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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색의 방

가을이 오면

by 눈부신햇살* 2005. 9. 29.

 

 

 

 

가을이 오면

 

                      김 용 석

 

나는 꽃이예요

잎은 나비에게 주고

꿀은 솔방 벌에게 주고

향기는 바람에게 보냈어요

그래도 난 잃은 건 하나도 없어요

더 많은 열매로 태어날 거예요

가을이 오면

 

 

 

 

 

 

창문에 매달리는 빗방울들,

연못에 떨어지는 빗방울들,

그리고 산에,

바다에,

나무에,

풀잎에 무수히 떨어지는 빗방울들.

내 안에도 끝없는 생각의 빗방울들이 매달립니다.

어떤 것은 고뇌,

어떤 것은 환희,

어떤 것은 그리움

- 이들은 그대로 기도가 되어 줍니다.

당신을 더 높이,

더 깊이 사랑하고 싶다는

나의 소망이 빗방울처럼 내 마음의 창문에 매달립니다.

비에 젖은 초목이 젖어서 더 싱싱하게 아름답듯이

오늘의 내 영혼도 당신을 갈망하는 한 방울의 슬픔에 젖어 더욱 아름답게 하소서.

정화된 슬픔은 좋은 선물이 됨을 다시 기억케 하소서.

 

- 이해인 님의 글 중에서

 

 

 

 

 

 

아직도 꼴을 갖추지 못한 혼돈의 땅처럼

당신을 기다리는 하나의 어둠이 여기 있습니다.

"빛이 생기어라"

하시자 빛이 생겨났듯이

당신은 지금도 한 점 어둠인 제게 말씀하여 주소서.

빛이 되라고......

 

 

 

 

벌써 며칠째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를 붙들고 있다.

'나의 친구 마키아벨리'나 '남자들에게'나 '사랑의 풍경'이나

'나의 인생은 영화관에서 시작되었다'라는 책은 한번 들면 손에서 놓지 못하게

술술 잘 읽히는 반면 '로마인 이야기'는 역사책이어서인지

(그렇게 따지면 '나의 친구 마키아벨리'도 역사책인데, 그 책은 마키아벨리라는

사람의 개인사여서 그런지 잘 읽힌다.)

좀처럼 진도가 나가질 않는다.

읽고 또 읽고, 한귀절 읽고 생각하고, 한귀절 읽고 헤아리고......

몇 년전 그때처럼 또 중간에 포기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로마인 이야기'는 목사님께서 설교하실 때 자주 인용해서

꼭 읽어야지 생각하고 있는데......

 

머릿속이 복잡해서 엊저녁에 이해인 수녀님의 책과

정호승 시인의 시집을 들추다 윗글들을 발견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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