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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정호27

노을이 아름다워! 다른 날들. 또 다른 어떤 날. 2023. 9. 19.
흐뭇한 4월의 하루 작년 4월 남편의 생일에는 모나무르에 가서 코스로 먹었는데 이번엔 신정호 가의 이탈리안 레스토랑에 가서 단품으로 시켜 먹자고 합의를 봤다. 이러다 신정호 둘레의 모든 식당과 카페를 다 가보게 되는 것은 아닐까. 비가 흩뿌리는 날. 미리 예약했더니 작은 룸을 하나 내주었고, 일산에서 출발해 서울의 작은아들을 태우고 올 큰아들 부부를 기다렸다. 비가 오락가락하는 날인데도 꽃구경 가는 인파가 많은지 차가 제법 막힌다고 한다. 20분 늦게 도착한 아이들과 점심을 먹는다. 남편과 나는 로제파스타와 카프레제와 찹 스테이크, 큰아들 부부는 티본스테이크와 고르곤졸라 치즈 리조또, 작은아들은 까르보나라 스파게티와 안심 스테이크. 서로의 것을 조금씩 맛보기로 나눠 먹다가 리코타 치즈 샐러드 하나 추가 주문. 요즘 을 재미.. 2023. 4. 17.
환한 봄볕 아래 낮게 낮게 땅 가까이 피는 꽃, 제비꽃들이 여기저기 군락을 이뤄 피어나는 봄. 봄바람이 어찌나 세차게 부는 날이 많은지 그 바람을 견디려면 키를 낮추는 게 현명한 것 같다. 바람에 사정없이 흔들리고 있는 제비꽃을 마주하게 되는 날이 많다. 제비꽃 종류는 수십 가지나 되고 어떤 것은 구별하기가 쉽지 않아 내가 알아보는 제비꽃은 몇 가지 안 된다. 오른쪽 위 제비꽃은 색깔이 연해서 `호제비꽃'일까 하다가 아니야, 잎의 톱니가 많지 않으니 그냥 `제비꽃' 일까 하다가 그냥 포기. 왼쪽 밑의 제비꽃만 확실하게 알아본다. 종지나물(미국제비꽃). 쟤는 어느 아파트를 가도 아파트 화단에 화초처럼 떡하니 잘 자라고 있다. 왜가리의 망중한. 배꽃 피어나는 때에 옆을 지나노라면 맡아질 듯 말 듯 나는 배꽃의 향기. 주름이.. 2023. 4. 11.
신정호 벚꽃 아산 신정호 남산터널 벚꽃길 작년에는 신정호 남산터널 쪽으로는 잘 다니지 않아서 그만 그쪽의 벚꽃 개화기를 놓치고 말았다. 올해는 벼르다가 이때쯤이면 만개했으리라 찾아가 보았다. 신정호 잔디공원 주차장에다 주차 chowol65.tistory.com 작년에는 저렇게 우거지던 벚나무 가지들을 어찌나 인정사정없이 쳐냈는지 올해는 결코 볼 수 없는 풍경이 되어버렸다. 올여름에 새 가지들이 자라나 무성해지면 내년엔 작년보다 더 멋진 벚꽃터널을 이룰 수 있으려나...... 한숨을 폭 내쉬며 아쉬운 마음 가득 안고 신정호로 달려갔다. 아기주먹만 한 꽃송이로 주변을 환히 밝히던 탐스럽던 목련은 그새 조락의 길로 접어들었다. 그래도 호수 건너편에서 남산터널 쪽을 바라보니 연분홍색 도.. 2023. 4. 5.
어느 날의 산책 한창 재정비 중인 길을 피해 다른 길로 신정호를 돌다가 미선나무를 발견했다. 앵두나무 우물가에 동네 처녀 바람난다는 앵두꽃도 피었다. 희안마을로 접어들며 독특한 건물을 찍는데 조형물 아래 앉아 있는 남자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봄날 따사로운 햇살 아래 시름에 겨운 듯한...... 호수빌리지에서 신정호로 내려오자니 바로 양우리가 있네. 살구꽃이 피고 있네. 2023. 3. 27.
달빛은 내 마음을 적시고 어제는 달무리 진 보름달이 둥실 떴다. 신정호로 가는 차창 밖으로 보름달을 발견한 순간, 딱 보름날 저녁인지 얼른 휴대폰으로 날짜를 확인해 보았다. 한 달에 한 번씩 보는 달인데도 달은 볼 때마다 참 반갑다. 걷는 내내 달을 찾아 좇게 된다. 그런 내 마음을 다 알고 있는 것처럼 달은 둥그렇게 높이 떠서 내게 부응하듯이 노란 얼굴로 나를 내려다본다. 휘영청 뜬 달이 내 마음을 어루만져 말랑말랑 명랑한 순간이 된다. 어라! 달이 물속에 풍덩 빠져 있다고 아이처럼 탄성을 지르며 가던 길 멈추고 되돌아 뛰어와서 사진에 담았다. 달이 두 개라고, 한껏 들뜬 목소리로 얘기한다. 어디 두 개뿐이겠는가. 내 마음에도 둥근달이 떴는데...... 당신은 제가 당신을 얼마나 많이 사랑하냐고 물었죠 제가 당신을 얼마나 사랑.. 2023. 3. 7.
불빛 따라 걷는 저녁 호수 둘레를 걷다 보면 어느덧 하나둘 가로등 불이 켜지고, 불빛들은 호수로 제 모습을 길게 드리운다. 밤풍경은 불빛이지, 라는 생각으로 오던 길을 자꾸 뒤돌아 보게 되고, 무심히 지나쳐 다니던 많은 날들을 뒤로한 채 새삼 한 컷 담아보기도 하는 길. 가던 길 멈추고 또다시 뒤돌아 보니 반짝반짝 빛나는 땅 위의 불빛들. 멀리 성냥개비 같은 그린타워도 빛나는 밤. 조금 큰 별 금성과 목성은 저토록이나 가까워졌다. 처음엔 멀찌감치 따로 별 두 개가 유난히 빛나 내 시선을 잡아끌었다. 밤하늘을 보고 또 보다가 급기야 밤하늘에 빛나는 수많은 저 별들 중에서 유난히도 작은 별이 하나 있었다네~ 라는 `꽃과 어린 왕자'를 가사를 바꿔 흥얼거리게 되었다. 밤하늘에 빛나는 수많은 저 별들 중에서 유난히도 빛나는 별이 두.. 2023. 3. 6.
2월의 마지막 날 습관! 능숙하면서도 느린 이 조정자는, 잠시 머무르는 숙소에서 몇 주 동안 우리를 고통스럽게 하다가, 우리가 찾아내면 행복해지는 그런 것이다. 습관의 도움 없이 정신이 가진 수단만으로는 우리의 거처를 살만한 곳으로 만들 수 없기 때문이다. - p24 습관이라는 마취제의 영향... - p28 자주, 하지만 한 번에 조금씩, - p36 우리의 사회적 인격은 타인의 생각이 만들어 낸 창조물이다. "아는 사람을 보러 간다."라고 말하는 것 같은 아주 단순한 행위라 할지라도, 부분적으로는 이미 지적인 행위다. 눈앞에 보이는 존재의 외양에다 그 사람에 대한 우리 모든 관념들을 채워 넣어 하나의 전체적인 모습으로 만들어 낸 것이다. 그러므로 이 전체적인 모습은 대부분 그 사람에 대한 관념들로 이루어져 있다. 이 관념.. 2023. 2. 28.
2월, 해빙기 이곳 아산에 와서 생활하게 되면서 어느덧 신정호라는 둘레 4.8km짜리 호수의 사계를 세 해째(세월 참 빠르다) 지켜보게 된다. 크다면 크고 크지 않다면 크지 않은 이 호수는 사계절 내내 다른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거의 매일 보는 호수임에도 불구하고 같은 듯하면서 미묘하게 조금씩 달라져 자연의 신비로움과 오묘함을 느끼게 해 준다고나 할까. 며칠 전 퇴근해 온 남편이 꽁꽁 얼어붙었던 호수가 다 녹았더라고, 서울에서 며칠 머물다 온 내게 말했다. 바로 그다음 날 나는 운동 끝나고 집으로 곧장 오지 않고 얼음 풀린 호수를 보러 갔다. 차로 신정호는 물론이고 멀리 송악저수지까지 한 바퀴 돌며 보는 얼음이 풀린 호수의 풍경이 반가움을 물씬 끌어올렸다. 봄이 성큼 다가섰구나! 아니, 벌써 봄인가. 이제 해가 길어져.. 2023. 2.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