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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색의 방95

<인간의 굴레에서> 서머싯 몸 넌 네 불행에 대해 좀 과민한 것 같다. ······ 그것을 반항심으로 받아들이면 수치로만 여겨질 뿐이다. 하지만 그것을 하나님이 네게 짊어지게 한 십자가로 생각해 보아라. 네 어깨가 특별히 강하여 사랑의 표시로 십자가를 지게 하셨다고 생각해 보란 말이다. 그러면 그게 불행이 아니라 행복의 근원이 될 것이다. - 은혜를 입는 사람보다 그것을 베푸는 사람 쪽이 은혜에 대한 의식이 훨씬 강하다. - 실연보다 빈곤 때문에 자살하는 사람이 더 많다. - 정상적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 세상에 오히려 드문 일임을 깨달았다. 모든 사람이 몸에든 마음에든 어떤 결함을 가지고 있다. 자식에 대한 부모의 사랑만이 진정하게 조건 없는 사랑이었다. 낯선 사람들 사이에서 살아온 사람치고는 잘 성장한 셈이었지만 사람들은 그에게 .. 2022. 3. 8.
미드 - <에밀리, 파리에 가다> 작은아들이 프랑스어 공부할 겸 보는 미드가 있는데 내용은 그저 그렇고 유치하기도 하지만 욕하면서 막장 드라마 보듯이 주인공 에밀리의 서툰 프랑스어가 귀에 더 쏙쏙 들어와 공부하기 좋아 보다 보면 파리의 풍경이 너무 멋지게 나온다는 얘기를 했다. 다른 그 무엇도 아닌 파리의 풍경이 너무 멋지게 나온다는 얘기에 끌려 보게 되었다. 줄거리는 주인공 에밀리가 다니는 회사가 프랑스 명품 마케팅 회사를 인수하며 예기치 못하게 프랑스 파리에 취직하게 된 야심 찬 20대 마케팅 임원 에밀리의 이야기다. 나중에 귀국한 큰아들 부부도 있는 자리에서 나 이거 보았다고 작은아들에게 얘기하는 순간, 큰아들 부부의 호탕하게 터지는 큰 웃음소리. 그러니까 벨기에에서 보았다는 얘기인데 그 드라마 보고 절대로 파리가 그렇다고 생각하면.. 2022. 2. 25.
영화 <461개의 도시락> 와타나베 토시미의 인기 에세이 [461개의 도시락은 아버지와 아들 사이의 약속]을 영화화한 것이라고 한다. 고로 실화를 영화로 만든 것이다. 블친 다보등 님의 블로그에서 보고 워낙 이런 류의 심심하고 잔잔하게(혹여 누구는 지루할지도 모르지만) 흘러가는 영화를 좋아하는지라 보게 되었는데 역시나 기대보다 더 좋았다. 15살 코우키는 부모님의 이혼으로 자유로운 영혼의 뮤지션인 아빠 카즈키와 단둘이 함께 살게 된다. 아빠는 고등학교 3년 동안 매일 도시락을 싸 줄 것을 약속하고, 대신 코우키는 학교에 빠지지 않고 등교하기로 약속한다. 학교에서 아빠의 도시락이 때로는 시한폭탄이 되기도 하고, 때로는 절친을 만드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1년을 유급하여 한 살 어린 친구들과 같은 반에서 생활하는 것도, 부모님.. 2022. 2. 16.
다시 읽는 <선생님의 가방> `다니자키 준이치로 상'을 수상한 잔잔하고 소소하게 흘러가는 담백한 사랑 이야기가 담긴 가와카미 히로미의 소설 이 만화책으로도 나와있다는 것을 우연히 알게 됐다. 만화를 그린 다니구치 지로는 를 그린 만화가라고 한다. 그림이 얼마나 아름다울지 상상이 간다. 잔잔하게 흘러가는 소설을 아름다운 그림으로 담아 놓았으리라. 특히 벚꽃 놀이하는 대목에서 황홀하게 아름다울 것이라는 생각. 한때 만화책에 열광하며 만화책을 사모으던 작은녀석의 책꽂이에서 과 외 몇 편을 꺼내다 본 적이 있다. 특히 은 한 권 한 권 기다렸다가 새로 발간된 책을 사곤 하던 때, 그림이 어찌나 아름답던지 내용도 재밌었지만 그림에 더 푹 빠지게 되던 만화책이었다. 청소년기 아들이랑 교감을 나누며 소통하던 그때가 가끔 그립기도 하다. 버드나무.. 2021. 12. 3.
화가의 러브레터 한 달에 한 번꼴이나 2~3주에 한 번꼴로 작은아들의 집에 잠깐 들르게 된다. 들린다고는 하지만 집 앞에서 얼굴 보고, 말 몇 마디 나누고, 반찬 건네주고 이내 돌아서는 형식이다. 한 달에 한번 갈 때는 중간에 아들이 집으로 다니러 오는 때이니 어쨌거나 2주에 한 번씩 아들 얼굴을 보는 셈이다. 가져다주는 반찬이라야 제육볶음 잰 거나, 소불고기 잰 거, 엘에이갈비 잰 거나 돼지갈비찜 등 고기 종류 하나에 우엉이나 연근조림 중의 하나와 멸치볶음이 번갈아 갈 수 있고, 나머지 나물 종류는 그때그때 조금씩 달라진다. 그때 집에다 가져다 놓을 무게 있거나 부피가 큰 물건들을 우리에게 건네는데 이따금 책보따리가 올 때가 있다. 그중에서 뭐 읽을만한 게 있나, 뒤적거리다가 발견한 책이 이다. 도슨트 정우철 씨가 펴.. 2021. 12. 2.
단풍 들 무렵 어느새 눈이 내리고...... 2021. 11. 12.
11월, 늦가을, 만추 11월 물이 나뭇잎으로 검어지는 달 / 크리크 족 산책하기에 알맞은 달 / 체로키 족 강물이 어는 달 / 히다차 족 만물을 거두어 들이는 달 / 테와 푸에블로 족 기러기 날아가는 달 / 키오와 족 모두 다 사라진 것은 아닌 달 / 아라파호 족 북미 원주민의 달력에서 11월을 일컫는 말 중에 나는 저 `모두 다 사라진 것은 아닌 달'이라는 표현이 참 좋다. 11월은 모두 다 사라진 것은 아닌 달 詩 : 정희성 작곡 : 백창우 노래 : 백창우 & 나무(이수진) 11월은 모두 다 사라진 것은 아닌 달 빛 고운 사랑의 추억이 남아 있네 그대와 함께한 빛나던 순간 지금은 어디에 머물렀을까 어느덧 저만치 우두커니 서 있네 그대와 함께한 빛났던 순간 가슴에 아련히 되살아나는 11월은 모두 다 사라진 것은 아닌 달 빛.. 2021. 11. 8.
가을은 참 예쁘다 모든 것이 빠르게 변해가는 세상 속에서 순간을 잡아다가 저장해 두고 싶은 가을. 눈길 돌리는 데마다 온통 가을. 가을이 천지 삐까리다. 콤바인 끌고 와서 추수를 끝낸 들판에는 마시멜로 같은 곤포 사일리지가 뒹굴고 있다. 옆의 논에는 아직 포장하지 않은 짚더미. 저 곤포 사일리지 무게는 대략 500kg 정도이고, 가격은 1 롤당 5만 원 정도 한다고 한다. 그럼 저 논에 얼마가 굴러다니고 있는 건지 잘 알것쥬?ㅎㅎ 수분 함량이 많은 보리, 목초, 생볏짚 등의 사료작물을 곤포에 인공 저장 후 발효시킨 것을 주로 소 먹이 용도로 사용되며, 가을에 벼를 추수하고 난 다음 남은 볏짚을 이용해 만드므로 이 시기가 되면 논밭에 쌓여 있는 곤포 사일리지를 볼 수 있다. 2000년대 초 중반까지만 해도 사각형으로 건초를.. 2021. 11. 3.
가을엔 곳곳이 예쁘다 눈길 닿는 곳마다 예쁘지 않은 곳이 없는 가을. 몇 발자국 걷고 찍고, 또 몇 발자국 걷다 찍고, 더디게 걷게 되는 가을. 2021. 11.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