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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 바닷가의 아름다운 사찰 해동용궁사 부산에 가서 가장 처음 인상적으로 다가왔던 건물. 새 건물들에 둘러싸인 낡고 허름한 낮은 건물. 과연 우리나라 제2의 도시답게 마천루들이 우뚝우뚝 솟아 있어 고개를 뒤로 확 젖혀 바라보며 신기하다고 요란법석. 이번이 다섯 번째쯤 되는 부산 방문인데 저 건물은 처음 본다고 하니 태풍에 창문이 흔들려서 유명해진 건물이라고 악평을 한다. 내가 신기하게 생각하는 반원 모양 때문이라고 하네. 어쨌거나 외관은 획일적이지 않아 멋지다! 해동용궁사(海東龍宮寺) 옛날부터 숱한 신비와 변화를 간직하고 연류와 역사를 함께 해온 바다! 잔잔함의 평화로움이 있는가 하면 폭풍우를 동반한 성냄도 있다. 대개의 사찰이 산중(山中)에 있는 것과는 달리 해동용궁사는 이름 그대로 검푸른 바닷물이 바로 발아래 철썩대는 수상법당 (水上法堂).. 2024. 1. 19.
신정호 사진 공모전 수상작 지난해 가을 11월에 개최했던 사진 공모전에서 입상한 작품들을 `생태학습관'에서 전시하고 있다는 걸 알면서도 그동안 무심히 지나쳐 다니다가 사진 보러 가면서 보니 그 공간에 `미디어아트와 라이브스케치'로 그새 다른 이름이 걸려 있었다. 최우수작은 없고 우수작 2점부터 시작해 장려작과 입선작까지 모두 15점이 수상했다고 한다. 우수작 - 신정호의 가을 · 엄재록 우수작 - 하늘을 닮은 신정호수 · 김영수 출처 : 아산시, ‘신정호수공원 사계 사진 공모전’ 수상작 발표-온주신문 - http://www.onjoo.kr/34806 신정호 사진 공모전에서 입상한 작품들은 이렇게 신정호 홈페이지에서 활용하고 있다. 사진 : 갈대와 석양 · 최인석 사진 : 신정호 봄의 향연 · 박병찬 실제로 보러 가서 찍으니 건물 .. 2024. 1. 18.
얼떨결에 점심 지난 금요일, 운동 끝내고 집으로 돌아오는 중에 남편으로부터 전화가 온다.점심 사주겠단다. 집에서 만날 보는데 또 밖에서 웬 점심이냐고 할지 모르지만이런 경우 십중팔구 누구와의 점심 약속이 틀어진 경우다.뭐, 주로 외근을 하니까 밖에서 남편 혼자 점심 먹는 것이 잦은 일이지만집 근처이고 이왕 약속이 틀어졌으니 마눌에게 밥 한 끼 사주고 싶었나 보다. 코다리와 중국음식 중에 고르다가 전에 갔던 중식당의 대표 메뉴를 먹어보자에 마음을 맞췄다.  이번엔 딱 창가로 앉게 되었는데 생각보다 신정호가 멀어 보였다.초록 논뷰일 때나 황금벌판뷰일 때 참 좋겠다는 생각이 변함없이 들었다.   여기까지 사진 찍었을 때 아이들처럼 그런다고 벌써 못마땅한 티를 내던 남편은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중에 나온 우육면까지 찍을 때는 반.. 2024. 1. 15.
이름 뒤에 숨은 사랑 아시마는 요즘 들어 외국인으로서 살아간다는 것은 평생 임신한 것과 다름없다는 생각을 했다. 기다림은 끝도 없고, 언제나 버겁고, 끊임없이 남과 다르다고 느끼는 것이다. 한때는 평범했었던 삶에 이제는 불룩하게 괄호가 하나 삽입되었고, 이 괄호 속에는 끝나지 않는 책임이 들어 있었다. 이를 통해 이전의 삶은 사라지고 말았다는 것. 그 삶은 오히려 더 복잡하고 힘든 무엇인가로 대체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는 것이다. 외국인으로서 살아간다는 것은 임신했을 때처럼 모르는 사람으로부터 호기심과, 그리고 동정심과 이해심이 묘하게 뒤섞인 감정을 자아내는 어떤 것이라고, 아시마는 생각하였다. - p.71 외국 생활 10년 만에 그들은 고아가 되었다. 아쇼크의 부모님은 두 분 다 암으로 돌아가셨고, 아시마의 어머니는 신장 질.. 2024. 1. 12.
연극이 끝나고 난 뒤 저 길에 벚꽃 보러 다녀왔던 날짜가 벌써 재작년 4월이다. 남편이 출장 갈 때 너무 아름다운 길이 한없이 펼쳐진다며 4월 어느 봄날의 휴일에 꽃구경 가자고 해서 갔던 길. 벚꽃이 구름처럼 피어 길게 이어졌지만, 가도 가도 끝이 없이 벚꽃길이 이어졌지만, 이 길이 2차선 도로가 아님을, 그래서 벚꽃터널을 이루지 못함을 아쉬워하기도 했었다. 그 길을 지난 눈 내리던 날에 달리던 남편이 하얀 눈길이 아름답다며 한 장 찍고 또 다른 어떤 날엔 잎새 다 떨구고 빈가지만 남은 나목들이 끝이 없이 길게 늘어서 있는 풍경이 아름답다며 찍어왔다. 그것도 우리가 벚꽃 구경 갔을 때 찍은 딱 그 자리다. 그 자리에 서면 풍경에 감탄하는 자리인가. 요즘 싱어게인 열심히 보고 있다. 그중 내가 가장 많이 반복해서 들은 노래는 .. 2024. 1. 5.
묵은 해를 보내는 방법 연말을 보름쯤 앞두고 안부 전화를 걸어온 작은아이가 연말인데 가족끼리 모여야 되지 않겠느냐고 물었다. 그전에 일산집에 생긴 어떤 일로 통화를 하게 된 남편과 큰아이의 대화 내용을 들으니 설에나 보자며 서로 덕담을 주거니 받거니 하던데 그걸로 미루어 보아 우리도 설날에나 보게 되지 않을까 답했다. 작은아이가 설은 아직도 한참이나 멀었다며 깜짝 놀란다. 가족이 자주 얼굴을 보아야 되지 않겠느냐며. 그리하여 연말엔 우리 가족 다섯 명이 아산 집에 모여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며 보내게 되었다. 서울에 아홉 날이나 머물다가 온 나는 내려오자마자 연말모임 음식 준비로 부산을 떨어야 했다. 마트에도 농산물 가짓수가 많은 하나로마트와 육류가 풍부하게 구비되어 있는 이마트를 번갈아 다녀왔으며 생선회는 횟집에 따로 다녀올 .. 2024. 1. 4.
하얀 눈이 펑펑 내리던 날에 하얀 눈이 펑펑 내리던 날, 내리는 눈 속에 집을 나서는 나를 엄마는 신기해하였지만 나는 동심으로 돌아가 기대를 잔뜩 안고 산길로 접어들었다. 혹시 모를 추위에 대비해 내 숏패딩 대신에 엄마의 롱패딩을 빌려 입고. 하지만 결코 장갑은 끼지 않는다. 왜냐하면 설경을 담아야 하므로. 하! 내가 서울에 와서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맞이하다니. 축복처럼 하얀 눈이 온 세상에 내리는 날이라니. 사박사박 눈 밟고 오르는 기분이란. 이런 풍경을 보자니 벌써 30여 년이 지난 결혼 전 친구들과 함께 올랐던 유명산의 설경이 떠오른다. 그 시절 패딩 점퍼 같은 것은 없었다. 얇은 옷을 겹겹이 껴입은 위에 청카바를 걸쳤다. 그날 함박눈이 펑펑 하염없이 내려 잎새 떨군 가지마다 하얀 눈꽃이 피었고, 때론 그 가지들이 하얀 터널을.. 2024. 1. 2.
서울에서의 아홉 날 올해는 음력 11월 10일 이전에 든 애동지라 팥시루떡을 해 먹는다고 하는데 엄마는 며칠 일찍 끓여 먹으면 괜찮다고 하면서 팥죽을 끓였다. 하지만 아무리 팥죽을 좋아하는 나여도 팥죽으로 대여섯 끼를 먹으면 이제 그만! 먹고 싶다는 생각이 모락모락 피어오른다. 새알도 너무 많다. 나는 팥국물이 좋은데 새알 가득히 떠줘서 먹느라 고생했다.ㅠㅠ 해줘도 말 많고 탈 많은 딸 같으니라고...... 그래도 함께 새알 만들어 팥죽 끓이는 시간이 재미있고 좋았다. 흰 눈이 살짝 내렸던 날에는 행여 엄마가 미끄러져 넘어질까 봐 혼자서 산에 올랐다. 나이 드시면 미끄러져 넘어지는 것이 가장 큰 불상사라고 하니까. 친정에 머무는 아홉 날을 거의 하루에 한 번씩 산에 올랐다. 도심에, 집 가까운 곳에 이런 야산이 있는 것은,.. 2024. 1. 2.
설경을 보며 호수 한 바퀴 눈이 내렸다.함박눈이 펑펑 고요하게 내린다면 집안에 들어앉은 나는 편안하고 아늑한 감성을 느꼈을 텐데아주 오래전 유행가 가사 `눈보라가 휘날리는 바람 찬 흥남부두에~~~'를 한 번씩 떠올리게끔이따금 천둥도 쿠쿠쿠쿵 배탈 난 뱃속처럼 울려대 신경 쓰이게 했고,세찬 바람은 눈을 이리 날리고 저리 날리며 휘몰고 다니고 있어서창밖을 내다볼 때면 내리는 눈들이 마치 갈피를 못 잡고 떠다니는 것처럼 느껴지며 심란스럽게 했다.  바람을 동반하고 내리는 눈은 나뭇가지에 쌓이지 못했다.쌓일라치면 바람이 톡 건들어 털어내는 꼴이었다. 그래도 베란다 난간엔 눈이 조금 쌓이고 신기하게도 고드름이 달렸다. 눈 온 다음날 설경을 보러 가자고 긴 다운 외투에 등산화를 신고 집을 나섰다.어머나! 보도블록은 이렇게 예.. 2023. 12.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