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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정호의 사계(四季)

달빛은 내 마음을 적시고

by 눈부신햇살* 2023. 3. 7.

 

어제는 달무리 진 보름달이 둥실 떴다.

신정호로 가는 차창 밖으로 보름달을 발견한 순간,

딱 보름날 저녁인지 얼른 휴대폰으로 날짜를 확인해 보았다.

 

한 달에 한 번씩 보는 달인데도 달은 볼 때마다 참 반갑다.

걷는 내내 달을 찾아 좇게 된다.

 

그런 내 마음을 다 알고 있는 것처럼 달은 둥그렇게 높이 떠서

내게 부응하듯이 노란 얼굴로 나를 내려다본다.

휘영청 뜬 달이 내 마음을 어루만져 말랑말랑 명랑한 순간이 된다.

 

 

어라!

달이 물속에 풍덩 빠져 있다고 아이처럼 탄성을 지르며

가던 길 멈추고 되돌아 뛰어와서 사진에 담았다.

 

달이 두 개라고, 한껏 들뜬 목소리로 얘기한다.

어디 두 개뿐이겠는가. 내 마음에도 둥근달이 떴는데......

 

 

 

 

 

당신은 제가 당신을 얼마나 많이 사랑하냐고 물었죠

제가 당신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제 마음은 진심이에요

제 사랑도 진심이에요

달이 제 마음을 대신하고 있어요

당신은 제가 당신을 얼마나 많이 사랑하냐고 물었죠

제가 당신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제 마음은 떠나지 않을 거고

제 사랑은 변하지 않을 거예요

달이 제 마음을 대신하고 있어요

 

가벼운 한 번의 입맞춤은

이미 제 마음을 움직였죠

깊었던 한 순간의 마음은

지금까지 절 그립게 만들어요

 

당신은 제가 당신을 얼마나 많이 사랑하냐고 물었죠

제가 당신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생각해 봐요

한번 바라봐요

달이 제 마음을 대신하고 있어요

 

*** 달이 내 마음을 대신한다는 `월량대표아적심'을 듣노라면

오랜 시간을 지나 뉴욕의 한 거리에서 재회하던

<첨밀밀> 영화 속 여명과 장만옥의 미소 띤 얼굴이 떠오른다.

 

어긋나는 인연을 안타까워하며 마음 졸이며 보던 나는

저 재회의 순간이 어찌나 좋던지 세상 그 누구보다도

미소 짓는 저들의 웃는 얼굴이 가장 좋다고 느껴졌던 순간이다.

그래서 한동안 여명의 <Try To Remember>를 나나 무스쿠리의 것보다 더 좋아했었다.

 

 

 

하늘의 달만 좇는 것이 아니라 물속에 빠진 달도 찾아본다.

어, 여기에 빠져있네!

 

탐스럽고 저 이쁜 달이 좋아!

김현철의 <달의 몰락> 한 소절도 떠올려 보고,

보름달이 뜨는 날 그대 날 보러 와요~

딱 이 부분만 알고 있는 선미의 노래 <보름달>도 흥얼거려 보고......

또 뭐 없나?

아, 김부자 씨의 <달타령>.

달아 달아 밝은 달아 이태백이 놀던 달아~

는 12월까지 가사 틀리지 않고 완창 할 자신 있다.ㅎㅎ

 

 

3월 2일에 가까이 있었던 금성과 목성은 이렇게 다시 멀어졌고,

 

보름달이 뜨기 전엔 둥근 해가 서산 너머로 이렇게 자취를 감추어 가던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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