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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노트

계양산행

by 눈부신햇살* 2006. 6. 6.

 

 

 

 

오늘은 남편과 둘이서 가까운 곳의 계양산에 올랐다.

큰 녀석은 어느덧 친구들과 어울리는 것을 더 좋아하는 나이가 됐고,

작은 녀석은 며칠째 열이 올랐다 내렸다 하고 있어서 둘이서만 갔다.

사십 대 중반인데도 여전히 날씬하고 날렵한 남편의 뒷모습.

 

 

 

 

 

지난해 초여름에 하얀솔 님이 알려주신 족제비싸리가 참 많이 피어 있었다.

왜 족제비싸리일까? 꽃이 족제비의 꼬리를 닮았나?

족제비 꼬리를 한번도 본 적이 없어서 잘 모르겠다.

여우 꼬리라면 또 몰라도...

 

 

 

 

 

며느리밑씻개,라는 민망한 이름의 풀꽃도 더러더러 눈에 띈다.

 

남편은 또래의 남자들과는 판이하게 다르게 전혀 숨차 하지 않으면서 산을 오른다.

나는 또래의 여자들과는 전혀 다르게 숨을 헐떡인다. 고개까지 까딱거리면서 숨차 하니

남편이 배를 잡고 웃더니

"고개는 가만 두고 숨만 쉬어."

한다.

 

계양산을 우리 동네 뒷산쯤으로 여기고 우습게 봤더니 해발 약 400 미터의

낮은 산임에도 불구하고 가팔라서 내 코를 납작하게 만든다. 슬슬 짜증이 난다.

'이 놈의 꼭대기가 도대체 왜 안 나타나냐고?"

하면서 남편의 팔을 붙들고 늘어진다.

그러자 남편이 뒤에 서더니 나를 민다.

"어때? 속도가 붙어?"

"응. 모터 단 것 같아."

 

그렇게 그렇게 간신히 올라간 꼭대기.

아쉽게도 스모그인지, 날이 더운 탓에 복사열인지 희미한 모습의 인천시가 내려다 보인다.

언제나처럼 내려오는 길에는 펄펄 난다. 하체가 튼튼하니 내려오는 것은 식은 죽 먹기, 누워서 떡 먹기이다.

가만 누워서 떡 먹으면 고물이 눈에 들어가든가. 아무튼...... 내려오는 것이 백 배 쉽다.

 

 

 

 

 

 

 

 

 

 

내려오는 길목에서 본 장미.

역시나 꽃의 여왕답게 화사하게 아름답다.

인동초의 꽃도 보이고, 요즘 한창 향기로운 쥐똥나무 꽃도 보인다.

 

 

 

 

산에서 내려오다 출출해서 요기하려고 들어간 식당에서 발견한 달팽이.

파전에 막걸리 마셨다. 남편은 운전을 해야 해서 두 잔 마시고, 나는 네 잔 마셨다.

그러고도 남아서 나머지는 가지고 간 물병에다 싸왔다.

지금 알딸딸한 기분이다. 글이 제대로 올라갔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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