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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또 하루

마침표를 찍다

by 눈부신햇살* 2023. 1. 2.

 

큰시누이와 남편이 어머니 모시고 병원에 진료받으러 간 사이 한바탕 집안 청소를 말끔히 하고,

막힌 배수관을 검토하러 온 시청 대행업체분도 다녀간 후 혼자서 동네 산책을 나섰다.

지난번과 반대 방향으로 길을 잡았다.

 

 

멀리 나지막한 야산 위로 전원주택지가 조성되고 예쁜 집들이 올라오고 있다.

하지만 저기서 보이는 것은 비닐하우스 바다일 것만 같다.

딸기 작물을 하는 이곳은 온통 딸기하우스가 넘쳐난다.

 

한동안 잡목으로 넘쳐나 물 흐르는 곳조차 보이지 않던 뒷내는 나무들을 말끔히 베어내었다.

저기 건너편 일렬로 늘어선 나무들은 벚나무일 것 같다.

 

나지막한 야산자락 전원주택의 조망권은 가까운 딸기하우스 너머 멀리 이런 풍경을 볼 수 있으려나.

 

성탄절도 시골집에서 보냈던 우리는 한해의 막바지 날들도 시골집에 있었다.

그래도 다행스럽게 어머니의 잡히지 않던 혈액수치가 잡혀 안정기에 접어들게 되었고

이제 어머니 혼자서 지내시다가 주말이면 번갈아가며 한 번씩 들여다보면 될 것 같다.

 

이번에 큰시누이가 내려오는 줄 알았으면 굳이 우리가 가지 않아도 되었을 텐데

이래저래 시골집에서 넷이서 보내는 시간이 시끌벅적했다.

나 보다 한 살 위의 손아래 시누이는 이제 친구 같은 느낌을 주었다.

그리고 아이러니하게도 어머니는 입원해 계셨던 열흘을 빼고

자식들이 노상 와 있던 나머지 20여 일이 참 행복하셨단다.

 

 

 

먼 더운 나라에서 여행 중인 작은아들이 보낸 사진들.

 

 

슬리핑버스 타고 이동 중

 

마지막 숙소에는 손님의 99퍼센트가 한국사람이었단다.

 

 

 

 

한해의 마지막 날 오후에 우리 집으로 돌아왔다.

공주 지나면서 날이 흐리며 희끗희끗 눈발이 성기게 날렸다.

역시나 아산은 아직도 하얗게 눈이 쌓여 있다.

 

얼마 전, 이 추운 겨울에 일산에서 아산으로 이사 온 화초들은 더러 냉해를 입었다.

거실에 있는 큰 화분의 스파트필름과 행운목이 특히 심하다.

몸살을 앓고 있는데 잘 살아날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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