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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오면 가을이 오면 김 용 석 나는 꽃이예요 잎은 나비에게 주고 꿀은 솔방 벌에게 주고 향기는 바람에게 보냈어요 그래도 난 잃은 건 하나도 없어요 더 많은 열매로 태어날 거예요 가을이 오면 창문에 매달리는 빗방울들, 연못에 떨어지는 빗방울들, 그리고 산에, 바다에, 나무에, 풀잎에 무수히 떨어지는 빗.. 2005. 9. 29.
길을 걷는다.. 길을 걷는다.집을 나서서 경찰학교 사택으로 이어지는 길로 나와서장애우들의 학교 예림원 앞을 지나서얼마전 공사가 끝나서 이제 막 차들이 다니기 시작한 만월터널 윗길을 지나서한전과 아이들이 다니는 초등학교 사잇길을 지나서군수물자 나를 때만 일년에 두어번쯤 기차가 지나간다는 기찻길을 건너서이제 새로 난 길을 걷는다.며칠 전까지는 지은지 얼마되지 않은 아파트 단지 담장 길을 따라서 에돌아 가던 걸인적이 드문데다 풀조차도 구경할 수 없는 길이라마음마저 삭막해지는 거 같아서단지 사잇길과 주택가의 구불구불한 골목길을 돌고 돌아서 간다.요즘은 단지도 잘 조성해 놓아서 산책하는 기분이 제법 난다.어제, 흐린 날 아침에 땅위에 빨간 열매가 떨어져 있어서위를 쳐다보았더니 처음 보는 듯한 나무에 열매가 주렁주렁 열려 있다.한.. 2005. 9. 23.
웰컴 투 동막골 지난 일요일에 남편과 일산 쪽에 볼 일을 보러 갔다. 아이들은 어느새 머리가 컸다고 함께 움직이는 걸 거부하고 집에 남겠다고 해서 둘이서만 갔다. 볼 일을 보고 마침 일산까지 왔으니 그 유명한 호수공원이나 한바퀴 돌자고해서 둘이서 돌아다녔다. 내 옷차림이 근처에 사는 사람 같지 아니한 데다 .. 2005. 9. 18.
푸른 밤 푸 른 밤 나 희 덕 너에게로 가지 않으려고 미친 듯 걸었던 그 무수한 길도 실은 네게로 향한 것이었다 까마득한 밤길을 혼자 걸어갈 때에도 내 응시에 날아간 별은 네 머리 위에서 반짝였을 것이고 내 한숨과 입김에 꽃들은 네게로 몸을 기울였을 것이다 사랑에서 치욕으로, 다시 치욕에서 사랑으로, 하루에도 몇 번씩 네게로 드리웠던 두레박 그러나 매양 퍼 올린 것은 수만 갈래의 길이었을 따름이다 은하수의 한 별이 또 하나의 별을 찾아가는 그 수만의 길을 나는 걷고 있는 것이다 나의 생애는 모든 지름길을 돌아서 네게로 난 단 하나의 에움길이었다 2005. 9. 10.
가을의 동화 가을의 동화 김 용 호 호수는 커다란 비취 물담은 하늘 산산한 바람은 호젖한 나뭇잎에 머물다 구름다리를 건너 이 호수로 불어온다 아른거리는 물무늬 나는 한마리의 잠자리가 된다 나래에 가을을 싣고 맴돌다 호숫가에 앉으면 문득 고향 고향은 가을의 동화를 가만가만 내게 들려준다 * 가을이 되면 한번쯤 떠올려 보게 되는 시. 배경음악을 삽입할 수도 있다고 해서 시험 삼아 한번 올려봄. 사진은 무명[無名] 님의 블로그에서 한 장 가져왔습니다. 아항,,,전체배경음악을 정지 시킨 후에 밑엣것을 재생 시켜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군요! 2005. 9. 8.
루쉰의 편지 『루쉰의 편지』란 책은 인터넷의 한 카페에서 알게 돼서 친해지게 된 분이 보내준 책이다. 원체 책을 많이 읽는 사람이어서 그런 사람이 내게 책을 보낸다면 과연 어떤 종류의 책을 보낼까 궁금했었는데 루쉰의 글에 대한 댓글에서 얘기를 나누어서였는지 책 좀 보내봐봐요,라는 말에 '루쉰의 편지'.. 2005. 9. 7.
아버님 생신 다음주 중에 아버님 생신이 끼어 있어서 일요일에 미리 당겨서 하느라고 이번주에 시골에 내려갔다.토요일 오후에 일찌감치 출발했다. 밥먹는 시간조차 아깝고 급해서 김밥 몇 줄 사서 차안에서 먹으면서 내려간다.차가 밀릴까봐, 빨리 가서 음식 준비를 도와야 하므로...... 국도로 가는데, 천안쯤 가니 빗방울이 하나둘 흩뿌린다.              4시간 가량 걸려서 도착한 시골집 마당에 과꽃이 예쁘게 피어 있다.과꽃을 보면 늘 떠오르는 노래.' 올해도 과꽃이 피었습니다  꽃밭 가득 예쁘게 피었습니다  누나는 과꽃을 좋아했지요  꽃이 피면 꽃밭에서 아주 살았죠~~ '초등학교 때에 학교에서 몇 뿌리를 받아다가 마당 가 장독대 앞에 심어 놓고 두고두고 봤던 기억이 있는 꽃이다.그래서 늘 친근하고 반가운 꽃.  .. 2005. 9. 5.
행복이 찾아오면 의자를 내주세요 「 행복이 찾아오면 의자를 내주세요」는 독일 청소년 문학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나는 정신이 덜 성숙했는지 이런 류의 글을 참 좋아하고 즐겨 읽는다.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 '내 생애의 아이들' '키다리 아저씨' '빨강머리 앤''작은 아씨들' '좀머 씨 이야기' 이미륵 님의 '압록강은 흐른다', 안도현의 '연어', 정호승의 '연인', 피천득 님의 '인연' 이란 수필집, 최인호 씨의 '가족', 김용택 님의 '섬진강 이야기'라는 산문집...... 쉽고, 편안하고, 따뜻함이 느껴지는 글들...... 얼마전에 읽은 무라카미 하루키의 '상실의 시대'도 참 좋다. 나와는 세상 사는 방법과 생각이 많이 달라서 놀라운 마음으로 읽기는 했지만, 기본 바탕에 깔려 있는 따뜻한 시선이 좋았다. 슬픈 얘기인데도 그 속에는.. 2005. 8. 31.
생일과 계절 오래전에 히트한 노래 중에 정미조 씨의 '사랑과 계절'이라는 노래가 있다. 그 노래를 오래전, 아직 푸르던 스물서너 살 무렵에 누구와 누구, 누구랑 놀러가서 게임에 걸려서 벌칙으로 불렀던 적이 있다. ' 사랑하는 마음은 사월이지만 사랑할 때 마음은 꽃이 피지만 이별하는 마음은 찬바람 불어 이별.. 2005. 8.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