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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정호

소나기

by 눈부신햇살* 2021. 7. 19.

 

 

처음 신정호에 도착했을 때만 해도 분명 이렇게 햇빛이 환했었다.

 

 

돌다가 뒤돌아보니 초사동 쪽으로 먹구름이 가득하다.

구름에 가려 산 일부는 보이지도 않는다.

 

개망초와 기생초

`기생초'는 노란 꽃 가운데 짙은 빨강이나 때론 갈색으로까지 보이는 무늬가 있어,

기생이 치장한 것처럼 화사하다고 기생초라 불리게 되었다고 한다.

기생초의 꽃말은 `다정다감한 그대의 마음'이라고...

 

군데군데 먹구름이 끼어 있어 어디쯤엔 비가 오고 있나 보다 짐작했다.

 

다솜교 다리를 지나칠 때까지만 해도 환했던 하늘에 먹구름이 몰려오더니

느닷없이 세차게 쏟아지는 비.

다행히 혹시 몰라서 가져간 우산을 펼쳤지만 점점 거세지는 빗줄기에 정자 밑으로 피신했다.

저렇게 굵은 장대비에는 우산은 쓰나마나하게 신발이며 어깨가 다 젖게 되므로.

 

 

왜? 왜 비를 피하지 않고 온몸으로 맞고 있는 건데?

비둘기의 삶의 방식인가?

너의 날개는 젖지 않는 거니?

물어도 대답 없고 나는 비둘기가 어디로 가서 비를 좀 피했으면 좋겠고......

 

정자 밑으로 비를 피했던 사람들은 점점 빗줄기가 가늘어지자 제 갈길로 갔다.

 

언제 그랬냐 싶게 개인 하늘 아래 이제 막 피어나기 시작하는 배롱나무 꽃.

 

하얀색 배롱나무 꽃도 피었다.

 

집으로 돌아오며 보니 길이 하나도 젖지 않아 놀랐다.

바로 옆 동네인데 비가 오지 않은 것이다.

구름이 몰려다니다가 어디 한 곳에만 짧고 강하게 내리붓나 보다.

그 밤엔 동네에도 천둥 번개 요란하게 치고 번쩍이며 한바탕 쏟아져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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