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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나열함112

딸기 (어디서 한 장 업어 왔습니다. 사진의 주인님 감사합니다.) 1박 2일로 출장을 다녀온 남편이, 출장을 간 곳이 시골집 근처라 시골집에 들러서 김장김치와 딸기 한 상자를 들고 왔다. 6시 30분쯤에 전화벨이 띠리링 울려서 받으니 짐이 많으니 얼른 짐 가지러 나오란다. 큰 녀석은 영어학원에 간 시간이고, 작은 녀석은 있어도 힘쓸 나이도 아니지만 2박 3일로 수련회를 간 터라 혼자 있던 나는 냉큼 뛰어나갔다. 달리면서 "으, 추워, 외투 걸치고 나오는 건데."라고 혼잣말을 한다. 나이 먹는 증상 중의 하나가 혼자서도 대화가 가능하다는 것일 거다. 혼자 묻고, 혼자 대답하고, 나이 들면 혼자서도 잘 노는 것일까. 저만치 있는 남편에게, 하루 못 봤다고 째지게 반가워서가 아니라, 추워서 마구 뛰어가는데, 원래가.. 2006. 3. 23.
애주가 나의 주량은 맥주 한 병, 소주 반 병, 양주 반 글라스, 막걸리 1리터짜리 한병, 동동주 넉 잔 정도이다. 그 정도 마시면 알딸딸하니 딱 좋다. 세상이 부드럽게 흘러가고, 모든 일이 다 잘되어가고 있다고 생각 들고, 맞은편에 앉은 신랑이 퍽 맘에 든다. 이 주량은 남편을 상대로 마셨을 때이고, 고무줄 주량인지 시시때때로 약간의 변동사항이 있다. 동창회 같은 데서나, 다른 모임에서 마시면 내 주량이 도대체 얼마인지 모르겠다. 원래, 누구 표현처럼 바늘로 찔러도 피 한방울 나지 않을 정도로 완벽주의자여서 흐트러진 모습은 우선 내가 못 견뎌하므로 절대로 허튼짓을 할 정도로 취하지 않는다. 남편과 같이, 단둘이 마실 때만 적당히 취한다. 술은 연애 시절에 애인이던 남편으로부터 배웠다. 나는 스물다섯살이스물다섯.. 2006. 3. 16.
얼굴 한국인의 미소는 모나리자와 가장 닮은 미소라고 한다. 수줍음이 많은 민족성이라는 말인가 했더니 얼굴 근육 구조상 웃으면 입꼬리만 살짝 올라가서 자연스레 모나리자의 미소가 된다고 한다. 그에 비해 서양인들이 웃으면 치아가 다 드러나게 환히 웃는 미소가 된다. 상대적으로 더 밝게 웃는 얼굴.. 2006. 2. 2.
개와 늑대의 시간 프랑스 사람들이 일컫는 시간 중 “개와 늑대의 시간“이라 부르는 순간은 오후 늦게 해가 지고 어둠이 점점 드리워져 가고 있을 때 멀리서 보이는 짐승이 개인지 늑대인지 잘 분간이 가지 않는다는 데서 유래 되었는데 낮도 아니고 그렇다고 밤도 아닌 미묘한 시간을 말합니다. 낮이라고 하기엔 밝음의 강도는 약하고 밤이라 하기엔 뚜렷하지는 않지만 보일것은 다 보이는 ...... 그런 의미에서 밝음에서 어둠으로 가는 불분명한 시간 이라고도 이야기 하죠. 개와 늑대의 시간을 검색했더니 위와 같은 내용의 글이 뜨길래 복사해왔다. '개와 늑대의 시간'을 처음 알게 된 것은 박완서 씨의 소설 '아주 오래된 농담'(기억이 가물가물,,,맞나?)에서이다. '아주 오래된 농담'은 불륜을 다룬 소설이다. 그 소설에서 가장 감명 깊었.. 2006. 1. 12.
김혜자과 사람은 살면서 어떤 말을 가장 자주 듣고 살까. 나는 아마도 "여자답다"는 말을 가장 많이 듣고 살지 싶다. 성장기에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은 "참 말이 없다"였는데, 나이가 들면서 말수도 느는 것인지 지금도 수다스럽게 말을 즐기는 편은 아니지만 어디 가서 말없다,는 말은 거의 듣지 않는다. 그 기점.. 2005. 11. 25.
생일과 계절 오래전에 히트한 노래 중에 정미조 씨의 '사랑과 계절'이라는 노래가 있다. 그 노래를 오래전, 아직 푸르던 스물서너 살 무렵에 누구와 누구, 누구랑 놀러가서 게임에 걸려서 벌칙으로 불렀던 적이 있다. ' 사랑하는 마음은 사월이지만 사랑할 때 마음은 꽃이 피지만 이별하는 마음은 찬바람 불어 이별.. 2005. 8. 22.
첫사랑 사노라면 누구든 어쩌다 한번쯤은 지나간 첫사랑을 떠올려보는 일도 있으리라. 불현듯 스쳐가는 바람에 떠올릴 때도 있을 테고, 아무것도 아닌 일처럼 여겨지는 일에서조차 연관지어져서 사소한 일상처럼 떠올리게 되는 일도 있으리라. 나는 남편의 첫사랑을 알고, 남편은 나의 첫사랑을 알고 있다. 남편을 소개 시켜주던 남편의 고향 친구는 그 무슨 심술인지, 악취미인지 물어보지도 않는 첫사랑 얘기까지 들려줬다. 덕분에 연애할 때 그 지나간 첫사랑으로 인해 크게 한번 싸웠다. 고향 근처의 도시로 나와 학교를 다니던 남편이 매주 첫사랑을 만나러 시골집에 내려 갔다던 말에 발끈해서 싸우게 됐다. 안절부절하며 나를 달래지 않았다면 절대로 용서하지 않았을 것이다. 왜냐면 그때 남편은 변변한 직장을 그만 두고, 변변치 않게 공부.. 2005. 8. 17.
만화에 대하여 나의 맨처음 독서는 만화책으로 시작되었다. 그전의 책이란 건 교과서가 전부였고, 교과서 외에 다른 읽을 거리로 접한 게 작은아버지가 운영하던 만화가게에서 읽었던 만화책이다. 그게 아홉 살이 끝나가는 겨울이거나 열 살이 시작될 즈음의 겨울이었을 것이다. 그때의 만화방이란 널판지 몇 개로 .. 2005. 7. 26.
엄마가 싫어하는 것들 육심원 씨의 저 작품은 저렇게 밝은 노란색으로 염색하고, 전인권의 머리를 능가하게 부풀려 놓고, 노출이 심한 옷을 입고, 커다란 귀걸이를 하고, 손톱은 마귀할멈처럼 길게 길러서 붉은색 메니큐어를 바르고, 눈두덩이는 한 대 맞은 듯 초록색 아이새도우를 바르고, 붉은 볼연지에 역시.. 2005. 7.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