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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정호의 사계(四季)

연꽃이 피고 옥수수가 익어가는 달

by 눈부신햇살* 2021. 7. 4.

 

알고 보니 신정호 주변 희안마을은 옥수수를 많이 심는 곳이었다.

오십견 물리치료받으러 가면서 우연히 길 옆에서 삶은 옥수수 파는 것을 발견하고

우물쭈물하다가 지나쳐 가고, 다음번에 또 물리치료받으러 가는 날엔 망설이지 않고

곧바로 차를 대고 사게 되었다.

 

역시 알고 보니 길 옆에서 삶은 옥수수 파는 곳이 몇 곳 있던데

내가 사러 갔던 곳에는 할머니가 팔고 계셨다.

내가 사기 전에 사가는 젊은 여인이 눈이 마주치자 같은 마음을 먹은 사람에게 보내는 미소를 보냈다.

 

내가 다가가자 할머니가 인사하신다.

- 어서 와.

- 어떻게 해요?

- 오천 원. 맛있어. 우리 옥수수 한번 사 먹은 사람들은 맛있다고 또 사러 와.

  오늘 아침에도 한솥 삶아서 팔고 벌써 두 번째야.

그때가 오전 10시쯤이다.

- 어머 그래요? 두 봉지 주세요.

한 봉지만 사려다가 두 봉지 사게 되었으니 말씀 몇 마디 보태셔서 더 팔게 되는 것이었다.

사고 돌아서는 내게로 날아오는 인사말.

- 맛있게 먹고 또 사러 와아.

- 네에.

그 말씀이 얼마나 구수하고 정겹게 들리던지 저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옥수수는 말씀대로 맛있어서 다 먹고 나면 또 사러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은 살짝 덜 여문 느낌이지만 그래서인지 더 부드러운 식감이 나며, 적당히 단맛 나게 뉴슈가를 넣고 찌셨다.

 

휴일인 오늘은 신정호 근처 <서가앤쿡>에서 점심을 먹고, 호수를 한 바퀴 돌고,

돌아오는 길에 보니 잔디광장 가까운 곳의 옥수수 파는 곳에 줄이 길게 늘어서 있어서 깜짝 놀랐다.

돌아오는 길에 유심히 차창 밖을 바라보니 옥수수 밭이 여기저기 많이 있었다.

 

예전 인디언 달력에서 옥수수에 관한 이름의 달을 본 적이 있는 것 같아서 한번 찾아보았다.

 

4월 - 옥수수 심는 달 / 위네바고족

5월 - 옥수수 김 매주는 달 / 위네바고족

6월 - 옥수수 수염이 나는 달 / 위네바고족

7월 - 옥수수 튀기는 달 / 위네바고족

8월 - 옥수수가 은빛 물결을 이루는 달 / 퐁카족

9월 - 옥수수를 거두어들이는 달 / 테와 푸에블로족

 

 

 

신정호 연밭에는 드디어 연꽃이 피어나기 시작해서 사람들 시선과 마음을 잡아끌고 있다.

 

연꽃이 핀 풍경 중에 최고는 홍련과 백련이 섞여 피어 있는 것 같다.

 

개량종일까? 만첩이다.

 

 

 

 

여름을 대표하는 꽃, 능소화도 곳곳에 피어 눈길을 사로잡는다.

어제 시댁에 다니러 가며 보니 도로 가운데 화단형 중앙분리대에 띄엄띄엄 있는

가로등을 타고 오르게 심은 능소화가 만개하니 그렇게 멋있고 예쁠 수가 없었다.

아이디어 낸 사람에게 박수를 쳐주고 싶다.

 

 

신정호에는 꽃부리가 짧은 주황빛의 능소화도 피고, 아래의 꽃부리가 길고 좀 더 붉은 `미국능소화'도 피어났다.

능소화는 중국이 원산지이고, 미국능소화는 북아메리카가 원산지라고 한다.

미국능소화는 능소화에 비해 꽃송이가 조금 작으며, 활짝 피면 꽃잎이 뒤로 말리는 특징이 있다고 한다.

 

 

원추리도 피어났다.

 

부처꽃 옆의 소년은 올해도 연잎 하나 꺾어 들고 물장난에 여념 없다.

 

그 사이 남천은 조금 더 활짝 폈고,

 

새털을 무수히 달고 자귀나무의 꽃도 피어나서 옆을 지나가는 사람들의 탄성을 자아낸다.

 

 

 

가을꽃인 줄 알았던 코스모스는 일찌감치 피어

- 얘가 가을에 피는 꽃 아니야?

하며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든다.

어쨌거나 예쁘게 피어 바람에 한들한들 살랑거리는 코스모스.

긴 의자에 앉아 쉬는 옆에서 도망가지도 않고 함께 있어주는 무당벌레. 

신기해서 자꾸만 들여다 보고.

이 모든 것이 7월이 시작되는 즈음의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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