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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또 하루326

봄이 오는 길 금요일 시골 시댁에 들러 어머니를 모시고 대전의 병원에 다녀왔다. 그새 많이 회복하신 어머니는 이제 괜찮아지시니 병원 다니는 것이 귀찮기만 하시단다. 가는 데도 시간이 많이 걸리고, 채혈검사 결과도 한참 기다려야 해서 병원 한 번 다녀오는데 거의 반나절이 소요되어 여러모로 그런 생각이 드시나 보다. 다행스럽게 병원 채혈검사 결과도 좋아서 이제 한 달에 한 번 오셔도 좋다고 하자 아예 안 왔으면 좋겠다고 하신다. 네네, 어머니, 저희도 그것을 간절히 원합니다.😂 돌아오는 길에는 논산 시내의 계속 다니고 있는 병원에 들러 기존에 드시고 계시던 한 달 치 약을 처방받았는데 조제해 주는 약국의 약사가 나더러 엄마가 건강하신 편이란다. - 아, 저희 어머니요? 건강하신 편인가요? 아마도 대전 병원에서 처방받은 약.. 2023. 2. 27.
2월의 서울에서 엄마와 동생과 셋이서 오르는 산길. 저 멀리 동생이 몇 번인가 올랐다는 불암산이 보이고, 엄마와 함께 오르면 워낙 느린 속도라 운동이 되지 않으므로 동생은 다른 층계길로 일찌감치 오르고, 나는 엄마와 담소를 나누며 보조를 맞춰 오른다. 요즘은 시어머니를 뵙고 나면 이렇게 함께 산을 오를 수 있는 친정 엄마의 건강함에 새삼스럽게 감사한 마음이 들곤 한다. 청설모의 나무 타는 솜씨에 눈을 떼지 못하고, 아쉽게도 오늘도 미세먼지가 가득해서 시야가 뿌옇다. 롯데타워와 남산타워가 희미하게 보여 거기 있으려니 짐작할 수준이었다. 친구들과 공덕역에서 만나 J는 예식장에 잠깐 다녀오고 나머지 셋이서 그 유명한 마포갈비를 맛있게 먹었다. 아주 어린 시절 가파른 층계가 많던 신공덕동에 대한 추억의 장소가 어디쯤인지 가늠이.. 2023. 2. 19.
잡다한 이야기 아산으로 옮겨 오면서 냉해를 입어 이렇게 시들어가는 행운목을 망설이고 망설이다가 끝내는 윗부분을 과감하게 잘라내 버렸다. 일 년 전 겨울에는 이렇게 향기롭고 귀한 꽃도 펴줬던 아이건만...... 그리하여 이렇게 빈약하기 짝이 없는 몰골이 되었다. 함께 동거하던 스파티필름은 요즈음 반짝반짝 생기를 띠고 있다. 베트남 커피 G7을 즐겨 마신다. 아침엔 블랙(너무 진해서 반만 넣어), 점심엔 커피믹스로 하루에 딱 두 잔 마시며 어쩌다 한 번쯤이야 하면서 드물게 한 잔 더 마시는 날이 있으나 그도 3시나 3시 반이 넘으면 삼가고 있다. 카페인 과민반응자라 하루 커피 마시는 양을 최소화하여 나름 정신 건강을 돌보고 있다. 😭 나름의 저 규칙을 지키지 않은 날엔 가슴이 두근두근거리면서 쉽게 잠을 이루지 못한다. 커.. 2023. 2. 7.
재미로 보는 인공지능이 말해 주는 내 관상 https://keen-poitras-075b07.netlify.app/ 인공지능이 말해주는 내 관상 테스트 인공지능이 말해주는 내 관상! 나와 닮은 연예인은 누구일까? 관상가 양반에게 관상 테스트를 받아 알아보세요! keen-poitras-075b07.netlify.app 시댁 식구들 단톡방에 톡이 하나 떴다. 원래는 시댁 형제들만 하던 단톡방에 어머니가 편찮으시면서 상황을 알리느라고 이번에 며느리 셋을 추가로 불러들였다. 형제들 중 가장 젊은 막내 시동생이 재미로 보라고 올렸는데 이런 것을 은근히 흥미로워하는 나는 당장 해보았다. 어디 나뿐이랴. 내가 가지고 있는 모든 사람들의 사진, 이를 테면 친구, 자매, 심지어 아들들의 얼굴도 넣어 보았다.ㅋㅋ 결과는 아주 맞지도 않고 아주 틀리지도 않았는데 어.. 2023. 1. 5.
마침표를 찍다 큰시누이와 남편이 어머니 모시고 병원에 진료받으러 간 사이 한바탕 집안 청소를 말끔히 하고, 막힌 배수관을 검토하러 온 시청 대행업체분도 다녀간 후 혼자서 동네 산책을 나섰다. 지난번과 반대 방향으로 길을 잡았다. 멀리 나지막한 야산 위로 전원주택지가 조성되고 예쁜 집들이 올라오고 있다. 하지만 저기서 보이는 것은 비닐하우스 바다일 것만 같다. 딸기 작물을 하는 이곳은 온통 딸기하우스가 넘쳐난다. 한동안 잡목으로 넘쳐나 물 흐르는 곳조차 보이지 않던 뒷내는 나무들을 말끔히 베어내었다. 저기 건너편 일렬로 늘어선 나무들은 벚나무일 것 같다. 나지막한 야산자락 전원주택의 조망권은 가까운 딸기하우스 너머 멀리 이런 풍경을 볼 수 있으려나. 성탄절도 시골집에서 보냈던 우리는 한해의 막바지 날들도 시골집에 있었다.. 2023. 1. 2.
크리스마스 이브에... 어머니가 좋아하시는 참게매운탕을 먹으러 갔다. 내가 감탄하면서 보는 세상 제일의 효자인 시동생은 수시로 어머니를 챙기는데 웬만한 여자들 보다도 훨씬 세심해서 매번 나를 놀라게 한다. 아침 밥상엔 조기를 구워 올렸더니 살을 잘 발라서 연신 어머니 밥그릇 위에 올려놓더니 매운탕 집에서는 참게를 거의 어머니에게 퍼드리다시피 한다. 딸 하나씩 가지고 있는 내 여동생들은 딸이 없는 나를 불쌍하다 하지만 저런 아들 하나 있으면 열 딸 안 부럽지 싶다. 매운탕 집 옆으로 이렇게 탑정호가 펼쳐졌다. 한파라고 하지만 햇볕이 따스해 그럭저럭 걸을만했지만 조금 있다가 이내 차로 피신해야 했다. 차 안에서 어머님이 우리를 기다리기도 했지만..... 어머님이 세면기의 수도꼭지 잠그는 것과 가스레인지의 불을 끄는 것을 자주 깜빡.. 2022. 12. 27.
바쁜 듯 바쁘지 않은 나날 15일부터 18일까지 또다시 당번이 되어 시골집에서 어머니 보살피는 동안 어머니의 호전되는 상태를 알아보러 일주일에 한 번 병원 가는 날, 목욕 시켜드리고 머리도 감겨 드리고 드라이기로 말려 드린 후 시동생을 기다린다. 시동생이 어머니를 병원에 모시고 간 후에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려는 순간 남편이 조금 일찍 퇴근해 시골집으로 와서 수고한 나를 위해 드라이브를 시켜준다고 해 탑정호에 갔다. 혼자서도 밥 잘 먹는 나는 일찌감치 정오 조금 넘어 점심을 먹었는데 2시쯤 도착한 남편이 빵을 사주네. 맛있었지만 도저히 감당 안 되는 양이라 거의 남편이 먹어야 했다. 사진에 찍힌 동그란 조명등들이 하늘에 뜬 별 같다고 얘기한다. 카페에 한 시간가량 머무는 동안 커다란 테이블에 열 명 정도가 무슨 행사를 치르는지 요란.. 2022. 12. 21.
밤새 내린 눈 어제 충주 쪽으로 출장 갔던 남편이 오후 들어 함박눈이 펑펑 내린다고 전화했을 때만 해도 이곳 아산은 비가 오락가락하였다. 그 비 속에 마트에 다녀오면서 말끔히 세차한 차 더러워지겠네 신경 쓰였다. 저녁 무렵 눈으로 바뀌더니 세찬 바람과 천둥까지 몰고 와서 소나기 퍼붓는 여름날을 떠올리게끔 함박눈이 펑펑 내렸다. 중부지방과 충남권 일부 지역에 대설주의보가 내린 밤, 밤이 제법 깊었을 때에도 눈 치우는 송풍기 소리가 요란하였다. 아산은 이번 눈이 첫눈은 아니다. 첫눈 오는 날 친구들과의 단톡방에 사진을 올리며 아산은 바다를 끼고 있어서인지 겨울에 눈이 많이 온다고 하자 그 이유가 뭐냐며, 원래 바다가 있으면 눈이 많이 오느냐고 물었다. 서해안에 눈이 많은 이유를 남편이 뭐시라 뭐시라 설명해줬지만 퍼뜩 떠오.. 2022. 12. 14.
시골집에서 3박 4일 12월 6일 열흘간 입원하신 어머님이 답답해서 못 있겠다 하셔서 조금 당겨 퇴원하셨다.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아 비교적 괜찮은 상태라고 하지만 뇌졸중은 어머니를 무기력하고 활동하기 불편하게 만들어서 보호자가 필요하게 되었다. 병원에 입원해 계실 때 하필이면 간병인이 코로나에 걸려서 마지막 나흘간은 막내아들인 시동생이 병간호를 하게 되었고, 퇴원하시고 나서는 첫 번째로 내가 나흘간의 당번이 되었다. 그 후로 짧게 길게 번갈아가며 각자 시간 되는 대로 작은 시누이, 둘째 아주버님, 동서, 그다음에 다시 내 순번이 되어 목요일이면 또 내려가 봐야 한다. 오전에 동네를 한 바퀴 돌았다. 뒷내 둑방길을 걷는다. 곱게 빗은 단발머리 같은 억새. 붉은 찔레 열매, 노란 담벼락, 눈을 껌벅이며 대문 앞에 앉아 멀뚱멀뚱 .. 2022. 12.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