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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정호의 사계(四季)129

신정호 주변 안산에 올라 안산 쪽으로 접어들어 조금 가다가 이정표에서 `샘터'를 발견했다.샘터라고 해서 오래된 역사가 있는 유물쯤으로 여겼더니 약수터였다.혼자서 실없는 여자처럼 한번 웃고 약수를 한 바가지 마셨다.아직 한낮에는 더워서 땀을 흘리다가, 비록 낮은 산이지만 마스크 쓰고 산행하느라거친 숨을 몰아쉬다가 마시는 한 바가지의 물은 상쾌하기 그지없었다.  다시 층계 길로 돌아가야 하는데 꾀가 나서 그냥 약수터 옆길로 들어섰다.어느 어르신이 양손에 스틱을 짚고 내려오시길래 여쭤봤다.- 이리 가도 안산 정상이 나오나요? 층계가 싫어서 그 길로 내려왔다는 할머니가 내려오신 길로 올라가다가바스락 소리가 나서 보니 청설모가 보인다.- 한 장만 찍을게. 가만히 있어 봐.찍어서 확대하여 보니 청설모 입에 물린 밤 한 톨. 모델 포즈 굿!.. 2021. 9. 28.
신정호 주변 남산에 올라 오늘은 신정호를 감싸고 있는 듯한 남산에 올라보기로 했다.느지막이 해 질 무렵 신정호를 돌다 보면 산에 불빛이 하나둘 켜지기도 해서저 산에 사람들이 많이 오르나 보구나 생각했다. 저 멀리, 상당히 멀리, 도로 건너편에 있는 거북선과 마주 보고 있는 이순신 장군 동상 옆길로 올라가다 보면 오른편으로 너른 잔디밭이 펼쳐지고 그 끝에 야외음악당이 있다.그 뒤쪽에서도 산으로 올라가는 길이 있다. 유치원 어린이들이 야외학습 나왔나 보다.노란 버스가 와서 아이들을 내려놓자마자 마구 함성을 지르며 잔디밭으로 뛰어갔다. 조각공원이 끝나는 즈음에 이렇게 산으로 올라가는 데크 층계가 나타났다. 사이사이 작은 오솔길로 빠지지 않고 야자매트가 깔린 길을 따라 쭈욱 올라오니 이런 이정표가 나타난다.남산 정상을 향하여 간다. 이.. 2021. 9. 28.
코로나야 물럿거라 우리춤이 간다 국민관광지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는 신정호는 주말과 휴일이면 인파로 넘쳐난다.우리가 자주 이용하는 주차장은 그런 날에는 넘쳐나는 차들로 이용하기 힘들어서아예 잔디광장이 있는 조각공원 옆의 널따란 주차장을 이용한다. 차에서 내릴 때 어디선가 요란한 농악놀이 소리가 들렸다.호수를 한 바퀴 다 돌고 나서도 여전히 들리는 소리에 호기심에 끌려 다가가 보았다.그러다 야외음악당에서 고전무용이 한창인 걸 발견했다.   춤사위가 어찌나 사뿐사뿐 가볍고 손놀림이 우아한지 넋을 잃고 보았다.빙그르 돌 때면 저 치마폭이 둥그렇게 부풀어지며 살짝 떠오르고치맛자락 한쪽을 슬며시 부여잡고 한 발짝 한 발짝 내딛을 때면 그 동작이 너무 어여뻐서 탄성이 절로 나왔다.이, 예쁘다!  아쉽게도 우리가 본 춤이 마지막 순서였다.공연이 끝나.. 2021. 9. 27.
여러 날 호수를 돌다 보면 새들은 저렇게 저희들끼리 모여 있기도 하고,때로는 오리들과 함께 있을 때도 있다. 가을장마로 물이 제법 차올랐다. 신정호의 예전 이름이었다는 마산저수지의 마산을 따서 이름 지었다는 마산정에 올라 멀리 아산 시내 쪽을 바라보기도 하고, 그 정자 앞으로 깔린 맷돌로 된 디딤돌들을 요리조리 살펴보기도 한다.어디까지나 낮에 혼자 가서 놀 때의 일이다. 이른 저녁을 먹고 둘이 함께 가서 돌다 보면 그새 해가 짧아져 어느새 뉘엿뉘엿 해가 기울어가고, 이른 저녁을 먹고 둘이 함께 가서 돌다 보면 그새 해가 짧아져 어느새 뉘엿뉘엿 해가 기울어가며저기 서 있는 것이 개인지 늑대인지 모호해지는 `개와 늑대의 시간'이 찾아오고, 알록달록  불빛들이 켜지고 호수에 그대로 반영되어 물 위에 반짝이면 예쁘다는 .. 2021. 9. 1.
또 무지개를 보았네 요즘 늘 그렇듯이 이른 저녁을 먹고 산책을 나갔다.출발할 때 환하던 하늘이 호수 근처에 이르렀을 때에는 먹구름이 잔뜩 끼어 있었다.주차장에 차를 대고 난 후 과연 비가 올 것인가 말 것인가, 한참 하늘을 올려다보다가저쪽 하늘에 맑은 기운이 있으니 비는 오지 않을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산책로에 접어들며 보니 다른 많은 이들이 우산을 챙겨 들고 걷고 있었지만비는 오지 않을 거란 확신으로 손을 가볍게 하고 걷기 시작했다. 걷다가 무심코 바라본 반대편 하늘에 무지개가 떴다. 비록 엷긴 하지만 쌍무지개다.올여름에만 세 번째 보는 무지개다. 이제 막 피어오르는 무지개인 것 같아서 더 커지길, 그리하여 둥그런 반원 모양으로 선명한 무지개다리를 만들어 주길 원하였지만 딱 저기까지 피어오르다가 스러져 갔다.    산책.. 2021. 8. 19.
한여름 이제 아침저녁으로는 조금은 선선한 바람이 불어온다.낮의 쨍한 햇빛은 여전하지만 습기가 물러가서 그냥저냥 걸을만하길래어슬렁어슬렁 동네를 잠깐 돌아보았다.  벼 이삭이 패였길래 신기한 마음으로 들여다보았다.이럴 땐 도시 촌년 시골 구경하기.    그렇게도 귀가 먹먹하게 울어대던 매미 소리도 어느 정도 잦아들었다.그렇게나 열심히 끊임없이 짝을 구하기 위해 세레나데를 부르더니 어느 땐 우리 집 방충망에까지 붙어서 큰소리로 울어재껴(가까이서 울면 정말로 어찌나 우렁찬지) 깜짝 놀라게 하던 매미가 드디어 짝을 구했나 보다.그럼 아직까지 짝을 구하지 못하고 울어대는 녀석은 어찌한단 말이고...매미가 물러가는 여름의 끝자락에는 귀뚜라미가 귀뚤귀뚤 가을의 시작을 알리겠지.   가뭄인지 호수마다 군데군데 바닥을 드러내고,.. 2021. 8. 18.
여름을 장식하는 배롱나무꽃 지나간 7월의 어느 하루, 아버님 산소에 갔더니 이렇게 배롱나무 꽃이 활짝 피어 있었다.어머, 배롱나무 꽃이 활짝 폈네! 참 예쁘다!그때 신정호 둘레의 배롱나무 꽃은 이제 막 한두 송이 피어나고 있었다.   그때쯤 병원에 오십견 물리치료받으러 가다 보면 도로가에도 이렇게 환하게 피어 있었다.차 타고 가다 신호 대기할 때 한 장 찰칵. 신정호는 호숫가라 시내보다 기온이 살짝 낮은지 조금 늦게 만개했다.      벌써 8월이 되고도 열흘 남짓 흘렀다.2주 만에 다시 찾은 신정호 둘레의 배롱나무는 한쪽에서는 벌써 조락의 기운이 흐르고,조금 햇볕이 덜 닿는 쪽에서는 이제 막 한창이다. 이랬던 배롱나무가 이렇게 변함. 역시나 다른 쪽에서 보면 이렇게 진분홍 꽃으로 환했던 배롱나무가 2주간의 여름휴가를 마치고 돌아.. 2021. 8. 10.
연꽃이 피어 눈과 마음을 시원하게 해 주고 연일 폭염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너무 더우니까 저녁을 먼저 먹고 같이 호수를 돌자고 해 이른 저녁을 먹었다.남편은 8시 출근에 5시 퇴근이니까 저녁을 먹고 호수에 갔을 때는 6시 반쯤이었다. 아직 대낮같이 환하고 열기도 남아있다가 호수 돌기가 끝나가는 즈음에해도 저물어 가고 어디선가 한 줄기 바람도 불어와 땀을 식혀주기도 하였다.그 시간에 오길 잘했다고 연신 강조하는데 나는 희한하게 작정하고(땀이 많아 복장을 갖추고) 걸으면땡볕 아래 걷는 것도 좋아하는지라 그렇게 썩 좋은 줄 모르겠다. 햇살 아래 빛나는 풍경을 보는 것도 좋아하고,어느 정도 햇볕도 쬐어줘야 한다는 생각이 있어서인가 보다.실제로 4시나 4시 반쯤에 가서 호수를 돌다 보면 푹푹 찌는 더위에 땀은 뚝뚝 떨어지고인적은 드물어서 고요하기 짝이 없.. 2021. 7. 22.
소나기 처음 신정호에 도착했을 때만 해도 분명 이렇게 햇빛이 환했었다.  돌다가 뒤돌아보니 초사동 쪽으로 먹구름이 가득하다.구름에 가려 산 일부는 보이지도 않는다. `기생초'는 노란 꽃 가운데 짙은 빨강이나 때론 갈색으로까지 보이는 무늬가 있어,기생이 치장한 것처럼 화사하다고 기생초라 불리게 되었다고 한다.기생초의 꽃말은 `다정다감한 그대의 마음'이라고... 군데군데 먹구름이 끼어 있어 어디쯤엔 비가 오고 있나 보다 짐작했다. 다솜교 다리를 지나칠 때까지만 해도 환했던 하늘에 먹구름이 몰려오더니느닷없이 세차게 쏟아지는 비.다행히 혹시 몰라서 가져간 우산을 펼쳤지만 점점 거세지는 빗줄기에 정자 밑으로 피신했다.저렇게 굵은 장대비에는 우산은 쓰나마나하게 신발이며 어깨가 다 젖게 되므로.  왜? 왜 비를 피하지 않고.. 2021. 7.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