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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색의 방

사랑이란

by 눈부신햇살* 2006. 4. 29.


 

 

 

 

 

 

 

 

 

 

 

 

 

인간에게는 자신만의 폐허가 있기 마련이다.

나는 그 인간의 폐허야말로 그 인간의 정체성이라고 본다.

아무도 자신의 폐허에 타자가 다녀가길 원치 않는다.

 

이따금 예외가 있으니

사랑하는 자만이 상대방의 폐허를 들여다 볼 뿐이다.

 

그 폐허를 엿본 대가는 얼마나 큰가.

무턱대고 함께 있어야 하거나, 보호자가 되어야 하거나,

때로는 치유해줘야 하거나, 함께 죽어야 한다.

나의 폐허를 본 타자가 달아나면 그 자리에 깊은 상처가 남는다.

 

사랑이라는 것은 그런 것이다.

어느 한 순간에 하나가 되었던

그 일치감의 대가로 상처가 남는 것이다.

 

 

- 소설가 신경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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