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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수상한 날 밤새 비가 오더니 바람이 시원해졌다. 해가 뜬 건지, 아닌 건지, 흐린 날인 건지, 아닌 건지, 분명하지 않은 날이다. 어제, 친구와 통화하는데 자격증이 여섯 개씩이나 된단다. 우리나라는 다이어트와 웰빙, 자격증, 인터넷에 미쳐 있다더니 나는 인터넷에 미쳐 있고, 친구는 자격증에 미쳐 있다. 큰녀석.. 2005. 8. 9.
사람이 그리운 날 1 사람이 그리운 날 1 신 대 철 잎 지는 초저녁, 무덤들이 많은 산 속을 지나왔습니다. 어느 사이 나는 고개 숙여 걷고 있습니다. 흘러 들어온 하늘 일부는 맑아져 사람이 없는 산 속으로 빨려듭니 다. 사람이 없는 산 속으로 물은 흐르고 흘러 고요의 바닥에서 나와 합류합니다. 몸 이 훈훈해집니다. 아는 사람 하나 우연히 만나고 싶습니다. 무명씨 내 땅의 말로는 도저히 부를 수 없는 그대...... ***** 김용택 시인도 자신의 시에서 말했다. '...... 사람마다 누구도 닿지 않은 고독이 있다......' 고. 그대여, 너무 상심하지 말아요. 고독과 친구해 보아요. 그렇게 나쁘지만은 않답니다. 때로는 자기자신이 자신의 가장 좋은 친구가 될 수도 있어요... 2005. 8. 8.
샤기 어제 큰녀석과 함께 미용실에 가서 머리를 잘랐다. 남들은 뒷머리가 길면 더위를 느낀다는데, 나는 앞머리가 눈을 찌를 정도로 길면 더위를 느낀다. 더군다나 어제는 그야말로 도로 위에다 계란을 팍 던지면 그대로 계란후라이가 될 정도로 햇빛이 이글거리는 날이었으니 날도 더운데 머리나 자르자,.. 2005. 8. 6.
큰녀석 아,,,,,귀가 괴로워!!! 듣기 싫어!!! 지난번 부평풍물축제 할 때 언더그라운드 그룹 '슬리핑잼'을 본 이후로 울 큰녀석 베이스기타에 푹 빠졌다. 그때 보컬의 기타줄이 끊어져서 잇는 동안에 베이시스트가 잠깐 독주를 했더랬다. 그 연주 소리에 감동을 받았나보다. 앉으나 서나 기타, 기타 하는 걸 들은 척도 안 했더니 컴으로 검색해서 학원도 알아내고, 수강료도 알아내고 별 짓을 다하더구만. 그래도 콧방귀도 안 뀌었더니 담임선생님과 싸바싸바해서 그 학교의 두 분의 기타 칠 줄 아는 선생님과 어떻게 엮어서 8월부터 두 시간씩 개인교습 받기로하고 왔네. 감탄했네. 별 짓을 다하는구만. 그래서 드디어 아이아빠가 기타를 하나 사줬구만. 대충 15만원짜리 정도로...... 아,,,,이것이 나의 고통의 시작일줄이야... 2005. 8. 2.
어제 휴가 계획은 다다음주에 잡혀 있고, 덥다는 핑계로 꼼짝 않고 집에 있으려니 좀이 쑤신다. "심심해! 심심해!" 하고 노래를 불렀더니 뒷산에라도 올라가 보잔다. 뒷산의 이름은 '만월산'이다. 2년인가, 3년만인가 이제 막 공사가 완료된 이 터널의 이름은 그래서 '만월산 터널'이다. 도시는 안개에 잠겨? 흐린 날이어서 도시의 윤곽이 흐리다. 그런데 왜 산 이름이 만월산일까? 달이 퍽 아름답게 뜨는 곳인가? 달이 뜬 날에 바라보는 산의 풍경이 그만인 곳인가? 산들이 둥근 달처럼 동그랗게 모여 앉아 있는가? 알레르기의 주범이라는 이 '돼지풀'과 생명력과 번식력이 강해서 그 풀의 근처에서 다른 풀들은 모두 죽고 만다는 '환삼덩굴'이 온 산을 장악하다시피 자라고 있다. 얼핏 보면 쑥과도 많이 닮았다. 언제나 뒷모습.. 2005. 8. 1.
만화에 대하여 나의 맨처음 독서는 만화책으로 시작되었다. 그전의 책이란 건 교과서가 전부였고, 교과서 외에 다른 읽을 거리로 접한 게 작은아버지가 운영하던 만화가게에서 읽었던 만화책이다. 그게 아홉 살이 끝나가는 겨울이거나 열 살이 시작될 즈음의 겨울이었을 것이다. 그때의 만화방이란 널판지 몇 개로 .. 2005. 7. 26.
별 - 화가 김점선의 말 조물주가 작가 하나를 만들 때 일부러 굳센 의지를, 뚝심을 심어놓지. 스무 살에 빛나지 않고 육십 칠십에 빛나게 아주 조금씩 키워갈 수 있는 씨앗만을 집어 넣지. 누구나 한눈에 알 수 있는 그런 조숙하고 완성된 재능을 넣지는 않아. 그렇게 되면 타락하기 쉬워. < 화가 김점선의 말이다. > 꼭 빨.. 2005. 7. 22.
숲으로 가자! - 뒷산에서 (이 사진은 맘카페에서 한장 가져왔습니다. 제가 찍으니 이런 분위기가 안 나서요...감사합니다.) 오전에 교회 다녀오고, 점심으로 떡볶이를 전골냄비로 하나 가득해서 먹고, 뒷산에 가자고 했더니 아들녀석들이 "두 분이서 오붓이 다녀오세요!"한다. 아니 벌써, 이제는 이 부모를 안 따라 다닐려고 하니 서러워라,하는 생각이 없잖아 들기도 하지만 아무렴 어때 짝꿍이 같이 가니 뭐, 그까이꺼,대충 만족하자,하는 마음으로 뒷산에 갔다. 숲은 가까워야 하고, 가까운 숲을 으뜸으로 친다고 김훈이란 글쓰는 분이 '자전거 여행'이란 책에서 말했다. 집 근처에 울창한 숲이 있다는 것은 큰 복이라고. 유월의 숲에서는 '피톤치드'라는 향기가 가장 많이 나와서 산림욕하기 좋은 계절이라고 한다. 신선한 산소와 음이온, 그리고 항균.. 2005. 7. 11.
엄마가 싫어하는 것들 육심원 씨의 저 작품은 저렇게 밝은 노란색으로 염색하고, 전인권의 머리를 능가하게 부풀려 놓고, 노출이 심한 옷을 입고, 커다란 귀걸이를 하고, 손톱은 마귀할멈처럼 길게 길러서 붉은색 메니큐어를 바르고, 눈두덩이는 한 대 맞은 듯 초록색 아이새도우를 바르고, 붉은 볼연지에 역시.. 2005. 7.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