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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련꽃 피는 봄날 하얀 목련 양 희 은 하얀 목련이 필 때면 다시 생각나는 사람 봄비 내린 거리마다 슬픈 그대 뒷모습 하얀 눈이 내리던 어느 날 우리 따스한 기억들 언제까지 내 사랑이어라 내 사랑이어라 거리엔 다정한 연인들 혼자서 걷는 외로운 나 아름다운 사랑 얘기를 잊을 수 있을까 그대 떠난 봄처럼 다시 목련은 피어나고 아픈 가슴 빈자리에 하얀 목련이 진다 목 련 류 시 화 목련을 습관처럼 좋아한 적이 있었다 잎을 피우기도 전에 꽃을 먼저 피우는 목련처럼 삶을 채 살아 보기도 전에 나는 삶의 허무를 키웠다 목련나무 줄기는 뿌리로부터 꽃물을 밀어 올리고 나는 또 서러운 눈물을 땅에 심었다 그래서 내게 남은 것은 무엇인가 모든 것을 나는 버릴 수 있었지만 차마 나를 버리진 못했다 목련이 필 때쯤이면 내 병은 습관적으로 깊어.. 2024. 4. 1.
향수 제주도로 출장 갔던 남편이 향수를 하나 사 왔다. 비행기 탑승 시간이 남아 면세점을 구경하다가 마침 향수 떨어졌다는 마눌의 말이 퍼뜩 생각났단다.(기특한지고!) 집에 들어오면서부터 싱글벙글 웃는 표정으로 저녁 준비하고 있는 내 앞에 자랑스럽게 봉투를 턱 내밀었다. 자신은 후각이 시원찮아 향에 대한 판단력을 믿을 수 없어 판매원의 추천을 참고 삼았는데 향을 제대로 잘 골랐는지 모르겠다며 얼른 뿌려보란다. 어, 이번 건 향이 진하네. 전에 쓰던 역시나 남편의 선물이었던 아닉구딸 쁘띠 쉐리 향이 나는 참 좋았다. 조금은 달콤한 듯 풋풋한 향이어서 뿌리면 산뜻한 기분이 들곤 하였다. 그러면서도 무슨 향인지 딱히 집어내진 못했는데 복숭아향이 첨가된 것이라고 한다. ‘쁘띠 쉐리’는 복숭아, 배, 로즈 머스크 향 조.. 2024. 3. 28.
봄이 좋은가 봄 봄가을의 휴일엔 많은 사람들이 몰리므로 한적한 풍경을 보려면 평일 오전에 호수에 가야 한다. 물속에서도 새싹이 돋는 중 지나치다가 어디선가 그윽한 향기가 맡아지면 영락없이 매화나무. 나무 자체보다 향기에 더 끌리게 되는 매력 덩어리 매화나무. 풀꽃은 뭉쳐서 피어야 더 아름다운 것 같다. 봄까치꽃(개불알풀)이 융단처럼 피어 있는 봄. 아마도 나처럼 봄이 좋은가 봄. 호수를 돌며 일일이 나무에 감탄하고, 꽃에 감탄하고, 풍경에 감탄한다. 툭 터질 준비 완료 버드나무 꽃에는 많은 곤충들이 몰려 있었다. 머잖아 저 꽃들이 하얗게 꽃씨를 날리게 되면 여기저기 하얗게 꽃씨눈이 쌓이고 꽃씨뭉치가 솜뭉치 마냥 굴러다니게 된다. 어찌나 두텁게 쌓이는지 보노라면 허허 헛웃음을 유발한다. * * * 어제 우리 집 창밖으로는.. 2024. 3. 27.
구름이 멋지던 날 풍경(Landscape)이란 그 풍경을 바라보고 누리며 사는 사람들의 마음이 투영된 것(Mindscape)이라고 하지 않던가. - 김장훈 중에서 어제 책을 읽다가 이 구절을 발견하고 심히 공감했다. 저녁 무렵, 식사 준비를 하다가 또는 설거지를 하다가 주방창을 자주 내다보게 된다. 오늘은 또 하늘이 어떤 풍경을 내게 선물해 주려나. 오늘 하루 선물 받은 풍경에 감탄하지만 늘 그 감탄만큼 사진에 담기지 않는 함정이 있다. 3월 중순 어느 날, 신정호 둘레를 걷다가 등나무 터널 밑에 수두룩하게 깔려 있는 바둑알 같은 것을 보았다. 이게 뭐람? 콩꼬투리 같은 껍질에서 빠져나온 이 단단한 열매들은 등나무의 씨앗들이었다. 매끈매끈 예뻐서 세 알 주워왔다. 마당도 없는데 뭐 어쩌겠다고? 그냥 관상용이다. 식탁 위에.. 2024. 3. 26.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지난해 3월에 갔었던 백운호수에 올해도 가게 되었다. 역시나 3월 초와 3월 하순에 들어 있는 아들들의 생일 축하날이다. 3월이 언제나 내게 특별하게 다가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남편이 인터넷 들여다보며 고르고 고른 숲 속에 있는 한정식 집은 벚나무로 둘러 싸여 있어서 벚꽃 필 때 가면 정말 좋을 것 같았다. 산자락 넓은 부지를 수목원처럼 가꿔놓았던데 작은아들 왈 "엄청 부자네요."ㅎㅎ 주차 안내하시는 분이 큰아들 부부에게 "국제부부?" 하고 물으면서 벚꽃 필 때 다시 한번 오라고 하지만 그러기엔 큰아들네에서도 우리가 사는 이곳에서도 너무 멀다. 큰아들이 작은아들에게 들러 함께 이곳까지 오는 데 걸린 시간 2시간, 우리가 이곳까지 가는 데 걸린 시간 1시간 20분 정도. 다음 달엔 남편의 생일이 들어 있는.. 2024. 3. 25.
산수유 핀 외암마을 어느 블로거가 구례와 이천 대신 아쉬운 대로 외암리마을에서 산수유 꽃을 구경한다고 하여 그렇다면 나도 엎어지면 코 닿는 거리인 것을 한 번도 생각해보지 못했네, 하는 생각을 갖고 냉큼 달려가 보았다, 오늘 오후에도 비 예보가 있고, 토요일과 일요일엔 일정이 짜여 있고, 월요일과 화요일에도 또다시 비 예보가 있으니 혹시라도 그 비에 꽃잎 떨어질까 봐 그리하여 행여나 산수유 꽃의 절정을 놓칠까 봐 더욱 서둘러 꽃구경을 가게 되었다. 생각해 보니 이렇게 산수유가 활짝 피어있을 무렵의 외암마을은 처음인 것 같다. 먼 산 바라보며, 마을 어느 곳에 산수유가 노랗게 피어있나 둘레둘레 살피며 걷다가 어느 순간 깜짝 놀랐다. "아유, 깜짝이야!" 두터운 돌담장 위에 보호색으로 위장한 것처럼 고양이 한 마리가 앉아 있다.. 2024. 3. 22.
헛된 소비 이곳 행정복지센터에서 운영하는 헬스장을 이용하려면 행정복지센터 2층 한편에 있는 주민자치 사무실에 가서 등록하면 되던 것을 올해부터 시스템을 바꿔 온라인으로 아산 평생학습관 홈페이지에서 등록하게끔 했다. 그동안은 운동하겠다는 마음만 있으면 사무실에 가서 등록하고 당장 그날부터 운동할 수 있었다면 이제는 3개월 단위로 나누어 분기별로 이용 신청을 해야 한다. 등록한 마지막 달 중순쯤에 다음 분기 이용 신청을 미리 하라고 알림 문자가 온다. 그 주어진 신청 기간 내에 신청하고 기다렸다가 당첨되었다는 문자가 오면 돈을 계좌이체 하는 방식이다. 헬스장 이용 신청을 하려고 아산 평생학습관 홈페이지에 들어갔다가 다른 여러 강좌를 들여다보게 되었다. 아산 평생학습관에 솔깃한 여러 강좌들이 있다는 것을 전부터 알고 있.. 2024. 3. 19.
산수유 매화 피는 봄 드디어 산수유가 활짝 피어났다. 나는 이곳에 오기 전에 항상 봄을 맨 먼저 알리는 꽃은 매화로만 알았는데 이 호숫가에서는 항상 산수유가 먼저 피어난다. 지난가을 무지막지하게 가지를 쳐낸 모과나무에도 연둣빛 물이 올랐다. 겨울은 갈색으로 보내다가 봄이 되면 모과나무 수피의 얼룩무늬가 도드라지며 연둣빛을 띄기 시작한다는 것도 이 호숫가에서 알게 되었다. 호수를 돌다가 이 부분을 지날 때면 이제 유심히 보게 되는 장소가 되었다. 저기 멀리 타워크레인이 보이네. 왼편으론 이순신 장군 동상이 우뚝 서 있다. 역시나 지난가을 반듯하게 칼각으로 싹 쳐냈던 회양목에도 연둣빛 꽃이 피어난다. 자세히 보아야 꽃이 핀 줄 알게 된다. 시골집에 갔더니 광대나물이 분홍분홍하게 피어 조금은 센 봄바람에 흔들리고 있었다. 광대 복.. 2024. 3. 19.
산다는 것의 쓸쓸함 일요일 오전 9시 30분쯤 집을 나섰다. 수도권의 작은시누이 집에 도착하니 11시쯤. 언덕배기의 8층이라 체감상 10층쯤 되는 것 같은 집에서 밑을 내려다보니 왼편 멀리 유적지 하나가 눈에 뜨인다. 서원이라고 한다. 이런 뷰도 참 좋네,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계절 따라 달라지는 고풍스러운 풍경을 내려다보는 기분도 색다를 것 같다. 시누이네 냉장고가 우리 것과 똑같다고 얘기하며 바라보는데 그 옆에 걸린 푸른 빛나는 사진 액자 하나. 커다란 새떼 사진에 시선과 마음이 확 쏠렸다. 내 눈은 커다래지고 자꾸 질문이 튀어나간다. - 직접 찍었어요? 샀어요? 멀리서 보면 파란색 일색이어서 무엇인가 볼품없는 것을 가려놓은 것 같기도 한 무신경하게 걸린 듯한 액자였지만 가까이 다가서서 보면 그 모든 풍경이 구분된다... 2024. 3.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