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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나열함112

영화에 대하여 영화를 맨처음 보았던 게 몇 살적이야? 나는 일곱살 무렵으로 기억해. 영화보는 걸 즐기던 엄마를 따라 맨처음 보았던 영화의 제목이 '꼬마 신랑'이라고 확실히 기억하는데, 그게 김정훈이 나왔던 영화였는지는 확실치 않아. 다른 영화도 많이 보았다는데 다른 영화도 떠오르질 않고...... 그 다음으로 .. 2005. 7. 1.
용감한 자가 미인을 쟁취한다 전에 제가 얘기했지요? 아들은 여섯살 유치원 때부터 좋아하던 여자애가 있었고, 초등학교에 입학한 지 5년째인 올해 드디어 한 반이 되었다고...... 그 애는 이 동네에서 유일하게 한 유치원을 다니는 아이였지요. 시내에 있는 교회에서 운영하는 유치원인데 졸업식 행사 때면 2대 졸업상이라는 이름의.. 2005. 6. 25.
무료함 무료함 어린 날에 어른들은 들로 나가고 혼자서 빈 집을 지키노라면 알 수 없는 슬픔이 스멀스멀 덮쳐 왔다 텅 빈 마당, 텅 빈 동네에 뜨겁게 햇볕이 부서지고 개미새끼 한 마리 얼씬거리지 않는 여름 한낮 지나친 무료함에 어린 계집은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장독대 항아리 뚜껑을 열었다 닫었다 항아리에 가득 찬 간장에 얼굴을 비춰보고 그 속에 담긴 파란 하늘을 들여다보고 뒷뜰을 어슬렁거리다 무심한 풀을 짓뜯어 씹어보다 마당 한켠에 높게 쌓인 보릿대 낟가리 위에 올라가 동네를 내려다보다 아무도 없는 줄 뻔히 알면서도 방문을 확 열어 젖혀보면 서늘한 어둠만 존재했다 모두다 어디 갔는가 어디 숨었는가 무료함이 빚어내는 외로움에 눈물 한방울 흘러내리던 날도 있었어라. 2005. 6. 22.
작은녀석의 별명 무대포, 납작수, 포동이, 준칠이, 찰고무, 닥종이인형. 이상은 작은녀석의 별명이다. 납작수는 돌 되기 전까지 어찌나 순한지 먹고 자고, 먹고 자고, 심지어는 목욕물 속에 넣어 놓아도, 목욕을 시키고 있어도 자고 있어서 순하다고 늘 눕혀만 놓았더니 뒷통수가 깎은 듯이 납작해서 붙은 별명이다. 포.. 2005. 6. 18.
비 오는 날의 단상 이렇게 비가 내리면 경사진 언덕 끄트머리의 작은 초가집 마루에 앉아 앞 솔숲에 비 내리는 소리를 듣던 내 유년이 떠오른다. 내 생각은 언제나 유년과 맞닿아 있다.꽃 한송이를 봐도, 풀 한포기를 봐도, 가슴이 먹먹할 정도의 아름다운 풍경을 봐도...... 아름다움은 쓸쓸함과 연결이 되어 있을까.내 유년은 언제나 쓸쓸함이란 단어와 함께 떠오른다. 쓸쓸함을 안고 바라보는 풍경들은 언제나 가슴 속에 사무치는 그 무엇인가를 남겼다. 봄이면 밭 가득, 동네 가득 피어나는 노란 물감을 들이 부어 놓은 듯이, 자신의 가장 예쁜 색으로 환장할 듯이 유채꽃이 피어나고, 봄 햇살이 여름 햇살 못지 않게 강렬하게 내리쬐고 그 밭에서 벌이라도 윙윙거리면 알 수 없는 쓸쓸함이 스멀스멀 기어 올라왔다가목울대를 꼴깍거리며 내려 갔다.. 2005. 6. 10.
선택의 기준 어제 켜놓은 라디오에서 남자들이 자주하는 3대 거짓말과 여자들이 자주하는 3대 거짓말에 대해서 나왔다. 남자들이 자주하는 3대 거짓말 1. 상가집에 가야 돼. 2. 보너스는 절대로 안 건드리고 다 가져온 거야. 3. 내일부터 운동할 거야. 여자들이 자주하는 3대 거짓말 1. 내일부터 다이어트 할 거야. 2. .. 2005. 6. 9.
친구 [ 그림 - 서정 육심원 ] 몇 살적부터 친구라는 개념을 확실히 이해하고 받아 들였을까? 초등학교 시절에 삼총사를 본떠서 이름 붙인 '사총사'라는 친구들이 있었다. J, N, M, 그리고 나. 졸업 사진 찍을 때, 넷이서 사총사 기념으로 찍은 사진도 오래토록 지니고 있다가 엄마와 동생들 의 "너무 못 생겼어! 그때는 왜 그렇게 이상하게 생겼었어? 크느라고 그랬나? 시골 바닷바람에 망 가졌나?......" 하는 놀림에, 그 놀림의 거슬림이 최고조로 달하는 날 그냥 북북 찢어 버렸다. 이제사 아쉬움이 크다. 초등학교 졸업 후 이십대 때에 잠깐 얼굴 보고, 그후로 십오여년만에 다시 얼굴을 보게 된 우리. J는 그때나 지금이나 명랑하고, 인정 많고, 마음씨 좋은 넉넉한 전형적인 아줌마 타입이다. 살림 도 잘할 .. 2005. 5. 29.
이 노래, 그 영화 *** 이 구시렁거림은 며칠 전에 제가 활동(?)하는 음악카페에 올렸던 것인데, 이곳에도 올려봅니다. 사실은 오늘 들리시는 분들께 헛걸음하게 할까봐 끌어왔습니다. 오늘부터 쪼매 바쁠 것 같습니다. .J-five의 <모던타임즈> 이 노래 무명씨님이 신청한 노래이지요? 제목을 보니까 오래전 그래도 아직.. 2005. 5. 13.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이 뭔지 아니?" "흠,,,글쎄요. 돈 버는 일? 밥 먹는 일?"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은 사람이 사람의 마음을 얻는 일이란다. 각각의 얼굴만큼 다양한 각양각색의 마음을, 순간에도 수만 가지의 생각이 떠오르는데...... 그 바람같은 마음이 머물 게 한다는 건 정말 어려운 거란다." - [어린 왕자] 쌩떽쥐베리 그 바람같은 마음을 내게 머물게 한다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지. 그건 억지로 되는 일은 아냐. 서로 눈이 맞든가, 마음이 맞든가, 뜻이 통하든가 해야지. 사람이 사람에게 끌리는 건 꼭 외모에서 비롯되는 건 아닌 것 같다. 이렇게 사이버에서도 사람을 알게 되고, 뜻이 통하고, 마음이 맞는 걸 보면...... 어쩌면 얼굴을 마주 보고 얘기를 나눌 때 보다 더 그사람의 깊은.. 2005. 4.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