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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정호의 사계(四季)124

올해를 보내며 오리들은 호수가 얼기 시작하자 얼지 않은 호수 한가운데에 모여 있다가 얼음 가장자리에 나란히 앉아 있기도 한다. 또 다른 어떤 화창한 겨울날의 신정호 풍경 1. 영화 보기 작은아들의 권유로 왓챠에서 영화를 보기 시작한 지 2년 여. 가끔은 넷플릭스에서도 보고, 티브이에서 방영하는 영화를 볼 때도 있고, 그 모든 것을 합하여 약 600여 편의 영화를 보았다. 영화는 봐도 봐도 끝없이 좋은 영화와 보고 싶은 영화가 생겨서 `보고 싶어요'에 저장한 영화는 갈수록 늘어나고 나는 거기에 따라갈 수가 없다. 우스운 것은 이미 본 영화를 봤다는 것을 잊어버리고 다시 또 보다가 어, 이 데자뷔 현상은 뭐지? 할 때도 있다는 것이다. 그러다 다 본 영화의 제목을 뒤져보면 지나간 어느 날에 본 영화여서 실소를 금치 못한다.. 2020. 12. 24.
겨울날의 신정호 11월 어느 날 이런 풍경이었다가 12월이 되자 이런 풍경으로 바뀌었다. 신정호 주변에는 띄엄띄엄 카페와 식당들이 호수를 둘러싸고 있다. 한 집 한 집 맛보다 보면 어느새 모든 집을 다 알게 되려나. 호수를 돌면서 보면 코로나로 인해 한산하다. 이렇게 눈부신 햇살을 받은 수면 위에 은물결이 눈부시다가도 겨울의 짧은 해는 금방 자취를 감추기 시작한다. 오리들은 떼를 지어 여기저기 흩어져 떠있다. 걔네도 패가 따로 있나 보다. 이쪽 한 무리, 저쪽 한 무리 여기저기 나뉘어서 놀고 있다. 오리의 울음소리는 퍽이나 퉁명스럽다. 꽉꽉, 꽉 꽉 꽉, 꽉~ 짖을 때 보면은 꼭 시비 걸거나 무언가 못마땅해서 따지는 것 같다. 이따금 나도 대꾸해준다. 왜? 뭐가 못마땅한데? 퉁명스러운 오리들...ㅋㅋ 간혹 머리에 초록빛.. 2020. 12. 12.
해 질 무렵 같은 듯하여도 조금씩 다른 모습이 되는 해지는 풍경. 언제나 누구나 빠져 들게 되는 풍경. 해 질 무렵. 2020. 10. 15.
저물녘의 신정호 추석 쇠고 한 주 더 집에 머물다 다시 온 이곳 아산. 조금 일찍 내려와 이주만에 신정호를 한 바퀴 돌았다. 반가운 신정호. 자연친화적이어서 더욱 친근하게 다가오는 신정호. 어쩌다 한번씩 빗방울이 듣는 속에 이따금 우산을 펼쳐 들고 걷다 바라보는 정겨운 신정호. 바람이 없다는 걸 호수에 비치는 풍경을 보고 알았다. 물에 비치는 풍경 또한 그렇게 멋질 수 없다. 저물 무렵 얕은 물속에서는 오리가 꽥꽥 울고 점점 어두워져 가는 풍경 속에 내 마음을 맡겨본다. 2020. 10. 11.
여름날의 신정호 올여름 참 열심히 돌았던 신정호. 혼자서도 돌고, 남편과 둘이서도 돌고... 남편은 골프 연습해야 된다며 나를 신정호에 떨궈 놓고 가버리곤 했어. 나는 속으론 입술을 삐죽였지만 겉으론 모나리자 미소 비스무리하게 웃었어. 혼자 도는 날에 풍경은 더 내 가슴에 와 박혔어. 둘이 도는 날에는 시간이 금방 흘러갔지. 저 양지바른 산자락 밑에 예쁜 집 한 채 지으면 내려와서 살겠느냐고 물었더랬어. 신정호가 내려다 보이는 언덕배기에 살면 어떤 기분일까. 대답하기 전, 고개를 끄덕이기 전, 내 머릿속으로 많은 생각들이 오고 갔어. 2020. 9. 12.
또다시 신정호 해질 무렵 신정호를 돌았다. 비가 온다는 일기예보대로 도는 중에 한두 방울 내리던 비가 나중엔 거세어졌다. 비 때문인지 드문드문 호수를 도는 사람들과 마주 쳤다. 어쩌면 내가 사는 곳의 호수보다 이곳의 사진을 더 많이 남기는 것 같다. 원래 가까이 있으면 귀한 줄을 모르나... 2019. 9. 6.
신정호와 한국고건축박물관 아산에는 신정호라는 커다란 호수가 있었다. 저녁을 먹은 후에 소화도 시키고 운동도 할겸 신정호를 한 바퀴씩 돌았다. 요즘은 어느 곳을 가나 잘 가꿔놓은 명소를 보는 것 같다. 시댁이 있는 논산의 탑정호도 주변을 잘 가꾸기 시작하더니 조만간 국내에서 가장 긴 출렁다리가 놓일 거라고 한다. 남편이 헬스장에 가지 않을 때는 신정호를 돌며 운동한다고 해서 무척 궁금해하던 곳이다. 여름이라 그런지 호수를 돌며 운동하는 사람도 많고 친구들과 모임 끝에 구경 오는 사람들도 더러 있었다. 아산에서 사람들이 순박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아파트단지내에서 마주치면 하하 작은 소리로 웃으시며 바라보는 할머니들 때문이다. 저렇게 푸른 들판을 바라보며 살면 마음이 더 푸근해지는 것일까. 아산은 온통 산으로 둘러 싸여 있다는 느낌이.. 2019. 7.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