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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또 하루

크리스마스 이브에...

by 눈부신햇살* 2022. 12. 27.

 

어머니가 좋아하시는 참게매운탕을 먹으러 갔다.

내가 감탄하면서 보는 세상 제일의 효자인 시동생은 수시로 어머니를 챙기는데

웬만한 여자들 보다도 훨씬 세심해서 매번 나를 놀라게 한다.

아침 밥상엔 조기를 구워 올렸더니 살을 잘 발라서 연신 어머니 밥그릇 위에 올려놓더니

매운탕 집에서는 참게를 거의 어머니에게 퍼드리다시피 한다.

딸 하나씩 가지고 있는 내 여동생들은 딸이 없는 나를 불쌍하다 하지만

저런 아들 하나 있으면 열 딸 안 부럽지 싶다.

 

 

매운탕 집 옆으로 이렇게 탑정호가 펼쳐졌다.

한파라고 하지만 햇볕이 따스해 그럭저럭 걸을만했지만

조금 있다가 이내 차로 피신해야 했다.

차 안에서 어머님이 우리를 기다리기도 했지만.....

 

 

 

어머님이 세면기의 수도꼭지 잠그는 것과 가스레인지의 불을 끄는 것을 자주 깜빡하여

가스안전기를 설치(공대생도 아닌데, 법 전공한 사람이 뚝딱뚝딱 무엇을 어찌 그리 잘 만지는지 놀랍다.

같은 학교 나온 남편과는 사뭇 다르다.)하고,

CCTV도 설치한 후 남편과 나, 시동생 셋이 머리 맞대고 볼 수 있는 앱을 각자의 휴대폰에 깐 후,

함께 있던 시동생이 돌아간 저녁,  우리 가족 단톡방 알림이 울린다.

 

 

큰아들 부부는 카나페에 와인을 마시며 크리스마스이브를 보내고,

더운 나라로 열흘간 여행을 떠난 작은아들은 베트남에서 소식을 알린다.

 

호찌민 통일궁 안에서 찍은 마당.

 

시청과 주변 건물들이 다 프랑스 식민지 때 지은 거라 베트남 같지 않단다.

 

 

새벽 4시에 일어나 사막 일출 투어하고 리조트에서 수영도 했단다.

베트남에 사막이 있냐고 화들짝 놀라고......

 

 

 

 

큰아들네에 있던 우리 짐이 이번에 모조리 내려오면서 함께 실려온 작은아들 책 중의 만화 <담요>.

여러 상을 수상했다는데 그림이 참 예쁘고 그림인데도 설경이 아주 멋지다.

내용도 뭉클하다.

 

 


12월 27일

 

집으로 돌아와 이따금 CCTV 앱을 열어보면 조금 기력을 회복하신 어머니가

소파에 앉아 다리를 흔들며 TV를 보고 있거나,

옆집 어르신이 놀러 와서 함께 TV를 보고 계신다.

 

어제 모처럼 오랜만에 신정호 둘레를 걷고 있었더니 시동생이 전화를 했다.

앱을 몇 번이나 보았냐고......

어찌 보면 우리의 보험 같은 앱을 들여다보며 생각보다 잘 지내고 계시는 것 같아 안심하곤 한다.

저녁이면 가까운 곳에 사시는 둘째 아주버님이 이틀 와서 주무셨는데

앞으로 또 어찌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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