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넌 네 불행에 대해 좀 과민한 것 같다. ······ 그것을 반항심으로 받아들이면 수치로만 여겨질 뿐이다.
하지만 그것을 하나님이 네게 짊어지게 한 십자가로 생각해 보아라.
네 어깨가 특별히 강하여 사랑의 표시로 십자가를 지게 하셨다고 생각해 보란 말이다.
그러면 그게 불행이 아니라 행복의 근원이 될 것이다.

- 은혜를 입는 사람보다 그것을 베푸는 사람 쪽이 은혜에 대한 의식이 훨씬 강하다.
- 실연보다 빈곤 때문에 자살하는 사람이 더 많다.
- 정상적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 세상에 오히려 드문 일임을 깨달았다.
모든 사람이 몸에든 마음에든 어떤 결함을 가지고 있다.

자식에 대한 부모의 사랑만이 진정하게 조건 없는 사랑이었다.
낯선 사람들 사이에서 살아온 사람치고는 잘 성장한 셈이었지만
사람들은 그에게 인내와 관용을 가지고 대한 적이 별로 없었다.
그는 이제 자제력을 갖추게 되어 자랑스러웠다.
동료들의 놀림이 채찍이 되었던 덕분이다.

세상에서 가장 굴욕스러운 일은 말이지, 먹고사는 걱정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일이야.
난 돈을 멸시하는 사람들을 보면 경멸감밖에 들지 않네.
그런 자들은 위선자가 아니면 바보야. 돈이란 게 육감과 같아.
그게 없이는 다른 오감을 제대로 사용할 수가 없지.
적정한 수입이 없으면 인생의 가능성 가운데 절반은 막혀 버리네.
딱 한 가지 조심해야 할 것은 한 푼 벌면 한 푼 이상 쓰지 않아야 한다는 거야.
예술가에겐 가난이 제일 좋은 채찍이 된다는 말들을 하잖나.
그렇게 말하는 사람들은 가난의 쓰라림을 직접 겪어보지 못해서 그래.
가난이 사람을 얼마나 천하게 만드는지 몰라. 사람을 끝없이 비굴하게 만드네.
사람의 날개를 꺾어버리고, 암처럼 사람의 영혼을 좀먹어 들어가지.
부자가 되어야 한다는 건 아니야.
하지만 적어도 품위를 유지할 수 있는 정도, 방해받지 않고 일을 할 수 있고,
너그럽고 솔직할 수 있을 정도, 그리고 독립적으로 살 수 있을 정도는 있어야지.
나는 말이야, 글을 쓰건 그림을 그리건 예술하는 사람이 먹고사는 일을 자기 예술에만
의존한다면 그런 사람을 정말 가련하게 보네.

진정한 화가나 작가, 음악가에게는 자기의 일에 완전히 몰입하게 하는
어떤 힘이 있어 어쩔 수 없이 삶을 예술에 종속시키게 된다는 것이었다.
알지도 못하는 어떤 힘에 굴복하여, 자신을 사로잡고 있는 본능의 꼭두각시 노릇을 하느라
그들의 인생은 살아보지도 못한 채 손가락 사이로 새 나가 버리는 것이 아닌가.
필립에게는, 인생이란 그려야 할 대상이 아니라 살아야 할 대상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그는 삶의 다양한 체험을 추구하고,
삶의 매 순간이 주는 모든 감동을 향유하고 싶었다.

사람은 한 번 살뿐이니, 성공적으로 사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었다.
물론 돈을 벌거나 명성을 얻어 성공하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고 보았다.
무엇을 성공적인 삶으로 보아야 할지 분명하지는 않았지만,
다양한 체험, 자기 능력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서머싯 몸의 <인간의 굴레에서> 중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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