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주 금요일 둘레길 걷기에서 현충사의 이 `서부해당화'를 보러 온다는데
나는 또다시 서울에 가야 하기 때문에 미리 나 혼자 보러 왔다.
그러나 맙소사! 아직 만개하지 않았다.

꽃망울을 잔뜩 매달고 터뜨릴 준비를 하고 있다.

참 예쁜 서부해당화.

현충사 문을 들어서자마자 왼편으로 있는 서부해당화는 더욱더 피지 않았다.

이런 상태.

그 옆으론 자주목련.
현충사엔 여러 수종의 꽃나무가 있어서인지 진사님들이 좋아하는 장소인가 보다.
어느 진사님께서 대포 들이밀고 찍고 가신 후에, 어느 정도 멀어져 간 다음에,
쭈뼛쭈뼛 다가가서 세상 수줍게 한 장, 아니 두 장 찍었다.

꽃잎 안까지 붉으면 `자목련',
겉 붉고 속 희면 `자주목련'.
만날 되뇌어도 헷갈린다.

자주목련 옆엔 나는 향기로 승부할 테야, 하고 굳은 다짐을 한 듯한 귀룽나무가 서 있다.

향기로운 귀룽나무 꽃을 벌도 그냥 지나칠 수 없었나 보다.
꽃이 아까시나무처럼 컸으면 사람들의 많은 시선을 끌었을 거라는
귀룽나무에 대한 인솔쌤의 평이 생각난다.


현충사엔 목련나무도 참 많다.











어찌할꼬! `자목련'이라는 이름표를 달고 있다.
`자주목련'이라구욧!



내가 일부러 저 두 사람을 쫓아다닌 것은 결단코 아니다.

흔히 식재된 울타리로만 보아서 온전한 수형을 보기 힘든 화살나무.
가을에 선홍색으로 단풍 들면 또 얼마나 예쁠까.

정말로 제가 쫓아다니는 거 아니에요.ㅜ,.ㅜ

충무공 고택 옆에 자리한 이 두 그루 은행나무는 나이가 500살이 넘은 것이다. 이충무공이 결혼 후 이곳 활터에서 말을 달리며 무예를 연마하던 모습, 그리고 장군께서 노량해전에서 전사한 후 운구가 이 집 앞을 지나 장지로 가는 모습까지 지켜보았을 것이다. 가을이 되면 노란 은행잎이 온 나무를 덮어 노란 우산 두 개를 펼쳐놓은 듯한 모습으로 보는 이들의 탄성을 자아낸다. 두 그루 모두 암나무로 해마다 많은 은행이 열린다.




사람들을 끌어모으던 홍매화의 시절은 갔다.
고즈넉한 분위기가 참 좋다.


고택은 도배 및 내부 보수공사 중으로 입장불가.
하지만 까치발을 하고 담장 너머로 빼꼼히 들여다볼 수는 있다.
주변에 그런 나를 바라보는 사람도 없으니 마음껏 들여다본다.






잊지 말자. 저 배롱나무들에 붉게 꽃이 필 때도 꼭 와보자.

이번엔 정문인 `충의문'이 아닌 옆문으로 들어가 본다.






이순신장군 영정 앞에서 나라의 안녕을 빌어본다.


주차장에 관광버스가 즐비하더니 가이드 따라다니는 관광객들이 참 많았다.


구현충사로 가는 길의 연두가 곱다.


갑자기 눈이 번쩍 뜨였다.
많은 사람들이 배경으로 번갈아 사진 찍고 있는 곳에 만개한 서부해당화.


서부해당화 사진을 찍고 있었더니 어떤 여인이 사진을 찍어주겠단다.
그리하여 서로 주거니 받거니 사진 찍어주기.
찍힌 사진은 그럭저럭......

이 꽃 밑에 나 서 있다.
그 여인의 마음에도 내가 찍어준 사진이 그럭저럭일까 봐 염려된다.


아직도 열매를 매단 채 산사나무에 새 잎이 돋아났다.

이곳에도 서부해당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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