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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노트

흐린 날의 바다

by 눈부신햇살* 2006. 7. 17.

 

황금 같은 연휴라서 이렇게 대책 없이 억수로 비만 퍼붓지 않는다면,

저 멀리 낙안읍성에 다녀오려다 무산 되었다.

 

몇 년 전 여름, 삼척으로 피서를 갔었다. 그때 아주버님의 근무지였고, 숙박을 관사에서 해결할 수 있다고 자꾸만 있을 때 오라고 하셔서 마지못해 그곳으로 갔었다.

가는 길에 보았던 아직도 복구 중이었던 수해 지역.

강원도는 해마다 비 피해를 피해 가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뉴스를 보면서 콧날이 찡하고, 가슴이 아릿하다. 또 복구하려면 몸과 마음이 얼마나 힘들까......

 

 

그래도 이틀을 집에서 뒹굴려니 좀이 쑤신 남편.

가까운 바다라도 가서 바람을 쐬고 오자 해서 일제히 따라나섰다.

영종도로 가는 길에 찍은 길.

계산동 즈음인 것 같다.

 

 

 

 

을왕리는 너무 붐비고 물도 맑지 않았던 기억이 있어서

조금 옆쪽으로 갔더니 한산한 자그마한 해수욕장이 하나 있었다.

오늘 같은 날은 어디라도 한산할까.

이름표를 찾아도 아니 뵌다. 이름표를 붙여 주세요!

 

 

 

 

바다를 향해 걸어가는 두 녀석.

 

 

 

 

 

 

 

바위틈에서 다슬기 비슷한 고둥을 잡고 있었더니

뭔 잔소리들이 그리 많은지......

지난 어느 한때에 엄마랑 우리 가족이랑 함께 가서

고동 잡던 기억이 떠오른다.

검정 봉투에 잔뜩 잡아와서 삶았더니 아무도 먹지 않아서 나 혼자서 다 까먹었던......

아서라, 잡지 말자.

 

돌아오는 길에 정원을 잘 꾸며놓은 식당에 들어가서

정원에 앉아 주문하고 있는데,

개구리도 보이고, 매미도 보이고, 거미도 보이고, 벌도 날아다니고......

작은 녀석 무섭고 징그럽다며 갖은 호들갑을 다 떨더니

"징그러운 자연!"

이란다.

"맙소사!

여기, 제대로 된 도시 촌놈 하나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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