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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또 하루326

조카 어버이날 주간이라고 이번 주일엔 친정에 다음 주에는 시댁엘 가기로 해서 친정에 갔다. 토요일 저녁에 동생네와 엄마와 우리 식구가 나가서 외식을 하고, 오늘은 조카의 축구 경기를 구경 갔다. 조카가 육상대회에 나가서 뛰는 모습을 보고 지금 학교의 축구부 감독이 적극 권해서 축구를 하게 됐다. 당연히 전학도 했다. 조카는 올해 5학년이다. 지난해 4학년부터 축구를 시작했다. 그 지역 신문에도 나오고 조금 유명하기도 하나보다. 산 밑에 위치한 축구장을 찾아가는데, 위치를 잘 몰라서 조금 헤매다 도착한 시간이 2시 못 미쳐서인데, 2시에 조카네 학교의 경기가 시작됐다. 경기가 시작되기 전에 몸을 풀고 있는 조카 녀석에게 찾아가 아는 척을 했더니 시큰둥해서 계면쩍었는데 원래 규칙상 아무하고도 얘기를 하면 안 된단.. 2006. 4. 30.
황사 시댁의 막내 이모님의 큰아들이 뒤늦게 결혼을 한다고 해서 격주제로 토요일 근무제로 바뀐 남편은 오늘은 쉬는 토요일인데도 처리해야 할 일이 있다며 잠시 회사에 다녀오고 아이들은 둘째 넷째 토요일은 학교에 가지 않고 자유롭게 보낼 수 있게 되어서 11시 50분쯤에 집을 나섰다. 서울 잠실의 교통회관에서 1시 30분이 예식 시간이라니 충분히 대어 갈 수 있다고 여기며. 웬걸 도로위는 주차장을 방불케 하고, 잠실 근처는 교통경찰들이 나와서 수신호를 연방 보내는 데도 도로 위에서만 시간이 자꾸 흘러간다. 나중에 알고보니 잠실운동장에서 프로야구 개막전이 열리는 날이란다. 마음은 조바심을 치고, 거리의 사람들은 올 들어 최악이라는 뿌연 황사 현상 때문에 마스크를 한 사람, 손수건을 두른 사람, 손으로 입을 가리고 있.. 2006. 4. 9.
거짓말 시인과 촌장이 부르는 '가시나무새'에서 이런 가사가 나온다. '내 속엔 내가 너무도 많아...' 어제도 거짓말, 오늘도 거짓말, 처음부터 거짓말을 할 생각은 아니었는데, 난처한 입장을 모면하려고 둘러대다 보니 저절로 말이 이리저리 빙 돌아서 거짓말이 되었다. 둘러대고 보니 내가 듣기에도 썩 그럴 .. 2006. 3. 22.
3월 노트님 블로그에 놀러갔더니(^^) 우리가 흔히 인디언이라고 부르는 북미원주민의 달력에서는 달을 이렇게 표현한다고 올라온 글이 있는데 한결같이 다 마음을 사로잡는 표현이다. 그 중에서 삼월을 표현한 것만 뽑아본다. *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달 - 체로키 족 * 암소가 송아지를 낳는 달 - 수우 족 * .. 2006. 3. 13.
오늘 걸린 음악들에 대한 단상 (요즘 쪼까 건망증이 심해져서 이 그림 어디서 돔바왔는지 기억 안남다.) 공연히 마음이 깊은 우물 속 같다. 그 깊은 우물에다 대고 아~~~~ 하고 소리 질러볼까. 그럼 아~~~~ 하고 대답할려나. 남의 말만 따라서 흉내낼 수 있는 저주를 받아서 남의 말만 따라서 했던 '에코'처럼. 고한우가 부르는 '네가 보.. 2006. 2. 8.
내가 뛰니까... 정말 아쉽게도 두 아들 녀석이 다 안경잽이다. 안과 선생님께 진지하게 여쭸다. 학년초에 체격검사를 한 다음에 눈이 나쁘면 안과에 가서 재 시력검사를 해오라고 한다. "엄마, 아빠는 안경을 안 끼는데 애들은 왜 눈이 나빠요?" "요즘엔 티브이와 컴퓨터를 너무 가까이하는 이유도 있지만 갑자기 키가 쑥 자라도 시력이 떨어집니다. 영양분이 미처 골고루 가지 못해서요." 그래서인지 180센티미터의 둘째 아주버님과 170센티미터의 작은 시누이는 눈이 굉장히 안 좋다. 아무튼 녀석들이 안경을 끼기 시작해서 안경점을 들락거리기 시작했는데, 아이들이란 게 안경 맞춘 지 일주일 만에 수학여행 가서 먼 곳으로 보내고 오기도 하고, 놀다가 망가뜨리기도 하고 돈이 제법 든다. 이번에도 작은 녀석이 옆의 학교에 가서 농구(남편이.. 2006. 1. 18.
적응 큰 녀석이 연초부터 2박 3일로 교회에서 가는 수련회 차원으로 경기도 하남시에 위치한 가나안 농군학교에 다녀왔다. 별로 내켜하지 않는 것을 "유익하대. 다녀와." 하며 반 억지로 떠다밀다시피 보냈다. 이상한 것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벌써 저녁나절이 되면 녀석이 보고 싶어서 아른거려야 할 텐데 아들이 없다는 것조차도 인식이 잘 되지 않았다. 이따금씩 잊을 만하면 한번씩 "아, 형아 없으니까 너무 심심해...... 형아 보고 싶다......" 하는 작은 녀석의 푸념에 비로소 '아, 녀석이 없구나!'하고 깨닫는 것이었다. 슬그머니 미소가 지어졌다. 그 녀석이 일곱 살 무렵인가 처음으로 교회 여름 성경학교에서 하룻밤을 교회에서 묵는 순서가 있어서 하룻밤을 떨어져 지내게 되었다. 그 저녁부터 녀석의 얼굴이 오락가락.. 2006. 1. 6.
어제저녁 큰 녀석이 영어학원을 가고, 남편은 운동을 하느라고 아직 귀가 전이고, 작은 녀석은 컴퓨터 앞에 앉아 있고, 나는 티브이를 시청 중인데 띠리리링 전화벨이 울렸다. 작은 녀석의 영어학원 담임선생님이었다. 늘 그렇듯이 공부를 너무 잘한다는 둥, 웃는 모습이 참말 이쁘다는 둥, 열심히 한다는 둥, 큰 녀석은 매력이 있다는 둥(지난해 담임이었음.), 그래서 여자애들이 무척 좋아한다는 둥(녀석은 극구 아니라고, 자기 좋아하는 여자 한 명도 없다고 한다. 아마도 과묵하니까 말 붙이기 힘들어서 안 붙이는 것이겠지. 녀석은 그래서 관심 없다고 생각하는 것일 테고...), 어쩜 형제간이 다 공부를 잘하고 잘생겼다는 둥, 투철한 직업 정신으로 칭찬을 마구 늘어놓더니 결정적인 한마디. "재원이도 키가 참 큰데, 준.. 2005. 12. 20.
극복 <모네 - 눈 속의 아르장뛰유> 이따금씩 마음이 황량한 사막이 되어버리곤 한다. 속수무책이다. 그런 때면 아무리 발버둥을 치고, 갖은 힘을 다 짜내어도 다시 바닥으로 가라앉아 버리곤 한다. 그런 기분이 찾아올 즈음이면 그 예감조차도 무섭다. 그제 저녁인가, 감정이 극도로 가라앉았다. 모든 것.. 2005. 12.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