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비가 오락가락했다.
개인 듯해서 집을 나섰더니 신정호에 가는 중에 벌써 비가 흩뿌렸다.
마음속에서 이는 갈등. 가? 말아?
가자는 마음이 승리. 우산 쓰고 돌지, 뭐.
신정호에 도착하자 비가 오지 않아서 오길 잘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얼마 못 가 소나기가 쏟아졌고 우산을 가져오지 않은 사람들은
더러는 비를 맞으며 무심히 걷고, 더러는 정자 밑으로, 더러는 큰 나무 밑으로 피신했다.
어떤 예쁜 얇은 원피스 차림의 젊은 여인을 보자 안타까운 마음이 불쑥 올라왔다.
저 차림에 젖으면 난감할 텐데.
내 우산을 줄까? 그럼 나는? 주지 못하겠단 마음이 승리.
한 바퀴 돌고 만보 채우느라 조금 더 걸으며 보니 아까 그 처자가 정자 난간에 길게 기대앉아 있었다.
다행이네!
그렇게 비가 굵고 세차게 쏟아지다, 이슬비로 오다, 그쳤다 하는 날씨 속에
능소화는 예쁘게 예쁘게 피어 주변을 환히 밝히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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