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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나열함

정리가 주는 힐링

by 눈부신햇살* 2024. 2. 26.

 

 

이따금 방문하는 소독원이나 정수기 코디로부터 집이 참 깔끔하다는 말을 종종 듣곤 한다.
조금 전에 다녀간 소독원 역시 집안 이곳저곳에 소독약을 뿌리고 나서 집이 참 깔끔하다,
거실 벽을 이렇게 액자로 꾸미는 것도 참 좋아 보인다,
그중 큰아들의 결혼사진은 마치 연예인 화보 같다는 기분 째지는 덕담도 덥석 안겨준다.
사진 속의 남자는 우리나라 사람 같은데 여자가 외국인이어서 인상적이라나.
아마도 그래서 더 신기하게 와닿았겠지.
 
얼마 전에 다녀간 시누이는 집안이 참 심플하다는 평을 했다.
언니는 물건 많은 것을 싫어하나 보다고.
빙고! 나는 물건 많은 것을 어수선하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그래서 자잘한 물건들로 집안 이곳저곳을 장식하는 것을 선호하지 않는다.
한 뱃속에서 나왔어도 성격은 제각각이어서 내 밑의 여동생 둘은 이런저런 장식품들로
집안을 아기자기하게 꾸미는 것을 선호하는지라
동생네 집에 가서 내가 느끼는 감정은 `나와 참 다르다'이다.
바로 밑의 동생이 무척 깔끔한 편인데도 말이다.
 
나는 되도록이면 수납장과 서랍 안에 안 보이게끔 정리하는 것을 좋아하며,
냉동실과 냉장실에 많은 물건이 들어 있는 것도 싫어한다.
까만 봉다리에 담겨 냉동실과 냉장실 야채칸에 가득 들어 있는 물건들을 보면 저절로 한숨이 나오며
잔소리가 나와 친정 엄마는 내가 냉장고 문을 열면 일단 긴장하신다.ㅎㅎㅎ
아니, 이렇게 넣어두면 어디에 어떤 물건이 들어 있으며
유효기간이 얼마나 남았는지 어떻게 아냐고?
 
그렇다고 내가 무척 깔끔하여 청소를 자주 하는 것은 아니다.
함께 사는 남편으로부터도 깔끔하다는 칭찬을 듣긴 하지만
그다지 청소를 즐기지도 않고, 또 많은 시간을 청소의 노예가 되어 살고 싶지도 않다.
다만 정리가 재미있고, 가지런히 수납되어 있는 것을 무척 좋아하는 것일 뿐이다.
무슨 물건을 쓰고 나면 즉시 제자리에 갖다 놓고,
물건들의 위치는 항상 그 자리로 정해 놓아 남편 역시 그 자리에 잘 놓도록 한다.
그리하여 어느 날 번뜩이는 아이디어로 서랍 한 칸이나 수납장 안을 잘 정리했다 싶으면
자꾸만 열어 확인하며 잘 정리 정돈한 내 솜씨에 흐뭇해하는 이상한 힐링 포인트가 있다.ㅎㅎ
 

 우리 집 냉장고는 비스포크란 제품인데 만족도가 꽤 높다. 
우리 것은 밝은 연회색이지만 여러 가지 색깔로 맞출 수도 있는데
단순한 색깔 좋아해서 그냥 연회색 한 가지 색깔로만 했다.

그렇지만 그릇은 색깔 있는 것을 좋아하나 보네.ㅎㅎ

여러 그릇이 섞여있긴 하지만 덴비 제품의 도자기 질감을 좋아한다.

 


 
 
 
 
 
그리고 남이 잘 정리해 놓은 서랍 속이나 집안 구경을 하는 것도 퍽 재미있어한다.
그래서 사진 몇 장 퍼와보았다.
 

 

 
 
 
 
 
 

이런 성향의 내게 이런 팬트리가 주어진다고 해서 어떻게 수납할지 생각해 보는 기쁨을 주지 뭔가.
우물에서 숭늉 찾는다는 속담이 있는 걸 보면 일찍이 나 같은 사람이 많았던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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