 유리창 달린 `ㄴ' 자 모양의 긴 복도의 무슨 재질인지 가늠이 안 되는(아마도 나무에 회색칠을 했을까) 창 덧문을 주르륵 열었다가 하루를 마감하는 어스름 저녁이 오면 그 창 덧문들을 모조리 닫으며 하루를 끝내는 것이었다. 그 문들은 .. 2024. 3. 8.
3월은...... 인디언 달력의 3월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달 연못에 물이 고이는 달 암소가 송아지를 낳는 달 개구리의 달 한결같은 것 아무것도 없는 달 물고기 잡는 달 새 잎이 돋아나는 달 눈 다래끼 나는 달 독수리의 달 강풍이 죽은 나뭇가지를 쓸어가고 새순이 돋는 달 바람이 속삭이는 달 훨씬 더디게 가는 달 하루 해가 길어지는 달 작은 모래 바람이 부는 달 큰 사슴 사냥하는 달 해마다 봄이 되면 조 병 화 ​ 해마다 봄이 되면 어린 시절 그분의 말씀 항상 봄처럼 부지런 해라 공중에서 생명을 만드는 쉬임 없는 작업 지금 내가 어린 벗에게 다시 하는 말이 항상 봄처럼 부지런 해라 ​ 해마다 봄이 되면 어린 시절 그분의 말씀 항상 봄처럼 꿈을 지녀라 보이는 곳에서 보이지 않는 곳에서 생명을 생명답게 키우는 꿈 지금 내가 어.. 2024. 3. 5.
2월이 가네 저 청사초롱 찻집엔 하루에 손님이 몇이나 들까? 어머, 봄까치꽃이 피었네 같은 자리, 방죽 너머 단독주택들의 풍경이 좋아 보여 그때도 사진에 담았었네. 그때는 타워크레인만 보이고, 2년 지난 지금은 왼편으로 하얀 단독주택이 들어섰고, 뒤쪽으론 얼마 전에 입주를 시작한 아파트가 보인다. 다가가면서 찍고, 돌아서서 찍고. 3년 전 늦봄이라고 해야 하나, 초여름이라고 해야 하나(21년 5월 말). 모내기 막 끝난 후. 그해 4월 12일. 나물 캐러 갔다가 저 나무에게 반했던 날. 배꽃 복숭아꽃 흐드러지게 피었던 날. 같은 나무, 다른 해 다른 계절 다른 자리에서 바라보기. 어제의 신정호 풍경. 오전에 헬스장 가지 않았던 날, 오후에 크게 멀리까지 걸어 13,000보가량 찍었는데, 그날따라 퇴근해 온 남편 역시.. 2024. 2. 29.
바쁜 하루 관악산이 보일 때쯤이면 항상 드는 생각. 우리 작은아들이 저 어드메쯤 살고 있는데...... 그렇지만 내 서울 왔다고 불쑥 연락하고 그러진 않는다. 모처럼 쉬는 휴일, 편안하게 잘 쉬라는 어미의 배려이다. 개포동 달터근린공원이 있는 어디쯤에서 점심으로 불고기김밥과 멸추김밥을 사 먹었다. 잔멸치를 싫어하는 남편이 멸추김밥을 한 개 먹어보고선 이 비린 김밥을 왜 먹느냐고 한다. 나는 맛있는 걸. 예식장이 있다는 테헤란로의 키 큰 건물들은 외국의 어느 도시를 보는 것만 같아 볼 때마다 나이 들어 눈꺼풀 처져 작아진 내 눈을 커지게 만드네. 선릉역과 역삼역 사이에 직장이 있다는 작은아들의 말도 떠올라 더 유심히 보게 되고. 예산에서 태어나 용인외고 나와 성균관대를 졸업한 남편 지인의 아들은 인상 훤한 미남이었다.. 2024. 2. 28.
정리가 주는 힐링 이따금 방문하는 소독원이나 정수기 코디로부터 집이 참 깔끔하다는 말을 종종 듣곤 한다. 조금 전에 다녀간 소독원 역시 집안 이곳저곳에 소독약을 뿌리고 나서 집이 참 깔끔하다, 거실 벽을 이렇게 액자로 꾸미는 것도 참 좋아 보인다, 그중 큰아들의 결혼사진은 마치 연예인 화보 같다는 기분 째지는 덕담도 덥석 안겨준다. 사진 속의 남자는 우리나라 사람 같은데 여자가 외국인이어서 인상적이라나. 아마도 그래서 더 신기하게 와닿았겠지. 얼마 전에 다녀간 시누이는 집안이 참 심플하다는 평을 했다. 언니는 물건 많은 것을 싫어하나 보다고. 빙고! 나는 물건 많은 것을 어수선하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그래서 자잘한 물건들로 집안 이곳저곳을 장식하는 것을 선호하지 않는다. 한 뱃속에서 나왔어도 성격은 제각각이어서 내 밑의 .. 2024. 2. 26.
남서향에 타워형 요즘 아파트들은 죄다 높다랗게 올라가 35층에서 45층 가까이 짓는 게 예사롭다. 20층이나 25층이 최고층이었던 예전엔 5층에서 10층까지가 로열층이라고 했지만 요즘은 꼭대기층이 가장 로열층이며 따라서 분양가도 가장 세다고 한다. 층별로 천만 원 정도 분양가 차이가 났는데 희한하게도 6층에서부터 10층까지는 금액이 똑같았다. 조망권을 생각한다면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같은 가격의 10층이 더 나은데 우리가 원하는 동 라인의 6층 이상은 이미 다 계약되었다고 해서 울며 겨자 먹기로 6층을 분양받게 되었다. 실은 저층을 선호하는 편인데 조망권을 생각하자니 엉뚱하게도 억울한 생각이 들지 뭔가.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1단지와 2단지로 갈라지는 대단지 아파트이며 1단지는 35층, 2단지는 37층이 최고층이다. .. 2024. 2. 23.
눈 오는 날 분명 하트로 보였는데 찍어 놓고 보니까 아니다. 가는 겨울이 무에 그리 아쉬운지 또 눈을 푸지게 쏟아 놓았다. 나는 또 왜 눈만 오면 신이 나는지. 강아지처럼 신나게 쏘다니게 되는지 모르겠네. 2024. 2.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