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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26

김치 어제, 금요일에 있을 우리 집 차례의 가정예배드리고 난 후의 식사대접 때문에 김치를 담그려고 김칫거리를 다듬고 있는데, 일의 진도가 나가지 않게끔 어제 따라 유난히 전화가 많이 왔다. 남편이 무슨 서류가 없다고 서너 번 전화하고, 친구가 모임 언제하면 좋겠냐고 묻는 전화가 서너 번 오고, 다른 친구가 그 모임의 시간을 좀 당겼으면 하는데 괜찮으냐는 전화가 다시 오고, 영어학원에서 지난번에 실수로 시험을 치루지 못한 특강비를 환불해 주는데 아이 편에 보내도 되겠느냐고 묻는 전화가 오고, 그밖에 쓸데없는 통신사들의 전화가 몇 통 왔다. 매번 모임을 주선하는 친구와 몇 번의 통화가 끝난 후라 모임 시간을 당기자고 전화한 친구에게 대뜸 내용을 말하기도 전에 전화통화에 너무 시간을 뺏겼다고 생각한 나, "어, 나.. 2006. 8. 24.
부전자전 남편을 처음 봤을 때 밝고 깨끗한 모습에 아주 점잖아 보였다.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나의 이상형이었다. 마지못해 나간 소개 자리였으나, 어, 여태껏 어디 있다가 이제야 내가 원하는 남자가 나타났을까, 하는 흐뭇한 생각이 마음속에 밀물처럼 고여 들었다. 그 인상은 연애하는 3년내내 불변의 진리처럼 변함없이 유지되었다. 언제나 비누 냄새가 퐁퐁 풍길 듯한 깔끔한 차림새와 까무잡잡한 피부의 나와는 대조적으로 뽀얀 살결이어서 더욱더 깔끔해 보이는데, 식당조차도 깔끔하지 않으면 절대로 들어가질 않으니 요모로 보나 조모로 보나 '깔끔함'의 극치였다. 그도 그럴 것이 나를 만나러 오기 전에는 꼭 목욕(^^)을 하고 왔다니 깔끔해 보이지 않으래야 않을 수가 없었을 것이다. 뽀얀 살결은 유전이어서 시누이들의 살결은 그야말.. 2006. 7. 28.
흐린 날의 바다 황금 같은 연휴라서 이렇게 대책 없이 억수로 비만 퍼붓지 않는다면, 저 멀리 낙안읍성에 다녀오려다 무산 되었다. 몇 년 전 여름, 삼척으로 피서를 갔었다. 그때 아주버님의 근무지였고, 숙박을 관사에서 해결할 수 있다고 자꾸만 있을 때 오라고 하셔서 마지못해 그곳으로 갔었다. 가는 길에 보았던 아직도 복구 중이었던 수해 지역. 강원도는 해마다 비 피해를 피해 가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뉴스를 보면서 콧날이 찡하고, 가슴이 아릿하다. 또 복구하려면 몸과 마음이 얼마나 힘들까...... 그래도 이틀을 집에서 뒹굴려니 좀이 쑤신 남편. 가까운 바다라도 가서 바람을 쐬고 오자 해서 일제히 따라나섰다. 영종도로 가는 길에 찍은 길. 계산동 즈음인 것 같다. 을왕리는 너무 붐비고 물도 맑지 않았던 기억이 있어서 .. 2006. 7. 17.
얼씨구절씨구! 가장 최근에 찍은 사진이다. 핸드폰으로 찍었다. 내 핸폰은 130만 화소밖에 안돼서 사진을 찍으면 저절로 뽀샤시 처리가 된다. 핸드폰 배경을 큰 녀석과 내가 얼굴 맞대고 찍은 사진으로 했는데, 자동으로 뽀샤시 처리가 되는 관계로 얼굴의 주름살이 전혀 나타나질 않아서 친구들에게 보여줬더니 모자지간이 아니라 연인 사이로 보인다고 했다. 일요일 오후, 서점에 가는 길이였던 것 같다. 신났다! 왜냐하면 책이 공짜로 생기니까. 솟구치는 기쁨을 온 몸으로 표현하고 있는 중이다. 흐흐......구여븐 것들! 큰 녀석은 영문으로 된 '광수 생각', 작은 녀석은 '오멘', 그리고 나는 신경숙의 단편집 '강물이 될 때까지'를 샀다. 아이 아빠는 도둑 독서만 했다. 책값은 결혼기념일 선물로 회사에서 나온 문화상품권 두 장과.. 2006. 7. 12.
조카 어버이날 주간이라고 이번 주일엔 친정에 다음 주에는 시댁엘 가기로 해서 친정에 갔다. 토요일 저녁에 동생네와 엄마와 우리 식구가 나가서 외식을 하고, 오늘은 조카의 축구 경기를 구경 갔다. 조카가 육상대회에 나가서 뛰는 모습을 보고 지금 학교의 축구부 감독이 적극 권해서 축구를 하게 됐다. 당연히 전학도 했다. 조카는 올해 5학년이다. 지난해 4학년부터 축구를 시작했다. 그 지역 신문에도 나오고 조금 유명하기도 하나보다. 산 밑에 위치한 축구장을 찾아가는데, 위치를 잘 몰라서 조금 헤매다 도착한 시간이 2시 못 미쳐서인데, 2시에 조카네 학교의 경기가 시작됐다. 경기가 시작되기 전에 몸을 풀고 있는 조카 녀석에게 찾아가 아는 척을 했더니 시큰둥해서 계면쩍었는데 원래 규칙상 아무하고도 얘기를 하면 안 된단.. 2006. 4. 30.
황사 시댁의 막내 이모님의 큰아들이 뒤늦게 결혼을 한다고 해서 격주제로 토요일 근무제로 바뀐 남편은 오늘은 쉬는 토요일인데도 처리해야 할 일이 있다며 잠시 회사에 다녀오고 아이들은 둘째 넷째 토요일은 학교에 가지 않고 자유롭게 보낼 수 있게 되어서 11시 50분쯤에 집을 나섰다. 서울 잠실의 교통회관에서 1시 30분이 예식 시간이라니 충분히 대어 갈 수 있다고 여기며. 웬걸 도로위는 주차장을 방불케 하고, 잠실 근처는 교통경찰들이 나와서 수신호를 연방 보내는 데도 도로 위에서만 시간이 자꾸 흘러간다. 나중에 알고보니 잠실운동장에서 프로야구 개막전이 열리는 날이란다. 마음은 조바심을 치고, 거리의 사람들은 올 들어 최악이라는 뿌연 황사 현상 때문에 마스크를 한 사람, 손수건을 두른 사람, 손으로 입을 가리고 있.. 2006. 4. 9.
김장 올해도 어김없이 200포기였다.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였다. 차이라면 지난해에는 배추 포기가 커서 여섯 조각 나오는 것이 수두룩했는데, 올해는 네 조각 나오고, 더러는 반으로만 가른 두 조각짜리도 있다는 거였다. 매달 마지막 토요일에는 수업이 없고, 동서도 주 5일제 근무라 근처에 사는 형님과 동서는 일찌감치 시골집에 가서 배추를 절이고, 아이들이 학교에 가지 않아도 남편이 출근을 하는 터라 우리는 1시에 출발했다. 차가 막힐 것을 염두에 두고, 또 빨리 내려가서 거들 겸 점심은 김밥으로 간단하게 차 안에서 때우기로 했다. 다른 때에도 그렇게 급하게 갈 때면 가끔씩 들러서 김밥을 사가던 김밥집이 문을 닫아서 다른 집을 찾게 되었다. 대로변에 면한 가게였는데, 신장개업이라고 쓰인 종이가 붙어 있었다. 들.. 2005. 11. 30.
선택의 기준 어제 켜놓은 라디오에서 남자들이 자주하는 3대 거짓말과 여자들이 자주하는 3대 거짓말에 대해서 나왔다. 남자들이 자주하는 3대 거짓말 1. 상가집에 가야 돼. 2. 보너스는 절대로 안 건드리고 다 가져온 거야. 3. 내일부터 운동할 거야. 여자들이 자주하는 3대 거짓말 1. 내일부터 다이어트 할 거야. 2. .. 2005. 6.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