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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정호의 사계(四季)

연꽃이 피어 눈과 마음을 시원하게 해 주고

by 눈부신햇살* 2021. 7. 22.

 

연일 폭염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너무 더우니까 저녁을 먼저 먹고 같이 호수를 돌자고 해 이른 저녁을 먹었다.

남편은 8시 출근에 5시 퇴근이니까 저녁을 먹고 호수에 갔을 때는 6시 반쯤이었다.

 

아직 대낮같이 환하고 열기도 남아있다가 호수 돌기가 끝나가는 즈음에

해도 저물어 가고 어디선가 한 줄기 바람도 불어와 땀을 식혀주기도 하였다.

그 시간에 오길 잘했다고 연신 강조하는데 나는 희한하게 작정하고(땀이 많아 복장을 갖추고) 걸으면

땡볕 아래 걷는 것도 좋아하는지라 그렇게 썩 좋은 줄 모르겠다.

 

햇살 아래 빛나는 풍경을 보는 것도 좋아하고,

어느 정도 햇볕도 쬐어줘야 한다는 생각이 있어서인가 보다.

실제로 4시나 4시 반쯤에 가서 호수를 돌다 보면 푹푹 찌는 더위에 땀은 뚝뚝 떨어지고

인적은 드물어서 고요하기 짝이 없다. 

그럴 때 멀리서 여자가 다가오면 반갑고, 남자가 다가오면 조금 조심하는 마음이 든다.

원래 겁이 좀 많은 성향이다.

 

연꽃은 보고 또 보아도 예뻐서 볼 때마다 찍는 경향이 있는데 

어느 날 홍련이 더 예쁘다는 나의 생각을 뒤집듯이 청초하게 피어난 백련을 찍기에 몰두했다가

뒤로 물러서다 그만 뱀이 갈 지 자로 샤샤샥 연밭으로 가고 있는 것을 보고 말았다.

그 순간 반사적으로 나도 모르게  "엄마야!" 하는 외마디 비명이 나갔는데

이게 내 입에서 나오는 소리 맞아,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일용이 엄니 저리 가라는 이상하게 새된 목소리가 툭 튀어나왔다.

 

그 장소를 지나가며 저기야, 저기, 했더니 뱀도 나를 무서워할 테니

그래서 뱀이 나를 알아서 피해 갈 테니 그렇게 무서워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뱀도 다 살 궁리를 한다나 어쩐다나.

정말? 진짜?

 

 

 

 

 

 

 

 

 

 

 

 

잎을 뚫고 올라온 꽃대?

 

 

 

 

 

 

신정호 연꽃도 나름 유명한가 보다.

연꽃이 활짝 피어나자 대포 렌즈 들고 사진 찍으러 오는 분들이 눈에 띄기 시작했다.

 

어제는 어느 한 가족이 연로하신 할머니를 모시고 연꽃을 보러 온 것 같았는데

연꽃 핀 곳과는 반대쪽에서 연꽃을 찾고 계셨다.

연꽃 있는 데까지 그 걸음으로 가시기엔 무리일 텐데......

그래서 나이 드신 분 모시고 다닐 때는 간단하게 접히는 휠체어 한 개 가지고 다니는 것도 좋겠다 싶었다.

 

 

가시가 난 커다란 잎에 비해 너무나 꽃이 작은 `가시연꽃'은 잎을 뚫고 꽃대가 올라온건가?

 

 

피막이풀

녹색 융단을 깔아놓은 듯한 피막이풀.

이름 그대로 지혈작용을 한다고 한다.

옛날 논에서 모내기할 때 거머리가 다리에 붙어서 피가 흐르면

피막이풀을 짓이겨 문지르면 지혈이 되어서 붙은 이름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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