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피는 벚꽃인데
작년에도 재작년에도 그전에도
무수히 숱하게 보았던 기억은 깡그리 잊어버리고
올해 처음으로 벚꽃을 본 것처럼 감탄하곤 한다.
아니다. 어쩌면 예뻤던 기억을 간직하고 있어
머리에 각인된 그것을 다시 확인하러 꽃구경을 가는지도 모르겠다.
온통 벚꽃 피어 찬란한 봄날
이 벚꽃을 보아주지 않는다면
벚꽃에 대한 예의가 아니지 않을까.
벚나무는 한 그루 서 있어도 예쁘고
무리 지어 있어도 예쁘고
물가에 있어도 예쁘고
동네 어귀에 서 있어도 예쁘고
어떻게 있어도 다 예쁘지만
그 중의 제일은 터널을 이루는 것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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