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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또 하루

잡다한 이야기

by 눈부신햇살* 2023. 2. 7.

 

아산으로 옮겨 오면서 냉해를 입어 이렇게 시들어가는 행운목을
망설이고 망설이다가 끝내는 윗부분을 과감하게 잘라내 버렸다.

 

일 년 전 겨울에는 이렇게 향기롭고 귀한 꽃도 펴줬던 아이건만......

 

그리하여 이렇게 빈약하기 짝이 없는 몰골이 되었다.
함께 동거하던 스파티필름은 요즈음 반짝반짝 생기를 띠고 있다.

 

 

베트남 커피 G7을 즐겨 마신다.
아침엔 블랙(너무 진해서 반만 넣어), 점심엔 커피믹스로 하루에 딱 두 잔 마시며

어쩌다 한 번쯤이야 하면서 드물게 한 잔 더 마시는 날이 있으나

그도 3시나 3시 반이 넘으면 삼가고 있다.

카페인 과민반응자라 하루 커피 마시는 양을 최소화하여 나름 정신 건강을 돌보고 있다. 😭

나름의 저 규칙을 지키지 않은 날엔 가슴이 두근두근거리면서 쉽게 잠을 이루지 못한다.

 

커피를 반 만 넣었으니 물도 컵의 반 만 넣는다.

한 잔 가득히 마시면 양이 많아 버겁고 커피는 꼭 뜨거울 때 마신다.

식혀가며 쉬엄쉬엄 마신다는 것은 내 사전에 없다.

그렇지만 딱 커피만 뜨거운 것을 좋아하고 다른 뜨거운 국물류는 싫어한다.

특히 뚝배기에 보글보글 끓여져 나오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그렇다고 아예 안 먹는 것은 아니다.

곰탕과 설렁탕을 좋아하는 남편은 나와 메뉴를 고를 때면

순댓국이나 추어탕 등을 먹게 되고 먹고 나면 나는 열에 아홉은 입천장을 데이곤 한다.

 

저렇게 커피를 타놓으면 진한 색깔에 놀라서 너무 진하지 않느냐고 묻던데

색깔만 간장 색깔처럼 진하지 커피맛은 딱 좋다.

큰아들은 내게 그렇게 커피 꼬박꼬박 즐겨 마시면서 왜 커피머신은 사지 않느냐고 묻는데

글쎄, 왜 굳이 사고 싶은 생각이 안 드는지 모르겠다.

내가 커피맛을 잘 모르나?

 

시골 시댁에도 큰시누이가 가져다 놓은 저 G7커피가 있길래

어머님께 블랙 반 만 넣어 타드렸더니 써서 못 드시겠다고 하셨다.

 

 

 

남편이 지인으로부터 받았다면서 가져온 인도네시아산 커피와 과자.
토라비카 커피믹스 카푸치노는 컵에 따라 놓으면 가루가 컵 절반은 차지할 정도로 양이 많아 놀랐다.
일회용 큰 봉지에 아주 작은 봉지가 붙어 있길래 따서 커피 위에 부었더니 초코 가루였다.

G7믹스커피는 맛은 있는데 너무 단 것이 흠인지라 토라비카 카푸치노가 그렇게 달게 느껴지지 않고 맛있었다.
저 Roma라는 이름의 과자는 딱 우리나라 버터링 쿠키 맛.

 

작은아들이 베트남 여행에서 사 온 마카다미아 열매와 말린 과일과 냉장고 자석과 코코넛 커피.

이 선물을 받으면서 남자아이가 여자들처럼 아기자기하게 사 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 코코넛 커피는 커피맛이 약해서 G7 블랙커피를 조금 더 첨가해서 마시면 아주 맛있다.

세계 커피 생산국 2위라는 베트남에 갔으니 왠지 커피를 사 와야 될 것 같고

G7은 이미 마시고 있으니 차선으로 골라온 커피인가 보다.

 

 

어느 날엔 태국에 다녀온 지인으로부터 이런 선물을 받아왔다.

코코넛과자와 코코넛음료.

코코넛과자는 고소하니 맛있지만,

코코넛음료는 밍밍하여 입맛에 맞지 않았다.

 

 

어느 날엔 생전처음 배추전을 부쳤다.

해마다 친정엄마가 주는 도토리가루가 우리 집엔 늘 상비되어 있으므로

혹시나 조금 더 맛있지 않을까 싶어 도토리가루를 조금 넣어 부쳤다.

묵과는 또 다른 맛. 수육에다 먹다 남은 걸로 굴전도 부쳤는데 배추전이 더 맛있네.

 

설과 어머니 생신에 도토리묵을 쒀갔더니 이러다 묵 장인 되겠다고 해서 으쓱으쓱,

어깨가 춤을 추며 올라가더니 내려올 줄을 몰랐다.

이게 다 친정엄마 덕분이라고 엄마에게 감사인사 드렸네.

 

어머니 생신 쇠고 올라오는 길 위에서 멀리 보이는 계룡산이 멋졌다.

고개를 돌려 살짝 뒤쪽을 보면 대둔산이 멋지게 펼쳐지고

이름 있는 산들은 이름난 이유를 알게끔 하는 풍경들을 자랑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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