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넋두리12

공들임 이 나무가 계수나무란다. 물론 내 솜씨는 아니다. 여기저기 돌아다니다가 스크랩을 허용해 놓았거나 오른쪽 마우스를 사용해도 되게끔 설정해 놓으면 가끔 하나씩 돔바 온다. 이 계수나무 단풍을 보고 순간적으로 놀랬다. 토끼가 달나라에서 방아 찧을 때 옆에 있었다던 그 나무라고? 야, 나무가 참 장난꾸러기 같이 생겼구나! 하트를 빵빵하게 부풀려 놓은 것 같기도 하고, 부채를 축소시켜 놓은 것 같기도 하고... 나뭇잎이 질 때쯤 머리에 떨어지면 내 머리에 떨어져 준 것이 황송스러울만치 어여쁜 빛깔과 사랑스러운 모양새다. 저 사진을 찍은 사람은 공들여 사진을 찍고, 그중에서 가장 나은 사진을 추려서 공들여 포토샾을 했을 것이다. 사진이 더욱더 돋보이게끔. 그렇게 해서 올린 사진이 나 같은 이가 구경하다가 문득 맘을.. 2007. 6. 1.
반전 행복만은 없는 거야. 오로지 아름다움만도. 찬란하게 아름답고 나면 꼭 그것이 뒤집어진다. 대가 없이 지나가는 일은 없다. 세상에서 가장 순한 듯이 오로지 부드럽게만 감싸 안아 주는 게 있다면곧 꼭 그만큼 거칠음을 내보인다. 서로 거울처럼...... 중에서 - 신경숙 한때는 기쁨이고 즐거움이고 행복이던 것이 어느 날 갑자기 싹 안면을 바꾸고 후회와 실망과 낙담으로 둔갑할 때가 있다. 그것을 속수무책으로 당하기만 하는 느낌일 때가. 예전의 기쁨과 즐거움, 행복으로 바꾸어 보겠다고 버둥거릴수록 더 엉클어져서 버려야 될 헝클어진 실뭉치를 보는 낭패감. 매번 제대로 소통되지 못하고 남의 다리 긁는 식의 감정의 교류에 따라오는 피곤함. 지혜의 왕 솔로몬은 일찍이 이렇게 .. 2006. 12. 29.
삭았다! [ 그림 : 서정 육심원 - 프린세스 ] 어제, 길을 가다가 우연히 아는 사람을 만났다. 나는 그냥 휙 스쳐지나가는데, 상대방이 자꾸만 나를 힐끔거리는 느낌에 왜 쳐다보는거야? 하며 뒤돌아봤더니 "야, 너, 누구 아니냐?" 하며 내 이름을 불렀다. "어머, 언니 오랜만이다." 하면서 뒤돌아 다가갔다. 얼굴에 .. 2006. 11. 8.
내가 좋아하는 꽃 < 요건 친구가 찍어 온 것 하나 가져오고...... > 내 생일은 찬바람이 휑하니 불어서 나뭇잎을 모조리 떨구어 버린 쌀쌀한 늦가을이다. 사람들의 옷차림도 두터워지기 시작하고, 따뜻한 것을 찾고 그리워하게 되는. 그맘때에 꽃집 앞을 지나가다 보면 색색의 소국이 양동이 가득 꽂혀 있는 걸 보게 .. 2006. 10. 20.
요즘... 네이버에서 가끔씩 사진 구경을 하는데, 푸른 하늘과 붉은 황톳길과 자전거 타는 소녀의 모습이 싱그럽고 조화로워서 한 장 가져왔다. 연일 이렇게 푸르고 높은 뭉게구름, 양떼구름, 새털구름으로 번갈아 옷을 갈아입는 가을 하늘이 펼쳐지고 있다. 길을 걷다 하늘 한번 올려다보면 그냥 기분이 좋아지는 나날들... 그러나 일교차가 심한 날들이기도 해서 아이들은 어젯밤부터 훌쩍훌쩍 연신 코를 훌쩍거리다가 핑핑 풀어대고, 머리가 아프다느니 미열이 난다느니 몸의 이상 상태를 알려 온다. 상비약으로 사다 놓은 콧물. 재채기 약 먹으라고 엉터리 약사 노릇을 한다. 아이들이 시험 결과로 자꾸 협상을 걸어온다. 큰 녀석은 전교 석차를 30등 올리면 전자기타를 사달라고 하고, 작은 녀석은 이번 시험에서 세 문제만 틀리면 PSP를.. 2006. 9. 20.
개와 늑대의 시간 프랑스 사람들이 일컫는 시간 중 “개와 늑대의 시간“이라 부르는 순간은 오후 늦게 해가 지고 어둠이 점점 드리워져 가고 있을 때 멀리서 보이는 짐승이 개인지 늑대인지 잘 분간이 가지 않는다는 데서 유래 되었는데 낮도 아니고 그렇다고 밤도 아닌 미묘한 시간을 말합니다. 낮이라고 하기엔 밝음의 강도는 약하고 밤이라 하기엔 뚜렷하지는 않지만 보일것은 다 보이는 ...... 그런 의미에서 밝음에서 어둠으로 가는 불분명한 시간 이라고도 이야기 하죠. 개와 늑대의 시간을 검색했더니 위와 같은 내용의 글이 뜨길래 복사해왔다. '개와 늑대의 시간'을 처음 알게 된 것은 박완서 씨의 소설 '아주 오래된 농담'(기억이 가물가물,,,맞나?)에서이다. '아주 오래된 농담'은 불륜을 다룬 소설이다. 그 소설에서 가장 감명 깊었.. 2006. 1. 12.
극복 <모네 - 눈 속의 아르장뛰유> 이따금씩 마음이 황량한 사막이 되어버리곤 한다. 속수무책이다. 그런 때면 아무리 발버둥을 치고, 갖은 힘을 다 짜내어도 다시 바닥으로 가라앉아 버리곤 한다. 그런 기분이 찾아올 즈음이면 그 예감조차도 무섭다. 그제 저녁인가, 감정이 극도로 가라앉았다. 모든 것.. 2005. 12. 8.
김혜자과 사람은 살면서 어떤 말을 가장 자주 듣고 살까. 나는 아마도 "여자답다"는 말을 가장 많이 듣고 살지 싶다. 성장기에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은 "참 말이 없다"였는데, 나이가 들면서 말수도 느는 것인지 지금도 수다스럽게 말을 즐기는 편은 아니지만 어디 가서 말없다,는 말은 거의 듣지 않는다. 그 기점.. 2005. 11. 25.
가끔씩... 하나의 소원 프랭크 뎀프스터 셔먼 나는 앉아서 가끔씩 소원해 보지 내가 하늘을 나는 하나의 연(鳶)이었으면 싶다고, 그래서 산들바람을 타고 어디론가 날려가고만 싶다고 그러면 나는 마을을 내려다볼 수 있고 굽이쳐 흘러내리는 강도 볼 수 있을 거야 그리고 항행(航行)하는 모든 배들을 따라갈 수 .. 2005. 11.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