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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정호의 사계(四季)124

사랑은 아직도 끝나지 않았네 토요일과 일요일, 이틀 중의 하루 한 끼는 외식을 하게 되는 날이 많은데 그때는 주로 점심으로 먹게 된다. 신정호 주변의 카페와 식당을 모두 가보자는 계획에 따라 이번엔 황산 앞으로 새로 지은 쌍둥이 건물 중의 하나에 들어선 중식당으로 가보자고 했다. 건물 외관을 찍으려다가 별 걸 다 찍는다는 핀잔에 움찔해서 사진이 엉망이라고 변명 아닌 변명을 해본다. 솔직히 말하면 나도 찍으면서 멋쩍을 때가 많다. 그러면서 왜 찍는 걸까? 중식당 안에서 바라보는 겨울 빈 논 너머의 신정호수공원. 모내기 끝난 5월 말 초록논부터 추수하기 전 11월 초 황금논까지 논뷰가 참 멋질 것 같다고 했더니 빈논이 주는 운치도 참 좋다고 해서 겨울에 흰 눈이 하얗게 쌓일 때도 멋지겠다고 생각 들었다. 쌍둥이 같은 옆 건물은 이름이 .. 2023. 12. 4.
11월, 늦가을의 신정호 코로나 감염 후유증으로 자주 급피로감을 느끼게 되어 올가을엔 신정호에 매우 드물게 가게 된다. 오랜만에 집에서 주말을 맞게 된 날, 피자로 점심을 먹고난 후 신정호를 한 바퀴 돌기로 했다. 루꼴라 피자와 크림 파스타, 탄산수를 주문했다. 맛은 그럭저럭. 비용은 52,000원 발생(굳이 기록하는 이유는 이때의 물가가 어땠나 궁금할 것 같아서.....ㅎㅎ). 크림 파스타에서 들깨수제비 맛이 나는 걸 보니 들깻가루를 넣었나? 그리고 화덕피자라서 오른편 창문 밖으로 장작이 잔뜩 쌓여 있는데 보기만 하여도 따뜻해지는 것은 그것이 불타오를 때를 상상하게 되기 때문일까? 억새들의 하얀 단발머리가 멋졌다. 억새의 필체 신 형 식 손 흔들고 있는 것만 보면 눈물이 난다고 한발 늦게 눈물이 난다고 편지를 씁니다 이미 마음.. 2023. 11. 29.
산책하기 좋은 가을 아직은 햇살이 조금 따가운 느낌이 나긴 해도 간간이 불어주는 바람이 시원한 날, 여기저기 가을 냄새 물씬 나는 풍경을 보며 길을 걷는다. 물가에는 주로 왕버들나무가 잘 자라는 듯하다. 옆에서 보면 이런 모습. 저 오리들은 볕바라기를 하고 있는 걸까? 내가 뒤로 지나가도 아무 관심이 없다. 멀리서부터 존재감이 뚜렷한 멋진 왕버들나무 한 그루. 거의 방치되다시피 자리하고 있더니 초사천을 정비하면서 나무 주변도 깔끔하게 단장하였다. 게다가 이름표까지 떡 부여받았네. 수령이 어마어마하다. 280년 정도 되었다나. 드디어 신정호로 접어들었다. 연지에도 가을이 한가득 내려앉았네. 수양버들의 색도 엷어지고...... 성질 급한 벚나무들, 벌써 훌훌 옷을 벗어버렸네. 나무수국은 여름, 가을, 겨울, 세 계절이 아름답네.. 2023. 10. 12.
내겐 전쟁 같은 식사 들판의 벼가 노랗게 익어가고 있던 9월 말 어느 날 지난번 파스타를 먹었던 대형베이커리 카페 옆에 있는 신정호 주변 맛집, 지나다니다 보면 대기번호 호명 소리가 밖에까지 들리곤 하던 식당에 밥을 먹으러 갔다. 평일 점심인데도 우리 앞에 세 팀이나 기다리고 있었다. 콩나물무침과 무생채, 자른 상추 등 함께 비벼 먹는 밑반찬은 셀프서비스인데 아직 가져오기 전. 불맛 나는 매콤한 쭈꾸미 볶음. 매운 데다 뜨겁기까지 해 먹는 내내 입안에서 계속 불이 나며 머리도 띵한 듯 정신이 없었다. 어느 곳에서는 매운 느낌을 중화시키라고 입안 진정용 쿨피스가 서비스로 나온다던데 여기는 판매가 3천 원으로 따로 팔고 있었다. 그런데 그게 또 따로 사먹게 되지는 않더라는. 더군다나 단음료 좋아하지 않는 식성이다 보니. 맵고 뜨.. 2023. 10. 5.
또 노을에 빠졌었네 물속에도 노을이 붉게 물들어 있었네. 구름이 희한하게 무지개처럼 떠 있었네. "왜 구름이 무지개 색깔 느낌이 나지?" 남편이 먼저 그렇게 말해서 얼마나 얼마나 반가웠던지. "맞지? 무지개 색깔 비슷하지?" 저 황홀한 노을이 여기쯤 오니 붉은빛을 잃어가고 있었다. 원색의 막대등에 불이 들어오는 시간. 어둠이 내려앉자 조명이 환하게 꽃처럼 빛난다. 까만 밤하늘에 초이레 달이 숨바꼭질 하듯이 나왔다 들어갔다 한다. 까꿍 나왔을 때 잽싸게 찍는다고 찍었지만 달을 잡지 못했다. 계속 술래를 하다가 나중엔 포기했다. 2023. 9. 22.
초나흘 달 신정호에 갔더니 이렇게 멋지게 하늘을 물들이며 해가 넘어가고 있었다. 거기엔 구름의 모양이 한몫 단단히 하고 있었지. 연신 하늘이 멋지다고 감탄하는 나와 달리 남편은 비교적 덤덤하다. 유튜브에서 재미로 색채 인지능력 테스트를 했는데 내 색채 감각이 상위 1%에 속한다고 나오는 것이었다. 남편은 낮은 수치여서 남편과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내가 유난히 자연 현상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감동받고 감탄하는 데는 다 이유가 있었노라고...... 남편에게 공감 못한다고 타박할 것은 아니었다고...... 반대로 생각하면 남편의 눈에는 그저 그런 자연 현상이나 풍경인데 내가 유별난 반응을 하는 것이다. 그래, 내 유별난 눈에는 너무도 아름다운 현상이고 풍경이다. 입이 다물어지지 않고, 눈도 커지며, 마음 깊은 곳에서 감.. 2023. 9. 20.
노을이 아름다워! 다른 날들. 또 다른 어떤 날. 2023. 9. 19.
신정호 - Green Breeze 오늘은 `싱그러운 산들바람'이라는 뜻의 그린 브리즈(Green Breeze)에 점심을 먹으러 갔다. 얼마 전에 오픈한 베이커리 카페이다. 신정호 주변에는 대형 베이커리 카페가 누가 누가 더 크게 짓나 경쟁하듯이 들어서고 있다. 야산인 안산 중턱에 저 큰 건물이 들어설 때 과연 어떤 종류의 가게일까 궁금해했다가 또 베이커리 카페인 것을 알게 됐을 때 무척 놀라웠다. 바로 옆으로 기존의 베이커리 카페가 몇 개나 늘어서 있기 때문이다. 아마도 우리에게 선택의 폭이 넓어지라고 그러나 보다.^^ 아무튼 신정호 주변 식당과 카페를 하나씩 차례대로 훑어보기로 한 우리가 오늘 선택한 장소는 바로 이곳이다. 카페 앞 한쪽에 어린 왕자가 머리카락과 머플러를 날리며 서 있었다. 신정호를 돌면서 맞은편에서 보면 제법 높은 위.. 2023. 9. 11.
때로는...... 그제, 친정 엄마와 동생과 함께 식사를 마치고 소나기에 깜짝 놀라 고추(생고추 말리는 것은 엄마의 오래된 취미와 습관) 걷으러 돌아와 뒤돌아보다 발견한 무지개. 올해 처음으로 보았다. 어제, 집으로 돌아와 울적한 마음 달래려고 혼자 걷던 길. 2023. 9.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